왜 사는가? 443

제주여행⑤ 4.3사건 기념관 견학 : 모든 역사는 새로 쓰는 현재사다!

제주여행⑤ 4.3사건 기념관 견학 : 모든 역사는 새로 쓰는 현재사다! 이번 여행 중에 늦었지만 꼭 가보고 싶었던 제주4.3평화공원과 기념관을 찾아가서 전시내용을 봤다. 수많은 전시물을 일일이 다 사진을 찍고 해설을 할 수가 없어 극히 일부만 찍어 소개하기로 하고 주요 사진들을 올려놨다. 한국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을 꼽으라면 1947년 3.1절 경찰의 발포로 개시된 1948년의 제주4.3사건을 꼽을 수 있다. 현대사를 거치면서 우리에겐 너무나 많은 사건들로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이 제대로 갈 곳을 못 찾아가서 아직도 삼천리강토 상공의 구천을 배회하고 있는 듯하다. 4.3사건도 한국전쟁, 4.19의거, 광주 민주화운동, 천안함침몰사건, 연평도포격사건, 세월호침몰사건 등과 함께 사건의 진상과 ..

제주여행③ 빛의 벙커 : 빛으로 만난 고흐와 고갱

제주여행③ 빛의 벙커 : 빛으로 만난 고흐와 고갱 4박 5일의 이번 짧은 제주 여행 중에 최대의 호사는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와 폴 고갱(Paul Gauguin, 1848~1903)을 제주에서 빛으로 만난 것이다. 두 사람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의 세기적인 화가다. 19세기 인상파의 영향을 받아 후기 인상파를 이끌고 결정지은 대표적인 작가들이란 건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이 짧은 지면에서 현대 서양미술의 사조는커녕 두 화가가 남긴 수많은 걸작들만 거론하기에도 벅차다. 해서, 간단히 고흐와 고갱의 작품경향에서 보이는 특징만 언급하기로 한다. 고흐는 나선, 물결선과 원에 의한 형상과 강렬한 색채로, 그리고 고갱은 원색에 가까운 밝고 강렬한 색채로 표현한 상징..

한시 義弟的問候便條

義弟的問候便條 桃結未忘義弟問 獨吃麵閱請兄鑑 沒問歉速蘇生見 俄吃麵吞淚不分 義弟의 문안쪽지 도원결의를 잊지 않고 사는데 義弟가 묻는다 혼자 국수를 먹으면서 본다 "형님 보세요" 오래 안부 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빨리 회복해서 뵐게요 돌연 국수를 먹는지 눈물을 삼키는지 분간이 안 되는구나! 2021. 2. 23. 12:45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어무이의 靈

어무이의 靈 쌀쌀한 이른 봄 토요일 귀가길 전철역 입구 시장어귀 좌판에 푸성귀 늘어놓은 여든 남짓한 할머니 백발이 한 올 두 올 바람에 일고 음달에서 족히 한나절은 떨었던지 앙상한 미라 손으로 눈물 훔친다. 값은 묻지도 않고 몽땅 다 샀다 "할머니 이제 떨이 했으니 빨리 들어가 쉬세요!" 숨이 반쯤 죽은 봄나물 가득 든 봉다릴 손에 들고 모처럼 어무이말씀 받든 양 새털 걸음 걷는다. 평생 시장에서 장사하시느라 듬성하게 쉰 머리카락 트고 갈라진 거친 손 가신지 10년이 넘은 울어무이가 시장 입새 한 데에서 떨고 앉아 있었다. 2018. 3. 17 초고 2021. 2. 22. 18:05 구파발역에서 부분 수정 雲靜

한시 为知己者死

为知己者死 志士为知己者死 美女为悦己者容 终于碰友久慕我 吾也为知余者斃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죽는다! 지사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죽는다 미녀는 자신을 이쁘게 봐주는 이를 위해 가꾼다 마침내 오랫동안 나를 연모해온 친구를 만났네 나 역시 나를 알아주는 이를 위해 죽는다. 2021. 2. 21. 08:59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파도

파도 무엇이 되지 못해서 무엇이 원통해서 저리도 쉼 없이 암벽을 칠까? 스스로 사정없이 부딪쳐서 이차돈 순교하듯이 칠흑 암벽에 뿌리는 순백의 피 푸른 허공에 부숴지는 포말 새하얀 이 한껏 드러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도돌이로 세상사 모든 게 물거품이듯 대기에 밀린 부질없는 꿈들 유리알처럼 바스라진다. 2021. 2. 13. 16:09 국토의 막내 제주 마라도에서 雲靜

안카핸보

안카핸보 어딜 가든 안카핸 외출할 때도 안카핸 자릴 뜰 때도 안카핸 안카핸이 없으면 못 살어 아직은 안카핸만으로도 살지만 곧 안카핸만으론 힘들 때가 올거야 벌써 그런 나이가 돼 버렸어 머잖아 안카핸보가 될테지 더 지나면 안보카가 되겠지 조금 더 살게 되면 안보만 남겠지 종국엔 필요한 게 없어 분골이 뿌려질 동해바다면 돼 지금은 안카핸 라식수술 잘 되면 카핸이 되겠지만 보가 점점 가까이 오고 있어 아직은 안카핸이야 안경 카드 핸드폰 보청기 어디서든 눈 뜨면 안경부터 찾지 2021. 2. 10. 06:31 아내와 함께 고향 가는 날 구파발발 서울역행 택시 안에서 雲靜

미얀마 역사의 발자취 : 양곤 국립박물관 소개②

지난 번 양곤의 국립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불상들의 소개에 이어 이번에는 불교 이외의 여러 가지 유물들, 특히 농업국가로서의 면모가 드러나는 유물들과 각종 민속품들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농기구, 여러 가지 악기들, 불화, 버마인들이 사용했던 각종 민속품들이 섞여 있지만 순서 없이 올린다. 여기에 선 보인 사진들은 내가 찍은 사진들 중 일부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천천히 더 올려서 미니 양곤 박물관의 싸이버판이 되면 좋겠다. 유물에 대한 설명도 아는 범위 내에서 천천히 작성하려고 한다. --雲靜 미얀마 역사의 발자취 : 양곤 국립박물관 소개②

미얀마 역사의 발자취 : 양곤 국립박물관 소개①

지난 주부터 미얀마에서 발생한 군사쿠데타를 기회로 미얀마 현대사를 6회에 걸쳐 연재하고 있다. 이 참에 미얀마의 역사와 문화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들을 2회로 나누어 소개하기로 한다. 양곤의 국립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과거 버마의 역사와 문화 관련 유물들이다. 내가 2019년 9월에 가서 직접 감상하면서 유물들을 사진에 담은 것들인데, 그 동안 미처 정리할 시간이 없어 한쪽에 팽개쳐놓은 것이다. 때 마침 미얀마 관련 글을 쓰고 있는 중이어서 내게는 시간이 없다는 걸 핑계로 한쪽 구석에 던져 놓은 사진들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하려고 한다.--雲靜 미얀마 역사의 발자취 : 양곤 국립박물관 소개① 이곳 양곤 시내의 국립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유물들을 보면 버마 역사의 두 가지 큰 특징이 눈..

中伏

中伏 중복 전후의 8월초 간이 축 늘어지듯 푹푹 쪄야 함에도 난데없이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뙤약볕도 바람에 가려진다. 나야 시원해서 좋다만 일조시수 모자라서 벼나 실과들이 여물지 않은 어딘가 속 타는 농부들에겐 몹쓸 광풍일 터 죄스러워서 먹던 밥이 넘어 가지 않는다 지구별에게 죄스러워서 씹던 과일도 목구멍에 막히고 만다. 2018. 8. 14. 13:26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