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 443

코지 코드를 떠나면서

코지 코드를 떠나면서여행을 하다 보면 좀 더 머무르고 싶은 곳이 있는가 하면 한시라도 빨리 떠나고 싶은 곳이 있다. 지금까지 인도를 세 번 여행하면서 수도 뉴델리는 물론이고 인도 서북부와 동부지역의 몇몇 주요 도시들을 다녀본 바 전자로는 인도 서남부의 해안도시 코치(Kochi, 옛날 전통시대엔 코친이라고 불렸음)라는 곳이고, 후자로는 그곳으로부터 170km 가량 북쪽에 떨어져 있는 코지코드(Kozhicode, 옛날 이름으로는 캘리컷)라는 곳이다. 코치는 일찍부터 아랍 세계의 문화적, 상업적 파도가 밀려온 데 이어 15세기엔 유럽세력이 최초로 인도를 발견한 곳이라 해서 일찍부터 와 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그러나 그 보다 코지코드에 빨리 가서 그곳에서 시간을 충분히 가지려고 생각했었다. 코치코드는 대서양을 ..

스리랑카 불교 유적지에서 바람처럼 지나가는 덧없는 생각들!

스리랑카 불교유적지에서 바람처럼 지나가는 덧없는 생각들!여행지에서 밤새도록 퍼붓는 폭우가 아침이 돼도 그칠 줄 모르고 식사도 불가능해지고... 머나면 이국땅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무심히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하는 일뿐이다. 어제 비속에 찾아 가본 황금불상의 잔상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고 있고 위대한 불교의 문화와 역사의 현장에 서니 여러 가지 생각들이 동시에 난마처럼 얽힌다. 정리하는 거 없이 생각이 가는 대로 따라가는 자동기술법으로 써내려간다. 사람들은 불교가 종교라고 하니까 신을 믿는 종교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또 부처님을 신이나 혹은 잡신이라고 생각하는 일반인이나 타종교인들도 있다. 모두 틀린 말이다. 불교는 신을 믿는 종교가 아니다. 과학적 진리와 명징한 합리성 그리고 이성과 자기 자신(인..

한 해가 끝나는 날 밤

한 해가 끝나는 날 밤아무도 찾지 말아야지누구에게도 연락하지 말고오직 딱 한 사람자기 자신만 불러내자침묵을 전령으로조곤 조곤 되물어보자어처구니없이 가버린서럽게 저문 지난 한 해 잘 살아냈느냐고꿈이 말라버린 다가올 한 해도감당해낼 수 있겠느냐고스스로 위안하고 다독이자최후의 날을 맞는 것처럼철 지난 허재비처럼 홀로 묵언으로한 해가 끝나는 마지막날 만큼은2024. 12. 31. 08:47일본 가고시마 魂稚喜笑에서雲靜 초고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노래 '비오는 양산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노래 '비오는 양산도'누가 평가하든 한국 가요계에서 최상의 목소리를 들라치면 여가수로는 이미자(1941~)를 빼놓지 않을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찍부터 그에게 붙여진 “트로트의 여왕”이라는 예명이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또 이미자를 가요계의 여왕이라고 해도 이의를 달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문화예술인으로서 최고의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대한민국 대중 가수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받은 수훈자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물론, 고령층의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이미자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거두지 않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첫남편과 이혼한 뒤 친딸을 외면하고 산 이야기나 후배 여가수 견제, 증여세 포탈(2006년부터 2015년까지 1..

일본의 우체통과 공중전화 : 새삼 국가의 기능을 다시 생각해본다!

일본의 우체통과 공중전화 : 새삼 국가의 기능을 다시 생각해본다!일본은 우주개척 경쟁에까지 뛰어들어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G3라고 하지만 사회 전반적인 면에서는 아직도 아날로그로 작동되고 있다. 디지털 사회로 진입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한때 고도성장이 시작된 196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일본의 발전이 그대로 지속되면 가장 먼저 디지털 사회로 진입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1955년 “55체제” 출범 이래 자민당 일당독재이다시피한, 그래서 변혁과 변화를 추동하지 못하는 정치계 그리고 행정구역상 “토도우후껜”(都道府県, Prefectures)의 최상층 토(都)에서부터 최하위 말단의 오오아자(大字)나 고아자(小字)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1718개(일본정부가 자국..

이노우에 코와시(井上毅) 탄생기념비에서 그의 일본제국 이념 정초활동을 다시 보다!

이노우에 코와시(井上毅) 탄생기념비에서 그의 일본제국 이념 정초활동을 다시 보다!11월 14일, 3박 4일 간의 짧은 일본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 아침. 쿠마모또(熊本)의 이노우에 코와시(井上毅, 1844~1895)의 탄생 기념비가 있는 곳을 가보기로 하고 호텔을 일치감치 체크아웃 하고 나왔다. 기념비가 있다는 곳은 마침 내가 머문 호텔에서 그다지 멀지 않았다. 걸어서 40분 정도 걸리는 이수였다. 목적지 부근에 거의 다 와서 이곳 동네 노인 몇 명에게 이노우에 코와시 기념비가 어디에 있는지 아느냐고 물어봤다. 다들 이노우에 코와시라는 사람 자체를 모른다고 했다. 한 사람은 쓰레기를 버리는 걸로 봐선 이 동네 주민이고 나이도 70대 중반 쯤으로 보이는 노인인데 이노우에 코와시를 모른다니 조금 의아했다...

아소산(阿蘇山), 큐우슈우인의 심령적 聖地, 그 고아한 자태를 품다!

아소산(阿蘇山), 큐우슈우인의 심령적 聖地, 그 고아한 자태를 품다!아소산(阿蘇山)을 오늘 드디어 올랐다. 일본 큐우슈우(九州) 지역에선 최고의 명산이다. 아니 큐우슈우인들에겐 단순한 명산이 아니라 성산이다. 중국의 불교 4대 명산이 그렇듯이 자연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고 불교 및 샤머니즘과 관련된 민간신앙의 넉넉한 품이기도 하다. 공자가 태산에 올라 “태산에 오르니 천하가 작구나(登泰山而小天下)”(孟子 盡心上)라고 읊었듯이 나도 아소산에 올라 “아소산에 오르니 일본이 작구나(登阿蘇山而小日本)”이라고 외쳐보고 싶었다. 해서, 적어도 일본 큐우슈우에선 오래 전부터 꼭 한 번은 올라와보고 싶어 했던 버킷리스트에 들어가 있던 곳이다. 그런데 아소산의 정상 타까다께(高岳) 등정에는 실패했다. 왜, 무엇 때문에? ..

명국환의 엘레지(élégie) '방랑 시인 김삿갓'과 '백마야 울지마라'

명국환의 엘레지(élégie) '방랑 시인 김삿갓'과 '백마야 울지마라'2023년 8월 19일, 원로 가수 명국환 선생이 작고했다. 향년 96세였다. 최근 몇 년간 티비도 보지 않고 제때 뉴스를 접하지 않고 살다 보니 뒤늦게 우연히 알게 되었다. 고인은 돌아가시기 전에 홀로 외롭게 양로원에서 투병생활을 했다고 한다. 퍼뜩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지만, 안타까운 일이다. 아무튼 가요계에서 노후에 혼자 남아 어렵게 지내는 원로 가수들을 도울 수 있는 복지책이 마련되면 좋겠는데 고인의 타계가 그 계기가 되면 좋지 않을까 싶다.1927년 황해도 연백군에서 태어난 명국환 선생은 한국전쟁 발발 후 남한으로 피난 와서 한국군으로 전쟁에 참여해서 전공을 세우고 전역 후 가수로 데뷔한 실향민 ..

대만 가요 月兒像檸檬

대만 가요 月兒像檸檬 경쾌한 가요 한 곡을 소개한다. '달은 레몬 같아(月兒像檸檬)'라는 대만 노래다. 가사는 慎芝가, 곡은 紅葉이 해서 1990년에 대만의 인기 여가수 등려군이 노래한 것이다. 중국어 가사는 아래와 같다. 月兒像檸檬 月兒像檸檬淡淡地掛天空 我倆搖搖蕩蕩散步在月色中 今夜的花兒也飄落紛紛 陪伴着檸檬月色迷迷蒙蒙 多親愛蜜語重重輕輕耳邊送 我倆搖搖蕩蕩散步在檸檬一般月色中 月兒像檸檬晃晃地掛天空 我倆搖搖蕩蕩散步在月色中 就像是魚兒在雙游海中 兩旁的椰子樹是海浪重重 多逍遙其樂融融脈脈情意通 我倆搖搖蕩蕩散步在檸檬一般月色中 月兒像檸檬晃晃地掛天空 我倆搖搖蕩蕩散步在月色中 今夜的風兒也撩人心胸 我和你不是在那虛幻夢中 多幽静夜已深沉深情比酒濃 我倆搖搖蕩蕩散步在檸檬一般月色中 연인이 달밤에 둘만 걸으며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노래한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