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 446

말이 의미가 없는 경우

말이 의미가 없는 경우시골 형님 한분이 갑자기 돌아가셨심다.갑작스런 뇌정지로 깨어나지 못하시고 이제 일흔인데···.객지 생활하다 귀향해 혼자 사셨는데아직 총각이었어요.10년 전 우체국 퇴직 후 귀향해 노모 모시며 둘이 계셨는데···.96세 노모 남겨 두시고···.에휴 인생 운명이란 게 정확한 풀이가 안 되네요.아이고 세상에 어째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먼저 가신 그 분이 안타깝기 짝이 없네요. 돌연 뇌정지라니 정말 운명이란 게 있어보일 수밖에요. 쯧쯧 어떻게 96세 노모를 남겨두고···.그 노모는 아들의 죽음을 아시나요? 노모가 정신이 초랑초랑해서 알고 계시데요.시골이 다 그렇잖아요. 먼 친척이라도 조금만 걸리면 남처럼 안 여기는데 먼 고모님 항렬 되거든요.위로해드리러 장례 전후에 찾아 갔더니만 뭐..

코지 코드를 떠나면서

코지 코드를 떠나면서여행을 하다 보면 좀 더 머무르고 싶은 곳이 있는가 하면 한시라도 빨리 떠나고 싶은 곳이 있다. 지금까지 인도를 세 번 여행하면서 수도 뉴델리는 물론이고 인도 서북부와 동부지역의 몇몇 주요 도시들을 다녀본 바 전자로는 인도 서남부의 해안도시 코치(Kochi, 옛날 전통시대엔 코친이라고 불렸음)라는 곳이고, 후자로는 그곳으로부터 170km 가량 북쪽에 떨어져 있는 코지코드(Kozhicode, 옛날 이름으로는 캘리컷)라는 곳이다. 코치는 일찍부터 아랍 세계의 문화적, 상업적 파도가 밀려온 데 이어 15세기엔 유럽세력이 최초로 인도를 발견한 곳이라 해서 일찍부터 와 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그러나 그 보다 코지코드에 빨리 가서 그곳에서 시간을 충분히 가지려고 생각했었다. 코치코드는 대서양을 ..

스리랑카 불교 유적지에서 바람처럼 지나가는 덧없는 생각들!

스리랑카 불교유적지에서 바람처럼 지나가는 덧없는 생각들!여행지에서 밤새도록 퍼붓는 폭우가 아침이 돼도 그칠 줄 모르고 식사도 불가능해지고... 머나면 이국땅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무심히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하는 일뿐이다. 어제 비속에 찾아 가본 황금불상의 잔상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고 있고 위대한 불교의 문화와 역사의 현장에 서니 여러 가지 생각들이 동시에 난마처럼 얽힌다. 정리하는 거 없이 생각이 가는 대로 따라가는 자동기술법으로 써내려간다. 사람들은 불교가 종교라고 하니까 신을 믿는 종교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또 부처님을 신이나 혹은 잡신이라고 생각하는 일반인이나 타종교인들도 있다. 모두 틀린 말이다. 불교는 신을 믿는 종교가 아니다. 과학적 진리와 명징한 합리성 그리고 이성과 자기 자신(인..

혹시나 해서

혹시나 해서귀국하는 비행기 안기체가 심하게 흔들린다. 빨리 제자리로 돌아가 벨트를 매라는다급한 소리의 안내 방송이 나온다.“먼저 간다.잘 지내다 오기 바란다.그 동안 미안하고 고마웠다.”그저께 무안 공항 참사가 났다기에급히 카톡에다 적어본다.혹시나 해서···.2025. 1. 3. 16:57가고시마발 인천행 제주항공 비행기 안에서雲靜 초고

한 해가 끝나는 날 밤

한 해가 끝나는 날 밤아무도 찾지 말아야 한다.누구에게도 연락하지 말고딱 한 사람 자기 자신만 불러내자.침묵을 전령으로조곤 조곤 되물어보자어처구니없이 가버린서럽게 저문 지난 한 해 잘 살아냈느냐고,꿈이 말라버린 다가올 한 해도감당해낼 수 있을 거냐고,스스로 위안하고 다독이자.최후의 날을 맞는 것처럼홀로 허재비처럼 묵언으로한 해가 끝나는 마지막날 만큼은2024. 12. 31. 08:47일본 가고시마 魂稚喜笑에서雲靜 초고

유럽의 일본연구 선구자 시볼트를 만나다!

유럽의 일본연구 선구자 시볼트를 만나다!나가사끼(長崎)에서 제일 가고 싶었던 곳은 뭐니뭐니 해도 원폭투하기념관과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였다. 이곳은 모두 일본 근대사를 관통하는 지역이자 주제들이다. 원폭투하와 하시마는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고, 하시마는 일제시기 조선인 강제 징용문제와도 연관이 있다. 수년 전 영화 군함도를 본 바 있어 더욱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나가사끼에 도착하자마자 먼저 하시마를 가기 위해서 관광안내소에 표를 알아보러 갔다. 그런데 그 다음날 비가 내릴 예보가 있어 모든 배편이 출항할 수 없다고 해서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다. 아쉬움이 컸지만 어쩔 수 없이 또 다른 목적지인 원폭기념관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됐다. 원폭기념관에 관한 감상과 소견은 별도의 장에서 자세하게 소개..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노래 '비오는 양산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노래 '비오는 양산도'누가 평가하든 한국 가요계에서 최상의 목소리를 들라치면 여가수로는 이미자(1941~)를 빼놓지 않을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찍부터 그에게 붙여진 “트로트의 여왕”이라는 예명이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또 이미자를 가요계의 여왕이라고 해도 이의를 달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문화예술인으로서 최고의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대한민국 대중 가수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받은 수훈자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물론, 고령층의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이미자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거두지 않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첫남편과 이혼한 뒤 친딸을 외면하고 산 이야기나 후배 여가수 견제, 증여세 포탈(2006년부터 2015년까지 1..

일본의 우체통과 공중전화 : 새삼 국가의 기능을 다시 생각해본다!

일본의 우체통과 공중전화 : 새삼 국가의 기능을 다시 생각해본다!일본은 우주개척 경쟁에까지 뛰어들어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G3라고 하지만 사회 전반적인 면에서는 아직도 아날로그로 작동되고 있다. 디지털 사회로 진입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한때 고도성장이 시작된 196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일본의 발전이 그대로 지속되면 가장 먼저 디지털 사회로 진입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1955년 “55체제” 출범 이래 자민당 일당독재이다시피한, 그래서 변혁과 변화를 추동하지 못하는 정치계 그리고 행정구역상 “토도우후껜”(都道府県, Prefectures)의 최상층 토(都)에서부터 최하위 말단의 오오아자(大字)나 고아자(小字)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1718개(일본정부가 자국..

이노우에 코와시(井上毅) 탄생기념비에서 그의 일본제국 이념 정초활동을 다시 보다!

이노우에 코와시(井上毅) 탄생기념비에서 그의 일본제국 이념 정초활동을 다시 보다!11월 14일, 3박 4일 간의 짧은 일본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 아침. 쿠마모또(熊本)의 이노우에 코와시(井上毅, 1844~1895)의 탄생 기념비가 있는 곳을 가보기로 하고 호텔을 일치감치 체크아웃 하고 나왔다. 기념비가 있다는 곳은 마침 내가 머문 호텔에서 그다지 멀지 않았다. 걸어서 40분 정도 걸리는 이수였다. 목적지 부근에 거의 다 와서 이곳 동네 노인 몇 명에게 이노우에 코와시 기념비가 어디에 있는지 아느냐고 물어봤다. 다들 이노우에 코와시라는 사람 자체를 모른다고 했다. 한 사람은 쓰레기를 버리는 걸로 봐선 이 동네 주민이고 나이도 70대 중반 쯤으로 보이는 노인인데 이노우에 코와시를 모른다니 조금 의아했다...

아소산(阿蘇山), 큐우슈우인의 심령적 聖地, 그 고아한 자태를 품다!

아소산(阿蘇山), 큐우슈우인의 심령적 聖地, 그 고아한 자태를 품다!아소산(阿蘇山)을 오늘 드디어 올랐다. 일본 큐우슈우(九州) 지역에선 최고의 명산이다. 아니 큐우슈우인들에겐 단순한 명산이 아니라 성산이다. 중국의 불교 4대 명산이 그렇듯이 자연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고 불교 및 샤머니즘과 관련된 민간신앙의 넉넉한 품이기도 하다. 공자가 태산에 올라 “태산에 오르니 천하가 작구나(登泰山而小天下)”(孟子 盡心上)라고 읊었듯이 나도 아소산에 올라 “아소산에 오르니 일본이 작구나(登阿蘇山而小日本)”라고 외쳐보고 싶었다. 해서, 적어도 일본 큐우슈우에선 오래 전부터 꼭 한 번은 올라와보고 싶어 했던 버킷리스트에 들어가 있던 곳이다. 그런데 아소산의 정상 타까다께(高岳) 등정에는 실패했다. 왜, 무엇 때문에?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