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삶/나를 감동시킨 순간들 15

나는 사례비 한 푼 없이 시인으로 등단했더라!

나는 사례비 한 푼 없이 시인으로 등단했더라! 나는 사례비 한 푼도 쓰지 않고 시인으로 등단돼 있었더라. 돈 쓰지 않고 등단하는 게 정상이 아니냐고? 글쎄 말이다. 문단 내부 사정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더라. 그 사실은 어떻게 알았냐고? 등단 후 채 1년도 되기 전인 어제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다. 나를『純粹文學』지에 시인으로 추천하신 박경석 장군께서 알려주셔서 알게 됐다. 알고보니 사연은 이러 했다. 어제 박 장군께서 전화를 주셨다. 내가 설 명절 선물로 보내드린 과일 상자를 잘 받았다고 하시면서 그제서야 이 사실을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선물을 보내지 말라고 하셨다. 만약에 다음 명절에 선물을 또 보내겠다고 하면 방금 받은 이 선물을 당장 돌려보내겠다고 하시면서 나더러 보내지 않겠다고 약속을..

마산의 맛집 새 발견, "수용 복집"

마산의 맛집 새 발견, "수용 복집" 나는 가끔씩 마산에 간다. 볼 일이 있어 갈 때도 있지만 대개는 처가가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명절 때는 물론이고, 평소에도 자주 가는 편이다. 갈 때마다 거의 매번 장인 장모님을 모시고 마산 주변을 여행하기도 하고 괜찮은 음식집을 찾아 가기도 한다. 그래서 이런저런 음식은 물론, 마산 명물로서 대표적인 음식으로 알려진 아구찜도 먹어 봤고, 복어탕도 먹어봤다. 하지만 썩 기억에 남는 식당도 없었고, 다시 먹고 싶은 음식도 없었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기억에 남을 복집을 발견했다. 다시 먹고 싶은 복어탕을 맛보게 됐다. 마산 어시장 입구 우측편의 복어식당 거리(복요리로)에 있는 "수용 복집"이다. 아침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던 중 마침 아침식사가 가능하다고 해서 집사람..

어느 노병들의 60년만의 해후 : 박경석 소령과 김형도 소위

어느 노병들의 60년만의 해후 : 박경석 소령과 김형도 소위 말로만 들어도 가슴 뭉클한 순간! 6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러 전혀 생각지도 않게 뜻밖에 옛 부하가 상관을 못잊어 찾아왔다면 그 장면은 어떤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있음직한 얘기다. 그런데 실제로 현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 소설이나 영화 보다 더 감동적인 실화의 주인공은 박경석 예비역 장군과 김형도 예비역 중령 두 분이다. 두 분은 각기 9순에 가까운 8순 중후반에 재회했다. 서로를 믿는 전우애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두 노병의 감동적인 해후를 소개한다. 제3자가 늘어놓는 더 이상의 구구한 설명은 감동을 반감시킬 뿐이다. 다만 꼭 한 가지만 덧붙여야 되겠다. 두 분이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댁내 가족들께서도 같이 행복한 삶을 사실 수 있기를 ..

친구

친구 "마지막 갈 때는 아무리 많이 소유한 자도 결국 이름 석 자 남기고 한 줌의 재만 안고 흙으로 돌아가는 인생이라네..." 친구가 보내준 위 동영상을 보고 나는 한참이나 말을 잊었다. 할 일도 내버려뒀다.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고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친구들 얼굴이 밤하늘의 별똥처럼 스쳐간다. 2021. 6. 2. 13:10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목숨 걸고 4명의 생명을 구한 의인 차길환

목숨 걸고 4명의 생명을 구한 의인 차길환 요즘 같이 자신 밖에 모르는 극도의 이기주의가 횡행하는 세상에 목숨을 걸고 남을 구하려는 이는 정말 드물다. 해변에서 순식간에 밀물이 급격하게 불어나서 잘못 하다간 자신이 죽을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험한 상황에서 앞뒤 재지 않고 몸을 던져 위기에 처한 인명을 구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그것도 예순이 넘은 초로의 나이에 한 사람도 아니고 4명이나 구한 投身成仁을 감행했다면 믿겠는가?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한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은 의인으로 칭송되고 숭앙되어야 마땅하다. 주) 한빛 건설안전감시단의 차길환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차 대표는 내가 다닌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선배이기도 하고, 무엇 보다 소싯적에 한 동네에서 같이 산 바 있는 형님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

내 친구 김대성, 청계산의 봄을 품다!

내 친구 김대성, 청계산의 봄의 품다! 느긋한 일요일 아침, 친구가 보내준 청계산의 봄을 길어 올린다. 친구는 오랫 동안 산을 찾아 산 자체는 물론, 야생의 식물들을 감상하고 즐기는 김대성이다. 이번 사진은 그가 지난 주 일요일 정오부터 늦은 오후까지 청계산 청계골에서 국사봉 오르는 골짜기 중 한 곳을 집중적으로 카메라에 담은 봄 풍경이다. 내가 사진들을 보고선 감탄사가 절로 나와 그에게 "아 사진 정말 잘 찍었다. 구도도 좋고, 앵글도 잘 잡았다. 청계산이 훨씬 돋보이게 만들었네요"라고 했다. 그랬더니 친구는 이렇게 겸양을 보인다. "경개가 워낙 좋아 없는 솜씨로 찍어도 저절로 작품이 되는 것 같았네", "3년째 산을 다니며 눈에 띄는 야생화들과 곤충들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아둔해서인지 떠오르는 영감이라..

겨울 망개

겨울 망개 겨울 숲 햇살 받아 선홍색으로 빛나는 망개들 산새들이 혹하기에 부족함 없는 탐스러운 자태 겨울 과색(果色) 중의 으뜸이로구나! 부리에 쪼인 흠집은 아파도 한 송이 꽃이다. 새들이 간식으로 과일을 즐긴 모양이네. 그렇지! 그렇지! 지들도 맨날 지렁이, 파리, 곤충, 벌레 따위의 육식만 해서 되겠나? 그러다간 동경화 오지! 붉기로는 가을 단풍 못지않는 망개라 유혹한 과보랍시고 겨울 청솔 사이에 선명히 드러나 날짐승들에겐 감춰 놓은 군것질감처럼 별미 중에 별미인 모양이다. 과자 입에 물고 맛있다고 괜스레 왔다갔다 부산떠는 아이 마냥 이리 날다가 와서 한 입 물고, 저리 날다가 와서 한 입 물고 간다. 할퀴고, 패이고, 먹혀줘서 앙징 맞은 화동의 볼 같은 자태로 새들에게 각기병, 구루병 걸리지 않게 ..

검찰천하 허무는 단초는 검찰개혁, 애국시민이 필요하다!

검찰천하 허무는 단초는 검찰개혁, 애국시민이 필요하다! 오늘 아침에 평소 처럼 카톡으로 글이나 의견을 주고 받는 친구와 글을 주고 받다가 그가 나경원의 내로남불 관련 나의 졸문을 읽고선 답글을 보내왔다. 임지수라는 이 친구는 멀리 떨어져 살아도 자주 글을 주고 받으니 늘 곁에 있는 느낌이다. 게다가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한 생각이나 보는 관점이 비슷한 부분도 많다. 더우기 두 사람에게는 공통적으로 불교적 시각이 인생을 사는 데에 적지 않게 들어가 있어 더욱 비슷한 게 많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 그에게 이런 메모를 보냈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안에 대해서 대체로 의견이 일치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판단의 기반이 합리와 이성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친구가 내게 바로 답글로 보..

동네 시냇가에서 오리들과의 한 때

동네 시냇가에서 오리들과의 한 때 모든 새끼는 다 귀엽고 앙증맞다. 냇가에서 유영하거나 자맥질 하듯이 대가리(짐승의 머리를 말할 때 쓰는 단어인데 사람에게 쓰면 결례가 되는 말임)와 코를 물속에 처박으며 먹이를 찾는 오리 새끼들을 보라. 꼬물꼬물, 엉금엉금, 뒤뚱뒤뚱, 정말 깜찍하지 않는가? 어미가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새끼 오리들이 하나 같이 부리를 물속에 처박고 먹이를 찾는 것은 良知와 良能의 산 예다. 그저께 얘기한 왕양명의 양지와 양능의 예를 여기서 보게 된다. 새끼들을 풀어놓고 바라보고 있는 어미 오리는 뿌듯해 할 것이다. 저렇게 무심히 있는 듯해도 마음은 행여나 새끼들 중에 무리에서 이탈하는 애가 있거나 행여 다치거나 돌 뿌리에 걸리기라도 할까봐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을 거다. 모름지기 부..

백범 김구 선생 둘째 딸의 죽음과 내 친구의 눈물

백범 김구 선생 둘째 딸의 죽음과 내 친구의 눈물 오늘 일요일, 모처럼 백범일지를 다시 읽고 눈물을 흘렸다는 내 친구가 짧은 독후감을 보내왔다. “백범이 서대문과 인천형무소 복역을 마치고 고향 집에 도착해 보니, 3개월 전에 7살 난 딸 ‘화경’이 세상을 떠났다는 대목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구나.” 이 친구는 벌써 십여 년간 다른 친구들 몇 명과 함께 산을 타거나 자주 만나오고 있는데, 점잖고 정말 속이 깊은 친구다. 인정도 아주 많은 친구다. 친구의 이 말을 듣자 마음이 짠해진 나는 아래처럼 답글을 보냈다. 김구는 생에서 아들 딸 네 명을 자신보다 먼저 저승에 보낸 斷腸의 아픔과 慘慽의 슬픔을 겪었다네. 딸 셋과 아들 하나를 잃었다. 아들은 김구가 1945년 3월 중국 重慶에서 폐병을 앓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