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바다에서 ‘님’의 세계로 : 한 해군 장교의 미발표 시들이 보여 주는 서정과 시대의식 서상문(시인, 화가, 역사학자)차윤(1932~) 선생의 시집 『다시 찾은 그날들』(서울 : 도서출판 보청, 2026년 5월)에 실린 시작들은 문단에 등단한 기성 시인이 수많은 퇴고와 발표를 거쳐 구축한 정제된 작품들이 아니다. 그렇기보다 6·25한국전쟁기와 전후의 격변 속에서 한 해군 장교가 자신의 청춘을 걸고 기록한 날것의 서정적 증언이다. 얼추 80년 전에 쓴 습작들을 세파에 묻혀 까마득히 잊고 살다가 이제사 세상에 상재한 것이다. 그래서 이 작품들의 가치는 완성된 현대시의 기교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이 시작들은 전쟁과 항해, 타지와 고향, 국가적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