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跋 : 저자의 변

跋 : 저자의 변 열 번째 저서를 내놓게 됐다. 이번이 가장 산고가 심했다. 마지막 단계에 가서는 괴롭다는 느낌을 받았을 정도였다. 시간이 촉급하고 마음은 조바심이 났다. 그런데다 인쇄소 편집측에서 동일한 실수를 여러 번 반복하게 되자 하루라도 빨리 손을 떼고 싶은데도 그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산고가 컸던 만큼 우량아가 태어났느냐 하면 그것도 그렇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 지금껏 낸 저서들 중에 가장 완성도가 떨어진 그야말로 졸저다. 부끄럽다는 심정이 들 때 침묵은 유용한 자기보호 수단일 수 있다. 하지만 외마디라도 변명을 해두지 않으면 오래도록 참담한 감정에서 한 치라도 벗어 날 수 없을 듯하다. 과거를 조명하고 평가하는 일을 본령으로 하는 역사연구는 붓이 가는대로 자유롭게 생각을 풀어내는 수필쓰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