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의 공유/학술여행(조사 답사 자료수집) 20

히라도에서 만난 “쟈가따라 오하루”(じゃがたらお春) : 그녀의 삶 그리고 서한의 위작 여부와 의미

히라도에서 만난 “쟈가따라 오하루”(じゃがたら お春) : 그녀의 삶 그리고 서한의 위작 여부와 의미일본 큐우슈우(九州) 서북쪽의 작은 항구 도시(인구 약 2만 7천 명) 히라도(平戶)에서 뜻밖에 슬픈 사연이 전해지는 한 소녀를 만났다. 나가사끼(長崎)에서나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쟈가따라 오하루(じゃがたら お春, 1625?~1697)라는 여성이다. 그 옛날 16세기 일본 주재 네덜란드인들이 동인도회사의 일본 무역사무소로 운영한 '오란다상관'(オランダ商館)을 찾아가기 위해 인형처럼 예쁜 아기자기한 히라도 부두를 무심히 걷고 있는데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오란다”는 일본인들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네덜란드를 칭하는 국명이다.짧은 겨울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즈음 아름다운 황혼빛에 반사된 부둣가에 작은 석상이 ..

임진왜란 시 왜군 출정의 시발점 나고야성터에서

임진왜란 시 왜군 출정의 시발점 나고야성터에서사가(佐賀) 출신 역사인물들 중 맨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오꾸마 시게노부(大隅重信, 총리 2회 역임, 와세다대학 창설자)와 사가성터 등지를 보고 바로 큐우슈우(九州) 서북쪽의 까라쯔(唐津)로 이동했다. 그리고 가라쯔에서 1박 한 후 이튿날 새벽 일찍 첫 버스를 타고 임진왜란 시 왜군이 출정을 개시한 큐우슈우 최북단의 나고야성터(名護屋城跡)로 와서 1차로 기초적인 답사를 마쳤다. 얻은 게 적지 않다. 두 눈 버젓이 뜬 사람에게 코 베어 가듯이 바가지 씌운 까라쯔의 불한당들과 한 바탕 신경전을 벌이긴 했지만(추후 소개할 것임), “까라쯔”라는 지명의 어원과 역사의 면면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불안정했지만 어쨌든 천하를 통일한 토요또미 히데요시(豊臣秀吉)는 출..

경향신문 사우회 제16회 문화탐방(경주) 동행

경향신문 사우회 제16회 문화탐방(경주) 동행 경향신문 사우회(회장 황우연, 사무국장 김홍운)에서 주관한 제16차 문화탐방 행사인 경주여행에 참여했다. 경향사우회의 문화탐방은 이번이 열 여섯 번째였지만, 나는 몇 년 전 춘천 문화탐방을 간 이후 이번이 두 번째였다. 경주는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만한 거대한 불교 유적지이자 살아 있는 역사박물관이다. 실제로 경주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유산 도시다. 게다가 내겐 나의 고향 포항과 자동차 거리로 30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이웃 마을 같은 곳으로 소싯적 때부터 자주갔던, 고향이나 진배 없는 곳이어서 반갑기도 했다. 함께 떠난 도반은 사우회원과 가족을 포함해서 28명이었다. 잘 아는 선배들도 계셨고 동기도 있었다. 석가모니가 얘기한 바 있지만 길을 떠날 때는..

대만 중앙연구원 근대사 연구소 강연 완료

대만 중앙연구원 근대사 연구소 강연 완료 지난 주 금요일 대만 중앙연구원 근대사연구소에서 학술 강연을 했다. 초청자, 주제와 시간 및 장소는 아래 포스터에 나와 있으니 참고하면 되겠다. 이번 근대사연구소 강연은 두 번째였다. 첫번째는 2019년 대만 정부 초청을 받아 1년 간 중앙연구원 근대사연구소 방문학자로 있었을 때 한국전쟁과 김일성의 권력투쟁을 주제로 한 것이었다. 그해는 강연이 많았었다. 대만대학 부총장과 대만 주재 한국 대사 등등의 내외 귀빈들, 교수와 전체 학생들을 상대로 장개석과 김구 및 한국독립운동을 주제로 강연을 했고, 민국서사연구소 초청 강연에서는 한국전쟁과 대만 안전의 상관 관계에 관해서 강연을 했다. 과거에 비하면 이번 강연엔 참석자들 수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적었다. 총 15..

베트남문학작가협회 레당환 시인과 환담

베트남문학작가협회 레당환 시인과 환담 중국-베트남 전쟁(1979년) 연구에 필요한 전적지 답사차 베트남 방문 중 하노이에서 베트남문학작가협회 소속 시인 레당환 박사에게 멀대의 시집과 수필집을 전달하고 베트남 문학과 역사에 관해 환담과 의견교환을 했습니다. 올해 꼭 여든이 됐다는 레 선생은 젊은 시절 러시아에 유학해서 금속(야금)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인테리겐차"로서 평양에서도 공부한 경험이 있다고 하네요. 지금까지 레 선생은 김소월, 한용운, 정지용, 도종환 등등 이름난 한국 시인들의 대표작들을 베트남어로 번역해서 베트남에 소개한 바 있는 저명한 작가입니다. 지금도 한국시 소개활동을 계속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문학이 해외에 더 많이 알려져서 세계인의 사랑을 받길 바라마지 않는 한 사람의 한국 ..

대만 南華대학 주최 국제 불교학술세미나 참가

대만 南華대학 주최 국제 불교학술세미나 참가 2018년 5월 4~5일 간 대만 남부 佛光寺 소속 계열의 불교대학으로 유명한 南華대학의 초청을 받아 이 대학이 주최한 국제학술세미나에 참석해 학술논문 발표와 함께 사회를 맡아 대회 진행에 일조했다. 세미나 개요와 주요 활동 내용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일시 : 2018년 5월 4~5일(2일간) 장소 : 南華대학 雲水居國際會議廳 B244 주관 : 南華대학 文學系, 生命敎育中心, 人間佛敎硏究推廣中心 공동 주제 : 「星雲大師文學敍事的生命實踐與敎化」 참여 : 대만(20명), 한국(1명), 일본(1명), 홍콩(1명), 말레이시아(1명) 등 총 24명의 학자들이 논문 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내가 발표한 논문은 「人間佛敎」在韓國 : 現實與課題( 한국에서의 「인간불교」:..

蘆溝橋 初探 : 예술적 가치와 전략적 중요성

蘆溝橋 初探 : 예술적 가치와 전략적 중요성 오후, 겨울해가 설핏할 무렵 나는 이방인의 행색으로 북경 남서쪽에 위치한 노구교(蘆溝橋)에 당도했다. 책이나 문헌에서만 누누히 봐오던 노구교 앞에 서게 된 것이다. 노구교! 한 눈에 봐도 마르코 폴로(Marco Polo, 1254~1324)가 “세계에서 가장 좋기로 유일무이한 다리”라고 극찬할만 했다는 생각이 든다. 과장과 허풍이 세긴 했지만 세계여행 기행문 ‘동방견문록’으로 아시아가 유럽에 소개되는 계기를 만든 여행전문가 다운 안목 있는 평가다. 노구교는 永定河라는 강에 서쪽의 房山, 王佐鎭에서 동쪽의 宛平城 입구로 통하는 길목에 가로 놓여 있는 다리다. 완평성은 북평으로 들어가는 서남쪽 읍성이다. 다리의 길이는 266.5m, 폭은 9.3m이다. 다리 위에서..

타이뻬이시의 위험한 대중교통문화의 민족학(?)

타이뻬이시의 위험한 대중교통문화의 민족학(?)먼저 아래 동영상을 보라. 매일 아침 내가 출근길에 지나가게 되는 타이뻬이 시내의 한 건널목 상황이다. 아래 동영상에는 나오지 않지만, 나는 길을 건너려다 위험하다 싶어 잽싸게 뒤로 물러나 멀대 처럼 서 있었다. 오늘 아침 일이다. 이들이 이렇게 질주할 수 있는 건 그렇게 해도 되도록 돼 있는 교통신호체계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고? 전방에 대로가 있고, 그 길 오른 쪽 옆길로 우회전 할 수 있는 곳인데, 길가에 있는 교통신호등에 초록색 신호로 바뀌면 보행자도 길을 건널 수 있고 동시에 오토바이와 승용차들도 지나갈 수 있게 허락한 교통신호체계가 문제다. 이것이 교통법규에 위반되지 않고 합법적이라는 소리다. 하지만 합법적이라고 해서 안전하다는 말이 아님은 물론..

대만 중앙연구원 근대사연구소 방문학자로 대만 장기체류

대만 중앙연구원 근대사연구소 방문학자로 대만 장기체류 지난 1월초부터 대만의 '중화민국' 정부의 초청을 받아 중앙연구원 근대사연구소의 방문학자로 대만에 와 있습니다. 중화민국이 중국 대륙에 있을 때인 1928년에 국가기관으로 설립된 중앙연구원은 대만 정부가 아시아에서 최대, 최고를 자랑하는 학술연구기관입니다. 수리과학, 생명과학,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연구소만 32개와 각 연구소 마다 갖춰진 도서관 등등의 부설 기관까지 다 갖춰져 있어 그 규모는 실로 엄청납니다. 체류 기간은 금년 12월 말까지 1년입니다. 이 기간 동안 대만의 역사, 외교, 군사 관련 주요 학술기관에 소장돼 있는 김구 선생, 한국임시정부, 한국독립운동, 한중관계와 관련한 자료수집과 연구를 하게 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싸이트에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