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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와 현종의 로맨스와 최후 : 화려한 향연 뒤에 남은 비극

양귀비와 현종의 로맨스와 최후 : 화려한 향연 뒤에 남은 비극당 현종 이륭기(唐玄宗 李隆基, 685~762)와 양귀비 양옥환(楊貴妃 楊玉環, 719~756)의 로맨스는 중국 역사상 가장 화려하면서도 비참하게 끝난 애정사이다. 절정의 권력을 쥔 황제는 왜 수많은 후궁을 마다하고 며느리였던 양귀비에게 그토록 깊이 빠져들었을까? 그 사랑은 어떻게 당나라를 거대한 파국으로 몰고 갔을까? 그리고 당사자들의 말로는 어땠을까?첫눈에 반한 며느리, 화청지에서 시작된 운명740년, 당 현종은 아들 수왕(壽王 이모 李瑁, 720~775)의 아내인 며느리 양옥환을 보고 첫눈에 완전히 넋 나간듯이 마음을 빼앗긴다. 一見鐘情!(중국어로 첫눈에 반했다는 뜻임) 도대체 얼마나 미인이었기에 며느리에게? 중국 역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

멀대와 AI의 대화 : 제미나이의 거짓말과 '고충'

멀대와 AI의 대화 : 제미나이의 거짓말과 '고충'AI가 인간을 거짓말로 속이고 농락한다. 그런데 그건 AI에게 거짓말을 하도록 알고리즘을 장착해놓은 인간 탓이다. AI의 거짓말은 보통 생성형 AI가 사실이 아닌 내용을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즉 환각 현상을 말한다. 결국은 인간이 인간을 속이는 것이다. 오늘 우연히 제미나이에게 뭘 물어보다가 대화가 길게 진행되면서 확인한 것이다. 실제 사례를 소개한다. 내가 직접 질문하고 제미나이가 답하면서 나눈 대화 내용이다.--멀대질문 Neue Achse des Bösen 기사가 실제로 언제 보도됐는가? 주요 내용은? 6~7행 정도로 요약 바람답변독일 일간지 **빌트(Bild)**의 「Neue Achse des Bösen(새..

가해를 지운 원폭의 기억과 일본의 재무장

가해를 지운 원폭의 기억과 일본의 재무장 서상문(한국 군사평론가협회 회장)매년 8월 6일과 9일이 되면 일본 히로시마(広島)와 나가사끼(長崎)에서는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는 평화기념식이 열린다. 원자폭탄이 한순간에 수많은 민간인의 생명을 앗아가고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는 고통을 남겼다는 사실은 어떠한 이유로도 가볍게 다룰 수 없다. 핵무기는 다시는 사용돼서는 안 되며, 피폭자들이 평생 호소해온 반핵과 평화의 목소리는 인류가 계승해야 할 귀중한 유산이다.그러나 일본의 원폭 기억에는 중대한 결락이 있다. 일본은 자신들이 원폭을 맞았다는 결과는 강조하면서도, 왜 그러한 파국에 이르게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좀처럼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다.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의 참..

내가 세계를 바라보는 다섯 가지 지평

내가 세계를 바라보는 다섯 가지 지평세상의 지식은 항하사보다 더 많다. 굵직한 것만 해도 매일 쏟아지는 정보와 지식이 5천 종이 넘는다니까. 그런데 이 많은 정보와 지식의 봇물 속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대략 크게 다섯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우주와 지구 차원의 지식들과 관심이다. 우주와 지구 차원의 거시 생태 & 우주 문제는 환경, 생태계, 기후위기, 과학적 진리 등이 포함된다.두 번째는 국가와 국가 관계, 즉 국제 관계와 국가 차원의 담론이다. 정치·경제·지정학, 국가 시스템, 국제 정세, 거시 경제 등 공동체의 거대한 흐름과 존재 방식이 주요 고갱이다.세 번째는 사회와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와 삶에 관심을 쏟는 것이다. 여기엔 공동체 & 문화 문제인데 지역사회, 직장, 친구..

기후채찍질, 얼마나 더 맞아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기후채찍질, 얼마나 더 맞아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서상문(지구종말과 인류운명을 걱정하며 사는 멀대)폭우와 홍수가 전국의 산과 들, 도시와 농촌을 할퀴고 지나간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연일 40도를 오르내리는 불덩이 같은 폭염이 한반도를 달구고 있다. 물론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지구적 차원에서 자연이 아닌 인간이 인간에게 가하는 맹폭격이 더해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물이 넘쳐 주택과 농경지가 잠기고 산사태가 일어나더니, 비구름이 걷히기가 무섭게 땅이 달아오르고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사람이 죽고, 다시 너무 더워 사람이 쓰러지는 형국이다.2026년 8월 초 경남 양산의 기온은 42도를 넘어 국내 기상관측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고, 8월 4일에는 경기도 양주 40.4도, 하남 ..

차 한 잔의 미학과 권력의 칼날 : 센 리뀨우의 다도와 할복

차 한 잔의 미학과 권력의 칼날 : 센 리뀨우의 다도와 할복 서상문(환동해미래연구원 원장)센 리뀨우(千利休, 1522~1591)는 일본의 다도, 곧 차노유(茶の湯)를 정립하고 와비짜(侘び茶)의 전통을 세운 초조(初祖) 격의 인물이다. 그는 차를 마시는 일상적 행위를 일정한 공간·절차·도구·정신이 결합된 종합문화로 끌어올림으로써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적 의례를 만들어냈다.1522년 오오사까(大阪) 인근의 무역도시 사까이(堺)에서 태어난 리뀨우의 본래 이름은 타나까 요시로우(田中与四郎)였으며, 출가명은 소우에끼(宗易)였다. ‘리뀨우’는 본명이 아니라 토요또미 히데요시(豊臣秀吉, 1537~1598)가 천황에게 차를 올린 금중다회 무렵 받은 거사호(居士號)다. 그 ..

이번 여름에도

이번 여름에도삼복더위에도 나는 좀처럼 에어콘을 틀지 않는다.해마다 해오는 오래된 습이다.올해도 하늘에서 불덩이가 이글거린다.땀을 콩죽 끓듯 흘려도인간 共業의 과보여서오로지 견뎌내고자 할 뿐이다.도랑에 흐르던 물이 말랐다며농사가 걱정된다는 농촌친구 말에나는 선풍기를 꺼버렸다.기를 펴는 건 가뭄,평등하지 않은 폭염에 바다로 뛰어드는 젊은이들,기를 펴지 못하는 건 곡식,죽어나는 건 농부일 뿐이다.나는 또 다시전기코드를 뽑았다.2026. 7. 26. 18:31.북한산 淸勝齋에서雲靜 초고

중국 시인 뻬이따오(北岛)의 시 「회답回答」과 '몽롱파'

중국 시인 뻬이따오(北岛)의 시 「회답回答」과 '몽롱파'현대 중국의 문제 작가 뻬이따오(北岛) 시인을 소개한다. 그는 「회답回答」이라는 시로 문혁 이래 켜켜히 쌓인 중국의 인간성 상실의 상황과 부조리를 떠올리게 하는 물음을 던졌다. 이 작품은 1989년 6월 4일 천안문 사태에서 시위 학생들이 낭송함에 따라 일약 세계의 주목을 받은 시가 됐다. 그래서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요주의 인물이 된 그는 해외에 나갔다가 입국 거부를 당했다. 그 뒤 뻬이따오는 여러 나라를 전전하다가 미국에 정착해서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나중에 입국금지가 풀려 홍콩 중문대학에 교수로 근무했다가 지금은 명예 교수로 있으면서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해오고 있다. 그가 주관해서 만든 '홍콩 국제 시의 밤' 행사는 홍콩과 세계 각국의 시인들이..

화장실 '한 걸음'의 '문명'과 중국의 표어 인플레이션

화장실 '한 걸음'의 '문명'과 중국의 표어 인플레이션 서상문(여행 자유인)1992년 내가 최초로 중국을 여행하면서 각지에서 보게 된 화장실과 비교하면 지금의 중국 화장실은 놀랄만큼 청결해졌고 발전해 있다. 당시 웃지못할 화장실의 풍광을 얘기하게 되면 그걸 보지 못한 사람들에겐 일종의 문화충격이 될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화장실과 표어에 얽힌 다른 얘길 하고자 한다.중국을 여행하다 보면 뜻밖의 장소에서 중국 사회의 한 단면을 발견하게 된다. 거창한 박물관이나 혁명기념관, 정부 청사가 아니라 때로는 화장실에서다. 며칠 전, 백두산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어느 남자 화장실 소변기 앞에서 아주 익숙한..

서씨와 사슴의 조우

서씨와 사슴의 조우중국 여행 중 한 호텔에 들었더니 눈이 큰 샤갈의 사슴 무리가 보였다.반가워서 그들이 사는 풀밭 뜰에 나가주둥이에 손을 대며 물었다.“우리 시조 서신일 할배가니들 조상을 숨겨 준 얘기 아냐?활 든 포수를 거짓말로 속였지그 사슴이 목숨 건진 보답으로 서씨들에게 복을 많이 줬단다.고려조의 서희 장군이며,조선조 조부·부·손자의 삼대 영의정과 삼대 대제학을 내리 낸 게니들 덕일 거야.”“그래서 우린 사슴을 잡지 않고사슴고기도 먹지 않는단다.그러니 나를 무서워하지 마.”사슴은 초롱초롱 두 눈을 껌뻑인다.그리고 천천히 내 손을 핥는다.다른 세 마리도 내 말을 들었는지발끝을 옮겨 다가온다.그래, 그래, 고마워우린 서로 돕는 형제나 같아.사실은 모든 생명체가 한 몸이란다.다음 생엔 내가 너가 되고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