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의 공유/문학 미술 영화 평론 19

140년째 짓고 있는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140년째 짓고 있는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6월 10일 오늘은 6.10만세운동 발발 제 96주년이다. 해마다 오는 6월 10일의 역사에서 6.10만세운동 만큼 의미가 있은 사건은 없었다. 물론, 6.10만세운동은 우리 한국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오늘은 6.10만세운동은 제쳐놓고 조금 특이하게 오늘 타계한 건축가를 소개한다. 1926년 오늘 74세의 일기로 세상을 하직한 스페인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Antoni Gaudi, 1852~1626)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건축을 잘 모르는 사람도 한국에 "꿈꾸는 건축가"로 소개된 가우디라는 이 이름은 조금 들어봤을 것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가보지 않아도 1882년부터 짓기 시작하여 3세기에 걸친 지금까지 계속 짓고 있는 건물은 사..

조각가 김동욱 목조작품 전시회 참관 小考

조각가 김동욱 목조작품 전시회 참관 小考 모든 예술품들은 작가의 정신이 반영된 것이다. 정신작용이나 사유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냥 나오는 창작품은 하나도 없다. 예술의 발생론적 관점에서 볼 때 작품을 작가의 분신이나 편린이라고 하는 이유다. 60줄에 들어선 조각가 김동욱은 목조 조각을 예술행위임과 동시에 자기를 돌아보는 마음 성찰의 일환으로 작업해온 작가다. 그 이면에는 불교적 세계가 깔려 있다. 이번 작품전의 테마가 ‘冬安居’인 것이 이를 말해준다. 그저께 금요일 오픈한 이번 김동욱 작가의 작품전은 벌써 여덟 번째를 맞는 개인전이다. 그가 대학 졸업 후 줄곧 지켜온 자기 예술의 둥지인 춘천에서 열렸다. 전시는 5월 22일에 작품을 내린다. 점, 선, 면과 색으로 2차원적 화면에서 평면적으로 3차원의 일루..

茶山의 시 愁 감상

茶山의 시 愁 감상 愁 山葛靑靑棗葉生 長鬐城外卽裨瀛 愁將石壓猶還起 夢似煙迷每不明 晩食强加非口悅 春衣若到可身輕 極至想念都無賴 良苦皇天賦七情 근심 산 칡덩굴 푸르고 대춧잎 돋아나는데 장기성 바깥은 뭍 외의 바다다 근심은 바위로 눌러도 다시 일어나고 꿈은 연기에 빠진듯 매양 흐릿하기만 해서 저녘 밥을 굳이 더 먹는들 입이 즐겁지 않다 봄옷이 도착하면 몸이라도 가벼워질까? 생각을 깊이 해도 모두 쓸데 없는 것들뿐인데 하늘은 왜 일곱 가지 감정을 주셨을까? 산 칡덩굴 푸르고 대춧잎 돋아나는 봄이고 멀지 않은 곳에 동해바다도 있어 구경도 할 순 있다. 하지만 유배온 이래 마음속에 떠나지 않은 근심이 묵직하게 남아 있다. 두고 온 부인의 안위, 두 아들의 교육문제, 같이 유배와 있는 형을 비롯한 형제들에 대한 근심,..

숲을 안고 바람을 일으키는 화가, 박용운 교수의 작품을 보고

숲을 안고 바람을 일으키는 화가, 박용운 교수의 작품을 보고 도시인들이여! 회색빛 콘크리트를 떠나 숲을 거닐고 싶은가? 현대인들이여! 경쟁이 주는 비정함과 각박함에서 벗어나 잠시라도 야외나 바다로 나가서 바람을 쐬고 싶은가? 그렇다면 굳이 멀리 산으로, 바다로까지 갈 필요가 없다. 도심의 미술전시장으로 가보라. 그러면 숲을 만나고 바람 앞에 서게 될 것이다. 삭막한 도시의 전시장에 무슨 바람과 숲이 있냐고? 있다! 내가 다녀온 경험자다. 그저께 나는 잠시 짬을 내어 아내와 함께 강남의 코엑스에 마련된 미술전람회장을 다녀왔다. 숲으로 사람들을 덮어주고 바람을 일으켜 내면의 기를 일으켜 세우는 작품들을 보기 위해서였다. 이 작품들을 선보인 이는 중견 작가에서 원로급 작가의 반열에 설 수 있는 박용운 교수이다..

이상락 화백, 온 라인에 일상의 풍경을 수놓다!

이상락 화백, 온 라인에 일상의 풍경을 수놓다! 이상락 화백이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꾸준히 해오던 작품 활동을 온라인으로 연장시켰다. 그는 풍경화, 정물화, 인물화를 주된 화제로 그리는 구상 계열의 작가다. 그는 취미로 그리던 아마츄어 화가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화가의 길로 들어선지 오래 되지 않은 직업 화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사이 개인전도 몇 번 열었다. 온라인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란다. 단체전 출품도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수상도 여러 번 된다.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풍경, 정물이나 사람들이지만 모든 화가들이 그렇듯이 이상락 화백도 아무 것이나 다 화제로 삼지 않는다. 자신의 심미안을 거쳐야만 한다. 작가의 앵글이 중요한 것이다. 물론 작가의 감성도 잠자코 있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시 ‘봄앓이’를 쓴 동기 : 시인이 시를 쓰는 마음

시 ‘봄앓이’를 쓴 동기 : 시인이 시를 쓰는 마음 시인은 왜 시를 쓸까? 시인이 되기 전, 아주 오래 전 젊은 시절, 궁금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리곤 세월이 순식간에 많이 흘렀다. 이제 어줍잖지만 시인이 되고난 뒤 그 생각을 다시 끄집어내어 본다. 그렇다고 이 주제와 관련해서 무슨 거창하게 작가론이나 시론에 대해 미학적인 관점에서 쓰는 본격적인 글쓰기는 아니다. 그저 가볍게 머리를 풀어보는 워밍업 정도다. 시를 쓰는 동기나 목적은 시인마다 다르다. 또 어떤 시를 쓰는가에 따라서도 다르기도 할 것이다. 그저께 지인들에게 보낸 나의 졸시 ‘봄앓이’를 보고 지인들이 보내온 답글들을 통해 나는 왜 시를, 그것도 특히 슬픔, 비통, 애통, 통한 조의 시를 많이 쓰게 되는지 생각해봤다. 물론, 이 시 ‘봄앓..

‘쩐의 작가’ 변영환 화백의 초대전을 보고

‘쩐의 작가’ 변영환 화백의 초대전을 보고 '쩐의 작가' 변영환 화백이 이번에도 일을 냈다. 자신의 고향 천안에서 초대받은 초대전에서 또 한 번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쩐’으로 '쩐'의 유희를 벌이고 있다. ‘쩐’이란 속어로 돈을 가리킨다는 걸 모르는 한국인은 없다. 또 돈을 싫어하는 이도 없을 것이다. 돈 때문에 살고, 돈 때문에 죽는 인간들이다. 한 마디로 돈에 미친 세상이다. 그런데 작가 변영환에게는 오래 전부터 돈이 돈 이상의 무엇을 표현해내기 위한 오브제일 뿐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니다. 내가 관찰을 제대로 했다면 변 화백이 돈을 오브제로 사용한 초기에는 주로 동전을 많이 사용하다가 점차 종이돈으로 확장된 느낌이다. 진짜 한국돈 지폐와 달러를 사용하기도 하고, 그것들을 복사해서 쓰기도 ..

성탄절에 다시 보는 뒤러의 예수

성탄절에 다시 보는 뒤러의 예수 지금까지 내로다 하는 화가들이 그려낸 예수상의 작품은 숱하게 많다. 나는 그 그림들 중에 중세 독일의 화가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가 그린 ‘고뇌하는 사람 예수’(Man of Sorrows)를 몇 손가락 안에 꼽는다. 아무리 점수를 낮게 줘도 열 한 손가락 안엔 드는 성화다. 이유가 없을 수 없다. 물론, 이와 다른 엄숙한 분위기가 나는 예수상의 성화들도 좋아한다. 다른 면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은 1493년 뒤러가 만 22세 되던 해에 판넬에 유화로 그린 것인데, 현재 독일 동남부의 중소 도시 카를스루헤(Karlsruhe) 주립미술관(The Staatliche Kunsthalle State Art Gallery)에 소장돼..

민비의 초상화와 민비 살해범 미우라 고로의 한시

민비의 초상화와 민비 살해범 미우라 고로의 한시 민비! 1890년대 비극적 최후를 맞은 고종황제의 비 명성황후(1851~1895)다. '명성황후'는 그의 사거 후 고종이 내린 시호다. 그런데 민비가 죽고나서 지금까지 약 130년이 지났음에도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정확하게 알려 진 바가 없다. 제대로 된 초상화나 사진 한 장 발견 된 게 없어서 그렇다. 지금까지는 국내에서 대략 3명의 여인이 각기 민비일 것이라고 추정돼 오고 있다. 첫째가 1910년에 이승만이 쓴 『독립정신』이라는 책에 나온 명성황후 사진이다. 즉 아래의 사진 속 인물이다. 근거는 현재 ‘한미사진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명성황후로 추정되는 사진의 얼굴과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참고로 한미사진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명성황후로 추정 되는 ..

‘사회적 거리’와 고미술품 감상

‘사회적 거리’와 고미술품 감상 어제는 오랜만에 두 눈을 호강시켰다. 침침해가던 안광이 빛나고 모처럼 생기가 돌았다. 전혀 생각지도 않게 가서 보게 된 고미술 전시회장에서였다. 선배 한 분이 나를 불러낸 곳이 수운회관의 ‘多寶星 갤러리’였다. “봄, 옛 향기에 취하다”라는 기획취지로 이달 말까지 열린다는 고미술품 전시회다. 우선, 먼저 항간의 우려를 한 가지 씻어내고 나서 눈이 호강한 얘길 해보자. (고미술 전문가 수준의 본격적인 감상평이 아님은 물론이지만...) ‘사회적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화 되어 있어 다중이 모이는 장소에 가거나 단체 활동 참여가 조금 조심스런 요즘이니 말이다. 어제 가본 고미술 전람회는 그런 자제로 인한 망설임을 말끔히 씻어줬다. 금속 불상, 자기 불상, 도자기, 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