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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山의 시 愁 감상

雲靜, 仰天 2022. 4. 25. 07:11

茶山의 시 愁 감상



山葛靑靑棗葉生
城外卽裨瀛
愁將石壓猶還起
夢似煙迷每不明
晩食强加非口悅
春衣若到可身輕
極至想念都無賴
良苦皇天賦七情

근심

산 칡덩굴 푸르고 대춧잎 돋아나는데
장기성 바깥은 뭍 외의 바다다
근심은 바위로 눌러도 다시 일어나고
꿈은 연기에 빠진듯 매양 흐릿하기만 해서
저녘 밥을 굳이 더 먹는들 입이 즐겁지 않다
봄옷이 도착하면 몸이라도 가벼워질까?
생각을 깊이 해도 모두 쓸데 없는 것들뿐인데
하늘은 왜 일곱 가지 감정을 주셨을까?

현재의 장기읍성 모습


산 칡덩굴 푸르고 대춧잎 돋아나는 봄이고 멀지 않은 곳에 동해바다도 있어 구경도 할 순 있다. 하지만 유배온 이래 마음속에 떠나지 않은 근심이 묵직하게 남아 있다. 두고 온 부인의 안위, 두 아들의 교육문제, 같이 유배와 있는 형을 비롯한 형제들에 대한 근심, 유배가 언제 풀릴지 등등 다산의 마음속엔 근심걱정이 하루라도 잦아들 날이 없었다.

그러한 근심은 바위로 눌러도 다시 일어난다. 그런 심적 상태에서 꿈인들 맑고 청명하겠는가? 꾸는 꿈 마다 늘 흐릿하기만 하니 식사를 한들 밥맛이 더 나겠는가? 그래도 가속에서 보내주는 봄옷이 도착하면 기분 전환이 돼서 몸이라도 가벼워질까? 이 생각, 저 생각한들 이곳 유배지에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모두가 부질없는 것뿐이다. 그런데도 인간에게 희노애락애오욕의 일곱 가지 감정을 주신 하늘이 원망스럽다. 차라리 생각 없이 사는 게 더 나을 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2022. 4. 25. 07:10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