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쿠 여름꽃 올해 들어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다. 혼자만의 과욕에서 친구가 쏟아내는 야비한 막말들과 갖가지 꼬이는 일들은 인생사가 다 그러려니 하고 받아 넘기고 있다. 하지만 친한 친구와 선후배들이 제명대로 살지 못하고 돌연사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는 건 정말 감당하기 어렵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몇 명째인가? 이 무슨 변고인가 싶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글도 쓰지 않고 있는 이유다. 그 대신 “유랑” 하는 걸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주말엔 아내와 함께 서울 시내에 있는 駱山에 갔더니 여름 꽃들이 만발해 있었는데, 그 중 바람에 일렁거리는 접시꽃들이 참으로 서글프게 느껴졌다. 나의 처지가 포개졌던 것일까? 해서, 하이쿠 2수를 지었다. 이 짧은 하이쿠에도 은연 중에 비통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