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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성탄절 한 해 동안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오늘은 생애 최고의 휴식과 위안이 되시길 축원 드립니다! tip!!! 구약에 의하면, 옛날 성탄절은 1월 6일이었다. 1월 1일에 천지창조된 후 6일째에 인간이 빚어졌다고 믿어졌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아르메니아 교회에선 1월 6일을 성탄절로 지낸다고 한다. 그 뒤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동지날로 앞당겨졌다가 12월 25일 오늘을 성탄절로 정한 건 325년 '니케아 종교회의'(Councils of Nicaea)에서였다. 니케아 종교회의란 기독교를 공인한 로마 제국 황제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아리우스파(派)의 비난에 대응해서 당시 분열된 기독교 교리를 정리하기 위해 현재 튀르키예의 이즈니크로 이즈니크 호수가에 위치하고 있는 니케아에서 소집한 제1회 종교회의를 말한다. ..

랑케 小稿

랑케 小稿 12월 20일 오늘은 18세기 말 서양 근대역사학의 정초를 놓은 독일의 실증주의 역사학자 레오폴드 랑케(Leopold von Ranke, 1795~1886)가 224년 전인 1795년에 태어난 날이다. 랑케는 자신이 살던 그 시대에까지 통용되던 계몽주의적 진보사관과 헤겔(Jeorg Wilhelm Friedrich Hegel, 1770~1831)의 관념주의적 역사서술 방식에 정면으로 도전한 역사학자로 알려져 있어서 서양사학사에선 충분히 언급할 가치가 있는 인물이다. 랑케는 인류의 역사가 무한히 진보할 것이라고 주장한 역사학자 꽁도르세(Marquis De Condorcet, 1743~1794) 류의 낙관주의적 계몽사관 그리고 인류의 역사를 하느님이 행하는 “인간 구제의 역사”라고 본 헤겔류의 철학..

생각과 마음

생각과 마음 생각은 모든 현상과 결과들의 일차적인 원인이다. 이 세상과 우주에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몸으로 접하거나 경험 혹은 행위하고, 생각 혹은 의식(六識)하는 일체(六處와 六境)는 생각의 결과다. 특히 행위는 그 생각의 연장인 것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엉겁결에, 얼떨결에, 혹은 부지불식간에 한 것처럼 보이는 언행조차도 모두 생각의 결과가 아닌 게 없다. 뇌의 어느 한 부위(현대 과학에선 생각과 마음이 어느 부위에서 작동하는지 정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단지 뇌의 전두엽에서 작동되고 있다는 정도로 추정하고 있음)에서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의 속도가 전광석화처럼 너무 빨라 감각적으로 미처 인식하거나 느끼지 못할 뿐이다. 생각은 그야말로 불교에서 말하는 ‘찰나’에 해당되는, 인간의 감..

인연 Ⅲ

인연 Ⅲ 삶이란 때론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할 때가 있다. 작년 여름, 전혀 생각지도 않게 갑자기 대만 중화민국 정부의 초청을 받아 올해 초부터 대만에서 약 1년간 생활하게 됐으니 말이다. 인연 역시 가늠할 수 없는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전혀 생각지도 않은 한 여인이 내가 모르는 사이에 자기 혼자서 나를 마음속 연인으로 생각하다가 여운이 긴 편지 한 통 남겨 놓고 홀연히 사라진 게 마지막이었으니 말이다. 그 여인이란 얼마 전 볼 일이 있어 과거 30대 초반 내가 일본어 강사로 있었던 보습반(학원)이 있던 타이베이역 건너편 충칭난루(重慶南路)에 갔다가 문득 떠오른 20대 중반의 한 “샤오졔”(小姐, 아가씨)였다. 그녀는 내가 약 2년 남짓 이곳 타이베이의 한 보습반에서 일본어 회화를 가르쳤을 때 나의 ..

인연 Ⅱ

인연 Ⅱ 세상만사가 다 그렇지만, 만나고 헤어짐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게 사람의 인연이다. 애틋하게 만나고 싶어도 한 번 보고는 평생 동안 못 보고 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마주치고 싶지 않는데도 자주 얼굴을 맞닥뜨리게 되는 이도 있다. 그야말로 애별리고(愛別離苦)요, 원증회고(怨憎會苦)이다. 생각나는 사람이 많은 계절의 이 가을날 오후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낙엽들을 물끄러미 보고 있노라니 오늘은 약 30년 전 30대 초반의 타이완 유학 시절 타이베이 시내 한국 사찰의 법회에서 인연이 된 한 스님이 몹시 생각난다. 그분은 道山이라는 법명을 가진 젊은 한국인 선승이었다. 훤칠한 키에 이목구비가 시원시원하게 생긴 비구승으로 파르스름한 깎은 승발이 퍽 인상적이셨던 분이었다. 스님은 출가 전 세속에서 대..

인연 Ⅰ

인연 Ⅰ 서상문(환동해미래연구원 원장) 맑고 푸른 하늘, 곱게 물든 낙엽이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초겨울, 문득 고등학교 때 배운 피천득 선생의 수필 ‘인연’이 떠오른다. 피천득 선생이 젊은 시절 일본 체류 때 하숙집 주인 딸과의 만남을 얘기한 수필이다. 내용 중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라는 대목을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 나는 가즈미(和美)와 두 번 만났다. 그리고 십여 년 넘게 소식이 끊겼다가 세 번째는 만나지 못하고 아니 들었어야 좋았을 소식만 들었다. 가즈미는 나와 결혼 인연이 될 뻔했던 일본 오사카(大阪)의 재일교포 3세였다. 당시 그는 아름다운 자태의 방령 24세였고, 나는 그보다 세 살이 많은 27세의 더벅머리 청년이었..

중국 향산(香山) 혁명기념관 관람평

중국 향산(香山) 혁명기념관 관람평 역사는 과거 사실의 재구성이지만 재구성 과정에선 반드시 현재 상황이 반영된다. 현실이 어떻게 반영되는가에 따라 그 나라의 정치적 자유의 정도를 알 수 있다. 중국 전역은 지금 시진핑을, 모택동을 능가하거나 혹은 최소한 그와 동급의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의지의 실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어제 오전에 들른 북경 서북쪽 교외 香山에 자리 잡은 ‘향산혁명기념관’도 이러한 현실이 반영되고 있는 현장의 한 곳이었다. 향산혁명기념관은 마치 현 중국의 최고 지도자 시진핑을 위해 건립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전시내용이 시대착오적인 개념으로 채워져 있었다. 지난 20세기 중국공산당의 혁명과정 그리고 그들이 세운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과정 및 중국의 굴기를 자랑하고 선양..

蘆溝橋 初探 : 예술적 가치와 전략적 중요성

蘆溝橋 初探 : 예술적 가치와 전략적 중요성 오후, 겨울해가 설핏할 무렵 나는 이방인의 행색으로 북경 남서쪽에 위치한 노구교(蘆溝橋)에 당도했다. 책이나 문헌에서만 누누히 봐오던 노구교 앞에 서게 된 것이다. 노구교! 한 눈에 봐도 마르코 폴로(Marco Polo, 1254~1324)가 “세계에서 가장 좋기로 유일무이한 다리”라고 극찬할만 했다는 생각이 든다. 과장과 허풍이 세긴 했지만 세계여행 기행문 ‘동방견문록’으로 아시아가 유럽에 소개되는 계기를 만든 여행전문가 다운 안목 있는 평가다. 노구교는 永定河라는 강에 서쪽의 房山, 王佐鎭에서 동쪽의 宛平城 입구로 통하는 길목에 가로 놓여 있는 다리다. 완평성은 북평으로 들어가는 서남쪽 읍성이다. 다리의 길이는 266.5m, 폭은 9.3m이다. 다리 위에서..

역사상의 “12월 10일” 오늘 小稿

역사상의 “12월 10일” 오늘 小稿 1948년 12월 10일 오늘은 나혜석(1896~1948)이 서울의 한 병원에 무연고 신원불명의 행려병자로 입원해 있다가 한 달 만에 세상을 떠난 날이다. 나혜석은 한국 근대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였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그는 몇 가지 “조선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니는 여성이다. 조선 최초로 유럽여행을 떠난 여성이었고, 여성으로선 조선 최초로 일본으로 건너가 서양미술을 정식으로 배웠으며, 또 최초로 서울에서 “여류화가”(여성 차별적인 명칭임)의 유화작품전시회를 연 신여성이었다. 지난달 덕수궁에서 전시된 나혜석의 작품을 다시 보면서 재차 평한 바 있지만, 사실 나혜석의 작품 자체는 작품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 형태와 색을 단순화 시킨 모딜리아니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역사상의 12월 8일과 일본군의 잔인성

역사상의 12월 8일과 일본군의 잔인성 지난 세기 1941년 12월 8일 오늘은 일본 군부(특히 야마모또 이소로쿠 山本五十六을 위주로 한 해군)가 주도한 하와이 진주만 기습공격으로 아시아에서의 제2차 세계대전(일본측에선 소위 "태평양전쟁"이라고 일컫고 있지만 이는 전쟁도발의 범위를 축소시킴으로써 전쟁도발의 정당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잘못된 용어임)을 일으킨 날이다. 그날은 일본 시각으로는 월요일 새벽 3시 35분이었지만 하와이 시각으론 미군병사들이 느긋하게 늦잠에 빠져든 일요일 아침인 12월 7일 아침 7시 55분이었다. 일본군이 이 시각을 진주만 기습공격 개시로 잡은 것은 기습의 효과를 최대화 하기 위해 고안한 결과였다. 통상 전쟁에서 기습작전의 효율성이 높은 시간대는 새벽이라고 생각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