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의 공유/아시아사 58

한국인의 대중국 사대의식은 언제, 왜 생겨났는가?

한국인의 대중국 사대의식은 언제, 왜 생겨났는가? 오늘 새벽부터 제가 졸문들을 너무 많이 올려서 공유 공간을 도배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선배님들에게 면구스럽습니다. 그러나 이 대표님께서 제게 좀 나서라고 해서 약간 워밍업을 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이런 저런 졸문을 올리는 거 밖에 없습니다. 널리 혜찰해 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무슨 일에 대해서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그건 자유지만 팩트는 제대로 알고 해야 된다. 우리 사회에 전반적으로 부족한 것이 이런 소양이다. 오늘은 기왕에 실례하는 김에 하나를 더 하겠다. 1950년 9월 28일 오늘은 한국전쟁중 국군이 서울을 탈환한 서울수복기념일이자 동시에 이승만 대통령이 국군에게 이북진격을 명령한 날이다. 한미군의 북진과정, 그 정치적 의미와 국제 전..

"중국"명칭의 유래와 정치적 함의

"중국"명칭의 유래와 정치적 함의 우리가 흔히 "프레임" 어쩌고 하듯이 인간은 언어에 포박돼 산다. 언어를 떠나서는 사유도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사유는 언어를 또 만들어 낸다. 양자는 순환관계에 있지만 비트겐슈타인 등 현대 언어철학자들이 지적하듯이 언어는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주어진 관계 속에서 최대한 언어는 바로 써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오해가 시작되고 나중에는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사이에 큰 후과와 고착과 질곡 같은 현상들이 초래된다. 공자가 말한 正名사상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중국"이라는 말은 우리 선조들이 시작해서 오랫동안 최소 600년 이상 맞는 말이라고 의심 없이 써오고 있는 용어다. 중국 인민들도 스스로 이 말에 포박되어 산다. 영어 China로 "China"를 지칭하는 ..

미얀마 현대사③ 아웅 산이 꿈 꾼 버마의 미래상

미얀마 현대사③ 아웅 산이 꿈 꾼 버마의 미래상 버마인이나 미얀마인들에게 각인돼 있는 불멸의 아웅 산=국가영웅의 이미지 또 그로부터 배태되는 아웅 산의 정치적 카리스마의 실체는 대영, 대일 반제투쟁과 국가독립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실이다. 사실상 그는 영국의 식민지 상태로부터 벗어나는 국가독립의 쟁취를 최우선시 한 삶을 살았다. 그러한 삶은 말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영국이 어떤 나라였는가? 우리 한국의 현대사를 이해하고자 할 때 일제 식민통치를 빼놓고선 절대 이해가 안 되듯이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등 서남아시아 국가들의 현대사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영국의 식민통치를 빼놓고선 절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한 일제의 식민통치와 북한 김일성의 남침이 민족사적 비극의 가시로 박..

미얀마 현대사② 비극의 출발점 : 아웅 산 암살의 배경과 그 의미

그저께 미얀마 군부의 군사쿠데타 발발 뉴스를 듣고선 미얀마 현대사를 5회에 걸쳐 연재하기로 했지만 6회로 늘리기로 하고 그 두번째 글로서 오늘은 아웅 산의 암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소개한다. 이 장은 원래 계획엔 없던 것이다. 두번째 주제인 아웅 산이 그린 건국 후 버마의 국가정체, 정치적 비전, 꿈을 소개하면서 그의 암살이 갖게 된 국가적 혹은 시대사적 손실 부분에서 간략하게 논급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렇게 했을 경우 전체적으로 아웅 산이 암살된 배경이 너무 소략하게 그려지게 되고, 그로 인해 그 뒤 군부가 왜 쿠데타를 자주 일으키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게 될 것이다. 그런 판단에서 아웅 산의 암살 관련 내용을 별도로 독립된 장으로 만들어 좀 더 구체적으로 밝히게 됐다. -2021. 2. 4. ..

미얀마 현대사① 미얀마 독립영웅 아웅 산의 독립투쟁과 죽음

어제 미얀마에 또 다시 군부의 쿠데타가 발생한 모양이다. 미얀마에는 왜 저렇게 군사쿠데타가 끊이지 않을까? 이번 쿠데타를 계기로 미얀마에 군사쿠데타가 빈발한 원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미얀마 현대사를 6회에 걸쳐 연재한다. 글 싣는 순서는 아래와 같다. 미얀마 현대사① 미얀마 독립영웅 아웅 산의 독립투쟁과 죽음 미얀마 현대사② 비극의 출발선 : 아웅 산의 암살배경과 그 의미 미얀마 현대사③ 아웅 산이 꿈 꾼 버마의 미래상 미얀마 현대사④ 아웅 산이 남긴 유산 : 유가족의 삶과 동지의 배신 미얀마 현대사⑤ 민주화의 상징 아웅 산 수찌의 등장 미얀마 현대사⑥ 미얀마 군부와 아웅 산 수찌의 관계 : 적인가? 동지인가? 이 여섯 편의 글은 모두 2019년 9월 초 내가 미얀마를 여행하면서 써놓은 글을 오늘 일부 ..

야꾸자 이야기 ③ 야꾸자 조직은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

야꾸자 이야기③ 야꾸자 조직은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 조직이 강한지 약한지는 그 조직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봐도 된다. 조직의 구성이 중요한 이유다. 한 마디로 조직의 구성은 척추동물의 척추 같은 것이다. 조직의 성격이나 결속력, 효율성에 따라 그 단체의 사활이 결정될 정도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따라서 조직의 구성을 이해하게 되면 조직의 성격은 물론이고, 해당 조직의 미래가 어찌 될지도 내다볼 수 있다. 정부, 군대, 경찰 등의 국가기관과 대기업, 개인 회사 등의 사조직도 그렇고, 심지어 동창회나 사소한 계모임도 구성이 중요하다. 폭력조직도 예외가 아니다. 이탈리아의 마피아, 대만 및 홍콩의 삼합회(三合會)나 죽련방(竹聯幇)도 그렇다. 일본 야꾸자도 마찬가지로 구성이 중요시..

역사상의 “12월 10일” 오늘 小稿

역사상의 “12월 10일” 오늘 小稿 1948년 12월 10일 오늘은 나혜석(1896~1948)이 서울의 한 병원에 무연고 신원불명의 행려병자로 입원해 있다가 한 달 만에 세상을 떠난 날이다. 나혜석은 한국 근대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였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그는 몇 가지 “조선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니는 여성이다. 조선 최초로 유럽여행을 떠난 여성이었고, 여성으로선 조선 최초로 일본으로 건너가 서양미술을 정식으로 배웠으며, 또 최초로 서울에서 “여류화가”(여성 차별적인 명칭임)의 유화작품전시회를 연 신여성이었다. 지난달 덕수궁에서 전시된 나혜석의 작품을 다시 보면서 재차 평한 바 있지만, 사실 나혜석의 작품 자체는 작품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 형태와 색을 단순화 시킨 모딜리아니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역사상의 12월 8일과 일본군의 잔인성

역사상의 12월 8일과 일본군의 잔인성 지난 세기 1941년 12월 8일 오늘은 일본 군부(특히 야마모또 이소로쿠 山本五十六을 위주로 한 해군)가 주도한 하와이 진주만 기습공격으로 아시아에서의 제2차 세계대전(일본측에선 소위 "태평양전쟁"이라고 일컫고 있지만 이는 전쟁도발의 범위를 축소시킴으로써 전쟁도발의 정당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잘못된 용어임)을 일으킨 날이다. 그날은 일본 시각으로는 월요일 새벽 3시 35분이었지만 하와이 시각으론 미군병사들이 느긋하게 늦잠에 빠져든 일요일 아침인 12월 7일 아침 7시 55분이었다. 일본군이 이 시각을 진주만 기습공격 개시로 잡은 것은 기습의 효과를 최대화 하기 위해 고안한 결과였다. 통상 전쟁에서 기습작전의 효율성이 높은 시간대는 새벽이라고 생각하지만..

야꾸자 이야기② 야꾸자의 개념 정의

야꾸자 이야기② 야꾸자의 개념 정의 지난 번 글을 통해 ‘야꾸자’(八九三)라는 말의 유래를 알아봤다. 이번에는 그 연장선상에서 일본사회에서 야꾸자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것인지 개념을 알아본다. 『大辞泉』나 『新辞源』 같은 제법 두툼한 일본어 대사전에는 ‘야꾸자’의 뜻풀이로 두 가지를 설명해놓고 있다. 첫째, 도움이 되지 않는 일, 가치 없는 일, 또는 그런 자다. 둘째, 도박꾼, 폭력단원 등, 정상적인 업이 아니라 법에 저촉되는 일을 해서 살아가는 자들의 총칭이다. 보통 일본인들의 뇌리에는 야꾸자란 대략 “조직을 만들어 폭력을 배경으로 직업적으로 범죄활동에 종사해 수입을 얻는 자”로 각인돼 있다. 지난 글에서 봤듯이 본래 ‘야꾸자’는 떠돌이, 사는 곳이 일정하지 않는 자(根無し草), 건달, 무뢰한, 깡패..

지일의 출발선, 일본정치의 중핵 천황을 알자! : 우리가 “천황제” 폐지를 주장해야 하는 이유

지일의 출발선, 일본정치의 중핵 천황을 알자! : 우리가 “천황제” 폐지를 주장해야 하는 이유 어제 나는 최근 동아시아 정세 변화를 거론하면서 일본에 대한 대항책의 하나로서 세세대대(천황가의 주장으론 “萬世一系”)이어질 “천황제”의 폐지를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오늘 이 글에서는 내가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주제가 주제인만큼 조금 긴 글이 될 것이다. 다른 나라의 국체와 정체에 대해 가타부타 얘기하는 건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상식에 배치되는 행위다. 예컨대 태국인들에게 국왕을 없애고 공화정체제로 바꾸라고 한다거나, 네덜란드인들에게 국왕을 없애라든가 혹은 영국인들에게 국왕이 왜 필요하냐는 비난이 해당 국가들에겐 그야말로 상식 밖의 내정간섭으로 받아들여지는 것과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