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문의 한시 21

茶山의 유배시 '獨坐'에 답하다

茶山의 유배시 '獨坐'에 답하다 獨坐 旅館蕭寥獨坐時 竹陰不動日遲遲 鄕愁欲起須仍壓 詩句將圓可遂推 乍去復來鶯有信 方言忽噤燕何思 只饒一事堪追悔 枉學東坡不學棋 裊娜煙絲寂歷中 春眠起後野濛濛 山雲遠出强如月 林葉自搖非有風 眼向綠陰芳草注 心將槁木死灰同 縱然放我還家去 只作如斯一老翁 홀로 앉아서 쓸쓸한 빈 여관에 홀로 앉아 있는데 대나무 그늘은 꼼짝 않고 해는 더디네 향수가 도지려는 걸 억지로 눌러놓고 지어놓은 싯구들을 다듬는다. 잠시 갔다 다시 오니 꾀꼬리는 소식이 있는데 제비는 무슨 생각인지 입을 다물어버리는구나 두고 두고 후회가 되는 한 가지는 소동파를 배우느라 바둑을 못 배운 거라네. 늘어진 버들가지는 적막 속에 있는데 봄잠에서 깨고보니 들빛이 어둑 어둑하고 먼 산에 구름이 걷혀서 달이 뜬 듯 환하구나 나뭇잎이 절..

친구와의 대화와 한시 少長之差

친구와의 대화와 한시 少長之差 아침에 일어나 보니 카톡방에 친구들이 보낸 글들이 여러 개 들어 와 있었다. 평소 내게 온 글에 대해선 답은 일일이 다 해주는데 오늘은 조금 색다른 글이 있다. 친구가 간밤에 술을 마시면서 생각나는 여러 가지 감회를 적은 것이었다. 아래에 옮겨 놨다. 그리고 아침에 나도 그 친구에게 답글을 보냈다. 답글도 그 아래에 옮겨 놨다. 송영길ㆍ이인영ㆍ임종석ㆍ우상호ㆍ정청래 등등ᆢ 얘들이 한국 정치사의 진정한 역적들이고 부끄러운 우리 역사의 한 단면을 장식할 것임이 확실한데ᆢ 아직도 현 정권의 지지율이 40% 좌우함이 여론 조작이 분명하지 않나요? 우리 바로 밑의 후배들 386(현 586)들의 국정 농단에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절반 이상을 차지한 이들의 횡포를 어..

同學 소식

同學消息 同門修學友先去 因在遠未聽寄別 遲聞她離開人世 吾只能痛飮歎息 同學 소식 한 때 함께 공부했던 친구가 먼저 갔단다 멀리 떨어져 있어 기별도 제때 듣질 못했네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릴 뒤늦게 들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게 술로 탄식하는 것밖에 없구나! 2021. 8. 31. 01:25 북한산 淸勝齋에서 대만에서 박사반 동기가 病逝했다는 소식을 듣고 雲靜

영덕기행① : 목은 이색선생 생가 터, 괴시리전통마을, 메타세콰이어길

영덕기행① : 목은 이색선생 생가 터, 괴시리전통마을, 메타세콰이어길 다시 영덕에 갔다.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이번엔 친구들과 함께 먼저 목은 이색 선생(1328~1396)의 생가 터를 찾았다. 목은은 고려조의 마지막 세 충신을 상징하는 三隱(圃隱 정몽주, 冶隱 길재, 牧隱 이색)중의 한 사람이다. 이어서 목은 선생 생가 터 입구에 있는, 200년이나 된 전통가옥들이 모여 있는 괴시리 전통가옥마을 그리고 그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는 곳에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조림돼 있는 "메타세콰이어길"에도 가봤다. 목은은 이성계의 역성혁명에 가담하지 않고 쓰러져 간 고려조와 끝까지 함께 한 충신이다. 여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우중에 찾은 목은의 생가 터를 보고 느낀 감회를 간단하게 적는다. 우선, 이곳의 ..

한시 为知己者死

为知己者死 志士为知己者死 美女为悦己者容 终于碰友久慕我 吾也为知余者斃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죽는다! 지사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죽는다 미녀는 자신을 이쁘게 봐주는 이를 위해 가꾼다 마침내 오랫동안 나를 연모해온 친구를 만났네 나 역시 나를 알아주는 이를 위해 죽는다. 2021. 2. 21. 08:59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蘭皐先生 김삿갓을 찾아서

蘭皐先生 김삿갓을 찾아서 방랑시인 김삿갓! 김씨 성에 본명이 炳淵(1807~1863)이란 건 널리 알려져 있지만 호가 蘭皐란 걸 아는 이는 드문데 나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오. 아무튼 내가 김삿갓이란 이름을 안지는 반세기 이상이나 흘렀구랴. 그런데 오늘에야 일부라도 직접 그 족적을 보게 되니 만시지탄감이 일지만 그렇다고 감흥이 돋지 않는 건 아니외다. 천하가 아는 雲水歌人 김삿갓이 아니오. 사람들이 아무 이유 없이 "김삿갓!", "김삿갓!" 하지는 않겠죠. 풍류와 해학으로 당대를 풍미했다 하니 그 곡절과 정신이 뭔가 해서 한미한 이 소생이 먼 곳에서 蘭皐선생의 芳香에 끌려 선생을 찾아왔소이다. 山紫水明한 영월 땅에 秋色이 돌기 시작한 풍광부터 예사롭지가 않구나! 절세의 풍류객 蘭皐선생을 찬미한 여러 詩碑들..

東國人起來!

선후배님들 모두 잘 들어가셨겠죠? 사단법인 '미래가치 실현 동'의 발기에 즈음해 발기인으로 참여한 선후배들 간에 서로 각오를 다지자는 뜻에서 ‘未來價値實現東同動’을 머리글자로 지어본 졸시 초고 한 편 올립니다. 날씨가 차다고 웅크리지 마시고 동장군과 맞짱 한 판 뜨셔서 건강 지키시면 좋겠군요. 東國人起來! 未來不是自然來 由吾們同創造的 價値生與滋味世 値面愚貪被除去 實現人本來眞我 現聳立大義來始 東國人未來價値 同衆在與民同樂 動到極點開未來 동국인 일어서다! 미래는 저절로 오는 게 아니고 우리가 함께 창조하는 것이라네. 가치로운 삶과 살맛나는 세상은 직면해 있는 우매와 탐욕이 걷어내져 인간본래의 참 자아를 실현시키고 바로 대의를 높이 세우는데서 시작될걸세 동국인이 이루고자 하는 미래가치는 대중과 함께 하는 여민동..

한시 秋曉雨聲

秋曉雨聲 曉忽聽雨聲 醒來秋在枕 思半生如夕 兩靈已變雪 冬繼秋攝理 做事如泰山 心尙壯離業 已成老眼淚 가을 새벽 빗소리 잠결에 들려오는 새벽 빗소리 깨어보니 가을이 베개 맡에 와 있네 지난날 돌아보니 반평생이 엊저녁 같은데 귀밑머리엔 어느덧 눈이 내려앉는구려.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는 게 섭리지만 못 다한 할 일이 태산 같구려 마음은 아직도 젊은데 업을 두고 가려니 벌써 노안 된 눈에 눈물이 고이는구나. 2017. 8. 24. 06:42 구파발 寓居에서 새벽녘 빗소리 듣고 시름에 겨워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