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 443

하이쿠 智理山の枾

깊어가는 가을날 아침, 하이쿠 한 수 감상하면서 출근하세요! 하이쿠는 원래 반드시 3행으로 쓰되 각행의 글자수가 5.7.5자여만 하는 형식을 갖춰야 합니다. 하지만 근래 일본에선 한 行이 한 자 정도는 늘어나는 건 용납되는 추세에 있습니다. 아래 첫 행은 あかいかき 5자, 둘째 행은 へきくうにかかる 8자, 세 번째 행은 そらこころ 5자입니다. 智理山の枾 紅い枾 碧空に掛る 空心 지리산의 감 붉은 감 푸른 하늘에 걸린 하늘마음 2017. 10. 5, 15:58 雲靜 지리산을 찾았다면서 산중 감나무에 홍시 하나가 대롱대롱 걸려 있는 걸 사진 찍어 보내주면서 하이쿠를 지어주라는 친구의 부탁을 받고 술 마시러 가는 택시 안에서 황급히 쓰다. 친구의 부탁이 있었던 건 구룡포 사는 스스로 ‘허재비’라고 자칭하는 한 ..

이탈리아인들에게서 배울 점들

이탈리아인들에게서 배울 점들 이탈리아는 긴 장화 모양의 반도국가다. 국토의 크기는 남북한 크기를 합친 넓이의 약 1.5배에 달하며, 기후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이 나라는 그리스 로마 문명의 한 축을 이루는 곳이기 때문에 곳곳에 콜롯세움, 바티칸 성당, 피렌체 성당과 피사의 사탑 등등 고대와 중세 1,000년 이상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고적들이 즐비해 나라 전체가 인류문화유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탈리아는 곳곳에서 설치는 좀도둑들만 아니라면 이런 인류문화유산의 고적들뿐만이 아니라 눈에 잘 띄지 않는 국민들의 의식수준과 정치풍토가 여행객들로 하여금 다시 찾고 싶을 만큼 강한 인상과 여운을 남기게 하는 나라다.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인지 찾아보면, 먼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이탈..

가을에 읽는 將進酒

가을에 읽는 將進酒 한가위가 지났습니다. 절기로는 오늘밤이 가장 밝은 달이 뜨게 돼 있지만, 여긴 가랑비가 내리고 있어 달을 보기엔 무망할 것으로 보입니다. 상상으로라도 둥기둥~ 보름달이 뜨는 걸 보면 술이 생각나고, 술하면 대작할 벗이 있어야겠죠. 중국 시문학사에서 이 모든 요소를 안고 있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속칭 “주태백”이라고 불리는 당나라 시대의 詩仙 李太白입니다. 太白은 자이고, 李白이 성명입니다. 이백의 대표적 시작 가운데 하나인 권주가를 소개합니다. 술을 권하는 詩歌 장진주(將進酒)입니다. 將은 “청컨대”, “청하노니” 등의 의미가 있고, 進酒는 “술을 드십시요”라는 말로서 將進酒는 “청하노니 술 한 잔 드시죠”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進酒라는 단어는 구어체로도 중화권 지역에선 오늘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