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경향신문사 사우회 단톡방에 어느 분이 이문재 시인의 시를 올렸기에 그에 대해 화답글을 올렸다.
농담/이문재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해서
종은 더 아파야 한다
멀대 이문재 시인에게 하는 농담/멀대 서상문
가끔씩 구성진 술을
혼자서 마실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멀대 얼굴이 떠오른다
멀대는 술이 당기게 한다.
혀가 뱀처럼 감기는
술 잔을 받아 들면
자주 멀대가 생각나니
멀대는 멀대를 사랑하는가 보다.
천지 봄꽃에 취하거나 화사한 가을단풍에 넋이 빠질 땐
아무도 생각나지 않으니
멀대는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인 모양이다.
멀대가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기 위해서
멀대는 더 많이 아파야 한다
아프지 않으면 멀대가 아니다.
2019. 11. 19. 08:09
臺灣 中央硏究院 近代史硏究所에서
雲靜
* 두 사람은 경향신문사에 근무할 때부터 서로 “멀대”라고 부르던 것을 30년이 더 지난 지금도 “멀대!”라고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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