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음악 가요

최진희의 '까페'에서

雲靜, 仰天 2023. 9. 18. 12:43

최진희의 '까페'에서


국내 여가수들을 통 털어 가장 성량이 풍부한 가수를 꼽으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최진희와 이선희를 든다. 최근 젊은 가수로는 단연 소향을 꼽는다.

최진희는 '사랑의 미로'에서 자신의 음악성을 유감 없이 폭발시킨 가수다. 오늘은 최진희의 노래를 한 번 들어보기로 하자. '까페에서'라는 곡이다.

나 혼자 이렇게 앉아 있어도 그 사람 오지 않네/
이곳에 와서 만난 그사람 지금은 왜 못오시나/
희미한 불빛 까페에서 나눈 술잔에/
던져버린 나의 모습 받아버린 너이기에 잊을 수 없어/
아~~ 그 추억 아~~그 순간
사랑의 미련이어라.

못잊어 이렇게 찾아 헤매도 그사람 소식 몰라/
나 항상 너를 생각하지만 네 모습 보이질 않네/
희미한 불빛 까페에서 나눈 술잔에/
나의 발길 묶어놓고 떠나버린 너지만 지울 수 없어/
아~~오늘도 아~~내일도 사랑은 추억이어라.

https://youtu.be/1gIL7_9YvUQ

그래 맞다. 노랫말처럼 사랑은 추억이란다. 인생은 추억이고 지난 삶은 추억 밖에 남는 게 없단다. 다시 오지 못하는 것을 추억하면서 사는 것도 사랑이란다! 사랑이 살아 있어야 다가올 삶도 추억으로 살아지리라! 다만, 실생활에선 위 노래 가사처럼 과거의 누군가를 “못잊어 이렇게 찾아 헤매도” 될 정도가 되면 곤란하겠다. 희미한 불빛의 까페에서 자신이 빠져나오도록 해야 한다. 모든 것을 걸고 사랑했었더라면 상대가 떠나도 미련은 남지 않을 것이다. 아래에 덧붙여 놓은 멀대의 졸시 내용처럼 아낌 없이 사랑했음에도 헤어졌다면 역설의 미학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살면서 어쩌다가 옛날 함께 술잔을 나눈 희미한 불빛의 까페에 가게 된다면 문득 실루엣이 떠올라 혼자서 미소 짓고 말 정도가 되면 족하리라. 최진희 님 미안해용~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명심해야 한다. 불확실한 미래와 되돌릴 수 없는 과거 사이에서 자기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 그리고 과거와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지금 현재 자기 자신 뿐이라고!

2023. 9. 18. 12:41
북한산 淸勝齋를 나서면서
雲靜

한때



그는 야비하게 가버렸다
언약은 세상 전부인 듯 해놓고
돌아서는 건 한 순간이다
몸이 떠나면 마음도 떠난다.

한때 사랑이 들불로 타올랐을지라도
변절의 각혈에 피를 토하듯 쓰러진 채
긴 세월 생령이 빠져나간 미이라로 산다.

고름속 회가 뽑히듯 情念이 뽑혀버리면
환희의 달빛도 고목같이 말라버리고
소금에 절여진 배추처럼 숨 죽은 추억에
누구에게든 더는 다가서지 못한다.

잊은 듯 살지만
어치피 인생은 혼자라고 달래면서
아물지 않는 상처를 몇 겹이나 도려내도
영혼엔 새살이 돋아나지 않는다.

2022. 6. 12. 07:49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초고

나는 한 사람의 화가로서 최진희와 같은 마스크는 그려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의 노래가 들리는 듯한 그림을 그리고 싶어진다. 각도, 배경과 조명이 컨트라스트가 강하도록 바꾸어서... 물론, 본인의 허락이 있어야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