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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는 죽음을 어떻게 소비하나?②: 백선엽은 “구국영웅”인가?

한국사회는 죽음을 어떻게 소비하나?②: 백선엽은 “구국영웅”인가? 고 백선엽 장군(이하 직함 생략)은 과거 어떻게 해서 1945년 12월 말 아우 백인엽과 함께 월남해서 그 이듬해 군문에 들어간 1946년부터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까지 단 4년 사이에 대령까지 초고속으로 승진할 수 있었을까? 또 그는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날 밤, 육군 장교구락부 낙성기념 회식에 참석해서 한국군 고위 지휘관 및 보직자들, 주한 미 군사고문들과 어울려 밤늦게까지 술을 마신 사실에 대해선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에 대해 몇몇 전사연구자와 언론인들이 백선엽에게 직접 물어봐도 그는 침묵만 지켰다. 이 같은 의문들은 이뿐만 아니지만 여기선 지면관계상 생략하고 한국전쟁 시기 빠트릴 수 없는 전쟁 초기 38도선 방어전투와..

한국사회는 죽음을 어떻게 소비하나?①: 박원순과 백선엽의 죽음

한국사회는 죽음을 어떻게 소비하나?①: 박원순과 백선엽의 죽음 죽은 자에 대한 추모행위는 인간이 인간임을 드러내는 가장 인간다운 표상행위다. 거기엔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한다. 순기능은 인간성 회복이요, 역기능은 인간성 황폐화다. 추모가 비정치적일수록 망자가 살아나고, 정치적일수록 망자가 메말라버린다. 정치적인 비중이 높은 인물일수록 추모행위는 늘 현실 권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아니 그 자체로 정치행위이기도 하다. 인간이 원래 이기적인 존재이긴 해도 그런 인간들이 유달리 많은 한국사회엔 죽음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과하게 짙다. 지난 7월 9일과 10일 이틀 사이에 잇달아 사망한 고 박원순 시장(이하 직함 생략)과 고 백선엽 장군(이하 직함 생략)의 죽음도 정치적으로 활용됐다. 두 사람의 추모..

경자년을 보내면서 다시 끄집어내는 인도이야기

경자년을 보내면서 다시 끄집어내는 인도이야기 이 해의 마지막 날, 덕담 보다 현실의 아픔, 그중에서도 빈곤과 빈부격차 그리고 인간들의 위선을 얘기하는 게 영 세모 분위기에 맞지 않아서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 내 이웃의 가난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의 문제이고, 그것은 곧 세계 인류의 문제이기도 하다. 세계와 인류는 인드라의 그물망처럼 서로 연기적으로 얽혀있고, 유한한 자원과 생산 환경에서 富란 제로섬이기 때문이다. 길거리에, 이 한 겨울에 노숙자들이 눈앞에 있는데, 자신이 누리는 안온함이, 부족함 없음이, 그것이 행복이라면 과연 진정한 행복일까? 이런 저런 생각의 일부가 들어있는 졸고를 올리는 걸로 홀로 위안을 삼는다. 작년 2019년 8월, 두 번째로 간 인도에서 대롱으로 본 그곳 인도 ..

3륜차와 법조3륜

3륜차와 법조3륜 오래전, 3륜차라는 게 있었다. 네 바퀴가 아닌 세 바퀴로 가는 자동차다. 세 바퀴 중 하나라도 고장이 나면 앞으로 나갈 수가 없는 차였다. 한국의 법조계를 통칭해서 보통 “법조3륜”이라고 부른다. 검찰, 법원, 변호사협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법조3륜도 3륜차처럼 세 바퀴 중 하나라도 망가지거나, 삐꺽거리거나 혹은 비정상적이면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다. 나아간다는 것은 정의의 실현을 통한 사회의 純正度 제고와 국가발전을 뜻한다. 그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한국의 법조계가 70년 이상 전혀 바뀌지 않고 복마전이 돼 꼼짝도 않는 이유가 세 바퀴 모두 고장이 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법조3륜은 세 바퀴가 다 비정상적이다. 이들 사이의 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아군에 대한 총질”이라고? 바른 내부총질이 없다는 게 더 문제다!

“아군에 대한 총질”이라고? 바른 내부총질이 없다는 게 더 문제다! 현재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상당히 많은 정치적 문제들은 이것저것 다 떼고 핵심과 본질만 간추리면 마지막엔 건전한 견제는 없고 악의적, 권력투쟁적 비난(이건 견제와 비판과 다른 것임)뿐인 것이라는 지점에 도달할 것이다. 즉 정치는 없고 정쟁만 있을 뿐이다. 견제는 비판의 여러 목적들 중의 하나이고, 비판은 견제와 相補의 한 수단이다. 이게 민주주의의 존립기반임과 동시에 바람직한 작동원리여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그 견제와 비판이란 반대편의 견제와 비판만이 아니라 자기 편 내부에서의 견제와 비판도 포함된다. 내부 견제와 비판은 어쩌면 외부 견제와 비판 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그것을 건너뛰거나, 견제의 목소리를 무시하거나 제거하기 때문에 오..

내편이면 “혁명”, 반대편이면 “쿠데타”나 “폭동”?

내편이면 “혁명”, 반대편이면 “쿠데타”나 “폭동”? 5.16이 왜 혁명인가 군사 쿠데타였지. 촛불시위가 왜 촛불혁명인가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비조직적인 시위였지. 세상 물정도 모른 철부지에다 정신연령도 중등 2~3학년 정도에 멈춰버려서 일국의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엔 자질이 턱 없이 부족한 자여서 그렇지(이런 자를 등에 업고 한 자리 해먹으려고 대통령 만든 자들은 역사가의 칼날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인데 이건 다른 사안임!) 박근혜가 어디 공산주의를 부르짖었나 왕정체제로 회귀하자고 했었나? 그렇게 분별없이 마구잡이로 부를 거라면 도둑질을 빌린 행위라고 하고 빌리는 행위를 도둑질이라고 부르고, 또 부동산투기를 부동산투자라고 부르고 후자를 전자로 불러도 되겠다. 정말인가? 무턱대고 자기가 지지하는 것은 “혁명”이..

성탄절에 다시 보는 뒤러의 예수

성탄절에 다시 보는 뒤러의 예수 지금까지 내로다 하는 화가들이 그려낸 예수상의 작품은 숱하게 많다. 나는 그 그림들 중에 중세 독일의 화가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가 그린 ‘고뇌하는 사람 예수’(Man of Sorrows)를 몇 손가락 안에 꼽는다. 아무리 점수를 낮게 줘도 열 한 손가락 안엔 드는 성화다. 이유가 없을 수 없다. 물론, 이와 다른 엄숙한 분위기가 나는 예수상의 성화들도 좋아한다. 다른 면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은 1493년 뒤러가 만 22세 되던 해에 판넬에 유화로 그린 것인데, 현재 독일 동남부의 중소 도시 카를스루헤(Karlsruhe) 주립미술관(The Staatliche Kunsthalle State Art Gallery)에 소장..

형산수필집 제36집 출간

형산수필집 제36집 출간형산수필문학회에서 년 1회 간행하는 형산수필집 제36집이 출간됐다. 집에 도착한 것이 어제 성탄절 이브였으니 성탄절 선물인 셈이다. 이번 호도 옥고를 내신 회원들은 당연하고, 책을 내시느라 그간 수고하신 회장, 총무와 편집에 힘써준 출판사 직원들의 노고로 결실을 봤다. 회원으로 참여해온 나의 졸문도 4편이 실렸다. 4편 중, 지난 여름 사망한 고 백선엽 장군이 과연 항간에서 말하듯이 "나라를 구한 영웅"이었는지 자세하게 살펴본 것이 3편이나 된다. 중수필이어서 고 백선엽 장군에 대해서, 더 크게는 역사의 진실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는일독하면 일반적으로 접할 수 없는 내용들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혹시 보다가 오류가 발견되면 필자인 내게 알려주면 더 없이 고맙겠다. 나중에 ..

강남역 미화원 할머니 추모 : 사회적 약자의 죽음에 대한 애도는 정의감의 다른 표현!

강남역 미화원 할머니 추모 : 사회적 약자의 죽음에 대한 애도는 정의감의 다른 표현! 강남역 지하도를 걷던 중이었다. 무심하게 앞만 보고 가다가 지하 상가들이 있는 곳의 작은 계단 주위에 행인들이 여러 명 서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계단에는 어떤 미화원 할머니의 죽음을 애도하는 조그마한 추모 물건들이 놓여져 있었다. 장갑, 방한모자, 초코렐, 박카스, 바나나 우유 등의 음료수들, 작은 꽃다발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돌아가신 할머니로 보이는 분의 사진을 넣은 영정과 그 가족들이 쓴 편지도 함께 놓여 있었다. 날짜를 보니 사진 속 할머니는 태어나신 연도가 없어 연세는 알 수 없지만 돌아가신 날은 아마도 약 10여 일 전인 지난 12월 8일이었던 모양이다. 사진 속 할머니 모습을 보니 이쪽 지하도에..

겨울 망개

겨울 망개 겨울 숲 햇살 받아 선홍색으로 빛나는 망개들 산새들이 혹하기에 부족함 없는 탐스러운 자태 겨울 과색(果色) 중의 으뜸이로구나! 부리에 쪼인 흠집은 아파도 한 송이 꽃이다. 새들이 간식으로 과일을 즐긴 모양이네. 그렇지! 그렇지! 지들도 맨날 지렁이, 파리, 곤충, 벌레 따위의 육식만 해서 되겠나? 그러다간 동경화 오지! 붉기로는 가을 단풍 못지않는 망개라 유혹한 과보랍시고 겨울 청솔 사이에 선명히 드러나 날짐승들에겐 감춰 놓은 군것질감처럼 별미 중에 별미인 모양이다. 과자 입에 물고 맛있다고 괜스레 왔다갔다 부산떠는 아이 마냥 이리 날다가 와서 한 입 물고, 저리 날다가 와서 한 입 물고 간다. 할퀴고, 패이고, 먹혀줘서 앙징 맞은 화동의 볼 같은 자태로 새들에게 각기병, 구루병 걸리지 않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