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413

영덕기행② : 장사상륙작전을 아는가?

영덕기행② : 장사상륙작전을 아는가? 1950년 9월 15일 맥아더 원수가 총 지휘한 인천상륙작전이 결행되기 이틀 전, 그러니까 9월 13일 동해안에서 있었던 상륙작전을 아는가? 미군과의 의견조율 하에 급조된 소규모의 한국군 병력과 학도병들이 주가 된 "장사상륙작전"이다. 사람들은 인천상륙작전은 알아도 이 작전의 일환으로 동해안에도 상륙작전이 있었는지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영덕에 간 김에 장사해안과 그 해변에 마련돼 있는 상륙작전 기념지 및 Landing Ship Tank, 즉 LST-125 함선인 문산호(모형)를 답사했다. 1943년에 건조된 문산호는 7월 27일 PC-701함과 여수 철수작전에 투입돼 작전을 수행한 함정인데 아주 오래 전에 퇴역했다. 지금 장사 해변에 기념관용으로 전시돼 있는 문..

성공

성공 있잖아 고등학교 시절 싸움질도 적잖게 했고 정학도 서너 번이나 먹었으며, 잘리기 직전 학교를 옮긴 것도 사실이야 설령 "문제아"였다 해도 길어봤자 그때 3년 긴 인생길에서 한 점에 불과하다네 세월이 흘러 짧지만 기자 생활도 해보고, 유학 가서 박사학위도 따고, 공무원 고위직 연구원도 되고 보니 잘 됐다고 다시 봐주는 이도 있지만 여전히 그 시절 눈으로 보는 이도 있었어 애초부터 타고나기를 정도 많고, 배려심도 없지 않고, 정의롭게 사는 게 천성이어서 이미 그 시절 그 자체로 잘 돼 있었는 걸 남들이 말하는 "성공"은 성공이 아닐세 타고난 덕성 변치 않고 살아 온 게 성공이지 삶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다르다네 문제가 있다면 누구에게 있겠나? 내겐 늘 하늘 올려다보는 일밖에 없어 그때나 지금이나 2021..

李君아 미안하다

李君아 미안하다 중학교도 알바로 힘들게 마쳤고 지금도 알바 아니면 졸업을 못 한단다 부모님이 계신다지만 각기 밤낮으로 일 다니느라 얼굴도 못 본단다 여기까지 들었을 땐 "그런 가정이 어디 한 두 집이냐" 싶었다. 그런데 "선생님, 뭐 먹을 거 없어요?" 가끔씩 몰래 집사람 찾아와서 묻는단다 택배 상하차든 뭐든 닥치는 대로 새벽까지 일하니 학교에 가서도 허기가 지는 모양이다 한 번도 본 바 없는 이군* 얼굴이 어른거린다 편의점에서도 알바한 지 수년이 되다보니 물건 살지 안 살지 손님을 척 보면 안단다 이 말에 가슴이 미어진다. 부동산투기 한 번으로 수억씩 챙기는 세상 자식 같은 아이들 노동력 착취하는 어른들 내가 어른이란 게 오지게도 부끄럽구나 나도 이 세상의 무능한 기득권이 돼버렸네 이군아 정말 미안하다..

몽골의 하루(One day of Mongolia)

몽골의 하루(One day of Mongolia) 오늘 토요일 오전, 평소 거의 안 보던 TV를 보게 됐다. '걸어서 세계속으로' 프로에서 몽골편이 방영되고 있었다. 다양한 모습들이 나오는 걸 보니 문득 27년 전 내가 여행한 몽골의 이런저런 광경들이 떠올랐다. 세월이 너무 흘러 지금 당장 여행기를 쓰기에는 기억이 퇴색돼 적절하지 않고 해서 나중에 기억을 되살려 별도로 언급하기로 한다. 오늘 이 공간에선 당시 내가 특별히 찾아 가서 아주 재미있게 감상한, 울란바타르 시내에 위치한 '자나바자르 미술관'(Zanabazar Museum of Fine Art)의 소장품 가운데 인상 깊었던 그림 한 점을 소개하기로 한다. 이 작품은 몽골어로 '몽골링 내그 우두르'(Монголын нэг өдөр)라고 불리는데 "..

우리가 자랄 때는요...

우리가 자랄 때는요... 기준이 모호하긴 하지만, 대략 1950년대 말에서 1960년대 말 사이에 태어난 이들은 얼추 같은 세대로서 자랄 때 동일하거나 유사한 경험과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 엄밀한 잣대는 아니지만 동류의 세대로 묶을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옛적 우리가 경험하고 공유한 추억들을 되살려 줄 사진들을 올린다. 이 사진들 가운데는 지금의 어린이들에겐 상상도 되지 않는 놀이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런 놀이들은 다 사라지고 없어진지 오래 됐다. 지속이 되고 있는 것은 한 가지도 없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것들은 거의 모두 자연친화적이거나 사람과의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놀이들이다. 그 중엔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남긴 놀이도 많다. 하지만 교육적으로 인성, 덕성의 발육이나..

중산층의 기준이 바뀌면 나라가 성숙해진다

중산층의 기준이 바뀌면 나라가 성숙해진다 서상문(환동해미래연구원 원장, 본지 객원논설위원) 우리 기준으론 나는 하층민이지만 구미 기준을 적용하면 신분이 중산층(middle class)으로 상승한다. 조건은 동일한데 신분이 달라지는 이유는 중산층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이 물질과 재산을 기준으로 삼는데 반해 구미는 정신, 문화와 삶의 질을 기준으로 삼는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계층구분 기준이 물질 보다 정신적, 문화적 가치를 먼저 보고, 후진국으로 갈수록 물질을 중시한다. 자본주의화, 산업화와 더불어 생성, 발전해온 중산층은 경제적 수준과 사회문화적 수준이 중간 정도가 되면서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의식하는 사회계층을 말한다. 여기엔 교육수준, 직업상의 지위 등 비경제적 요소까지 포함된다. 경제협력개발기..

민주당 부동산 투기 의혹 의원 12명

민주당 부동산 투기 의혹 의원 12명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6월 8일 소속 의원들에 대한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법 위반이 의심되는 지역구 의원 10명에게 탈당을 권유했다. 비례대표 2명에게는 출당 조치하기로 결정하며 본격 진화작업에 나섰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오늘 최고위원회 논의를 거쳐 12명 대상자 전원에게 탈당을 권유하기로 했다"라며 "이미 12명의 국회의원에 대해 사건이 특수본에 이첩되었고 이른 시일 내에 철저한 수사가 진행되어 옥석이 가려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런데 부동산투기 문제는 민주당 의원 뿐만 아니라 야당, 광역단체와 기초단체 의원들을 포함한 정치권 전체에 걸쳐 있는 문제이다. 이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

희비가 교차하는 환락의 성 라스베가스

희비가 교차하는 환락의 성 라스베가스 지난 해 10월, 미국 여행 중에 들른 라스베가스에서 환상의 쇼를 봤다. 나 혼자 보고 말기엔 너무 아깝다 싶어 그 때 촬영한 것을 공유한다. 당시는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여서 도박장들이 축소 운영되고 공연도 많이 생략한 상태였지만 운 좋게도 그곳에 살고 있는 친구의 안내 덕분에 감상하게 된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다. 백만불 짜리 쇼를 보게 해준 "내 친구 해용아 고맙심데이!"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이자 미국 서부 건설 혹은 개척의 대표적 전설 중에 하나인 라스베가스는 1년 365일 매일 밤 인간의 욕망과 좌절, 희비가 쌍곡선을 그리면서 명멸하는 곳이다. 환락과 쾌락과 일확천금의 꿈을 쫓는 호걸들이 모여드는 곳! 이곳의 부와 번영과 휘황찬란함은 인간의 4가지 도덕적..

생각 좀 해보게나

생각 좀 해보게나 도와주고 대접 받는 식사, 당연한 걸로 받지 말게 일한 대가로 받는 급료, 당연한 걸로 여기지 말게 상속 받아 누리는 재산, 당연한 걸로 생각하지 말게 생각 좀 해보게나 따뜻한 밥 한 끼에 비바람 피할 집에다 호주머니 채울 거 있는 게 왜 가능한지 말이야 늘 마시는 물과 공기, 당연한 걸로 생각하지 말게 살아서 숨쉬고 있는 거, 당연한 걸로 생각하지 말게 생각 좀 해보게나 먹고 마시고 두 발로 걷고 있는 것 그 자체가 기적이어서 고맙고도 고마운 일이 아닌가? 눈물이 피잉 도는 2021. 6. 9. 16:08 합정역발 연신내행 전철 안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