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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장미가 포항시화라고? ①시화 선정기준 검토 : 지방자치단체의 상징물 선정기준의 합리성 제고를 위한 제언

아직도 장미가 포항시화라고? ①시화 선정기준 검토 : 지방자치단체의 상징물 선정기준의 합리성 제고를 위한 제언 서상문(고려대학교 한국전쟁아카이브 연구교수) 대상과 행위를 상징화 하는 행위(symbolization of object and act)는 인간의 이성적 특장 중 하나다. 현대는 상징과 기호의 시대다. 인간은 상징을 통해 자아의 내면을 표현하거나 메시지를 전달한다. 상징은 어떤 대상의 특징이나 복잡한 것을 간명하게 하거나,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핵심적으로 표상한다. 상징은 사람이 마주하면서도 근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해독이 불가능한 사물과 행위를 질서 지우는 기능이 있다. 성경이나 불경 같은 경전은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구체적인 설명이 아니라 갖가지 상징과 비유로 서술돼 있기 때문에 신도만이 아..

아직도 장미가 포항시화라고? ②문제제기 : 선정의 합리성을 결한 상징물 재검토 이유

아직도 장미가 포항시화라고? ②문제제기 : 선정의 합리성을 결한 상징물 재검토 이유 서상문(고려대학교 한국전쟁아카이브 연구교수) 지금까지 포항시는 시의 상징물로 갈매기(gull), 해송(海松, black coral), 장미(rose)를 각기 포항시의 시조, 시목, 시화로 사용해오고 있다. 그런데 갈매기, 해송, 장미가 상호 내적 연관성에서의 앙상블이 맞는 것이라고 보는가? 갈매기와 해송은 이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유일성은 없지만 그 밖의 조건들은 구비돼 있다. 주로 해안, 조수가 밀려드는 강 하구, 내륙의 호수 등지에 서식하는 갈매기는 포항항뿐만 아니라 어느 항구에서든 흔히 볼 수 있어 유일성이 약하다. 다만 포항에서 나고 자랐거나 생활하는 시민이라면 대부분 추억의 한 장면으로서 갈매기의 영상 이미지를..

아직도 장미가 포항시화라고? ③대안 제시 : 시민이 제안하는 복수 꽃들에 대한 재심의 제안

아직도 장미가 포항시화라고? ③대안 제시 : 시민이 제안하는 복수 꽃들에 대한 재심의 제안 서상문(고려대학교 한국전쟁아카이브 연구교수) 어제 본고 제2편에서 포항시가 장미를 시화로 선정한 이유로 장미가 포항시민들이 가장 많이 제안한 꽃이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런데 과연 다수 시민이 제안했다고 해서 반드시 옳은 선택이라고 볼 수 있을까? 화훼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감상으로는 자칫 여론몰이가 될 수 있어 최적의 시화를 선별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민주적이라고 찬양되는 다수결원칙의 함정이다. 2005년에만 국내 시중에 판매된 장미의 85%가 외국산 품종이어서 약 70억 원의 로열티를 외국에 지불했는데, 이 보다 10년 전인 1995년에도 로열티를 물지 않았을 리가 없었을 터인데, 당시 시화 선정심의를 맡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제안을 과연 북한이 받아들일까?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제안을 과연 북한이 받아들일까? 문재인 대통령은 그저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차 독일을 방문했을 때 북한에 대한 의미 있는 제안을 했다.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밝히듯이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양측이 부담 없이 얘기할 수 있는 인도적인 문제부터 풀어나가자고 북한에 제안했다. 또 10·4 정상선언 10주년이자 추석이 겹치는 오는 10월 4일에 성묘방문을 포함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열자고도 제의했다. 그리고 휴전협정 64주년이 되는 오는 27일을 기해 남북 군사분계선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남북대화도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도 거듭 요청했다. 여건이 되면 “언제 어디서든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도 했다. 위 제안..

청하 불산의 임진왜란 시 조선군이 왜군과 맞서 싸운 전장터

청하 불산의 임진왜란 시 조선군이 왜군과 맞서 싸운 전장터 며칠 전, 청하 기청산 식물원 이사장이신 이삼우 선생님의 소개로 형산수필문학회 회원이신 성정애 선생님과 임진왜란 때 조선군이 왜구에 역사의 현장을 답사했습니다. 구체적인 지점은 청하 월포리 북방 약 3키로 지점의 불산이라는 곳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이곳 주둔 조선군이 주민들과 힘을 합쳐 상륙해오는 왜구들과 백병전이 붙어 많은 사람들이 죽은 곳이라고 전해져 오는 곳입니다. 푸른 바다, 파도, 청솔, 바위, 모래무지, 푸른 하늘, 하얀 구름, 군용트럭과 병사들……이들은 그 때 아비규환의 비명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하게만 느껴집니다.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답사 중에 떠오른 생각들을 일단 기록해두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 전투에 관한 문..

“한국을 징벌하자”는 중국의 오만과 공갈을 어찌 해야 할까? : 위기는 한중관계와 한미관계를 재정립시킬 기회다!

“한국을 징벌하자”는 중국의 오만과 공갈을 어찌 해야 할까? : 위기는 한중관계와 한미관계를 재정립시킬 기회다! 서상문(고려대학교 한국전쟁 아카이브 연구교수) 중국의 대국이면서도 소아적인 골목대장 행태가 재연된지 오래다. 주권국가에 대한 패도와 내정간섭 수준이 도가 지나치고 있다. 한동안은 서해 영해침범 및 어족자원 침탈, 이어도를 중국 영해 200해리 에 귀속시킨 도상침략(map’s aggression)에다 관공선을 보내 자주 화를 돋웠다. 그런가 하면, 달라이라마의 방한도 못하게 압력을 넣거나 훼방하지를 않나, 미국 소재 중국 파룬공(法輪功) 조직이 운영하는 션윈(神韻) 예술단의 한국공연 취소 압력, 북핵에 대해서도 겉 다르고 속 다른 식의 제재를 일삼아왔다. 이번엔 아예 노골적으로 박근혜 정부가 결..

꿈꾸는 자에게는 늙음이 없다!

꿈꾸는 자에게는 늙음이 없다! 서상문(한국역사연구원 상임연구위원) 나라 안 정치인들은 입으로는 걸핏하면 백성을 위한다고 하면서도 몸과 의식은 오로지 금권을 향해 있는 정치인이 대부분입니다. 정말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넘어서 백성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애민을 실천하는 호연지기의 큰 정치인이 눈에 띄지 않는 세상입니다. 과거 역사상엔 그런 큰 정치인이 전무 했었던 건 아닙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니 불현듯 한시(漢詩) 한 수가 떠오릅니다. 蒼茫歲月一株松 창망한 세월 속 한 그루 소나무 生長靑山幾萬重 청산에서 나서 자라기 몇 만 겹인가? 好在他年相見否 다른 날에 서로 볼 수 있을까 없을까? 人間府伊使陳從 인간 나라를 세우는 길에 그대를 쫓겠나이다. 고려 말, 삼봉(三峯) 정도전이 함경도에서 변방을 지키고 있..

일본 ‘평화헌법’의 개헌 가능성과 우리의 대비 방향

일본 ‘평화헌법’의 개헌 가능성과 우리의 대비 방향 서상문(고려대학교 한국전쟁 아카이브 연구교수) 일명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일본국 헌법은 1947년부터 시행돼 올해로 꼭 70년이 될 때까지 단 한 번도 개정된 바 없다. 그런데 아베 신조(安倍晉三) 정권과 일본의 집권 자민당은 ‘일본국 헌법’ 제2장 ‘전쟁의 포기’ 중 제9조의 개정과 군대 재무장 금지 조항의 개정을 목적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군대 보유와 전쟁을 할 수 없도록 한 현행 헌법의 족쇄를 풀고, 전쟁이 가능한 국가, 즉 ‘보통국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것이다. 일본이 비전쟁, 비무장 중립주의를 국제사회에 선언하고 약속한 일본국 헌법 제2장 제9조의 원문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일본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평화를 성실히 ..

서울 지하철역사의 한시 오기와 오역, 이대로 좋은가?

서울 지하철역사의 한시 오기와 오역, 이대로 좋은가? 전철 역사의 안전문인 스크린 도어에 붙은 시들은 말라버린 도시인의 감성을 잠시나마 촉촉이 적셔주는 오아시스다.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시를 감상하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비단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지하철을 이용할 때마다 막간에 서서 역사마다 곳곳에 붙어 있는 시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승객들에게 시의 향기를 맡게 하려는 서울 도시철도공사의 문화적인 배려 덕분이다. 지하철 승강장의 스크린도어 곳곳에 게시돼 있는 시들 중엔 한글시들은 번역할 것도 없는데다가 표기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간혹 한시는 한자가 잘못 표기돼 있거나 번역이 충실하지 못한 작품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띤다. 지난 달, 서울역에서 천안행 전철을 기다리다..

부처님 오신 날, 우리 역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한다!

부처님 오신 날, 우리 역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한다! 우리는 언필칭 한민족의 발자취를 반만년 역사라고 하면서 역사의 장구함을 자랑하거나 긍지로 삼습니다. 신라 천년, 고려조 500년, 조선조 600년 동안 지속된 왕조가 만들어낸 문화민족의 후예임이 자랑스럽다고 얘기합니다. 맞습니다. 되돌아보면 우리역사에는 분명 자랑할 만한 것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오늘 우리의 삶을 조건지우고 있는 역사 動因 가운데 하나인 기득권층의 역사적 책임 방기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압도적인 역사동인이 돼 있어 모든 악과 비정의의 근원임과 동시에 역으로 역사의 순류를 가로 막는 비정상적인 역사동인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천착하지 않으면 새로운 출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역사, 역사적 책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