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자작시

말이 의미가 없는 경우

雲靜, 仰天 2025. 4. 5. 12:23

말이 의미가 없는 경우



시골 형님 한분이 갑자기 돌아가셨심다.
갑작스런 뇌정지로 깨어나지 못하시고
이제 일흔인데···.
객지 생활하다 귀향해 혼자 사셨는데
아직 총각이었어요.
10년 전 우체국 퇴직 후 귀향해 노모 모시며
둘이 계셨는데···.
96세 노모 남겨 두시고···.
에휴 인생 운명이란 게 정확한 풀이가 안 되네요.

아이고 세상에 어째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먼저 가신 그 분이 안타깝기 짝이 없네요.
돌연 뇌정지라니 정말 운명이란 게 있어보일 수밖에요.
쯧쯧 어떻게 96세 노모를 남겨두고···.
그 노모는 아들의 죽음을 아시나요?

노모가 정신이 초랑초랑해서 알고 계시데요.
시골이 다 그렇잖아요.
먼 친척이라도 조금만 걸리면 남처럼 안 여기는데
먼 고모님 항렬 되거든요.
위로해드리러 장례 전후에 찾아 갔더니만
뭐라 상황을 말로 표현 못하겠습디다.

맞심다!
말이 의미를 잃어버린 경우는 그런 경우입니다.  
무슨 말인들 위로가 되겠어요?
우리도 아둥바둥 살 필요가 없습니데이.

그런데 우야꼬!
그 노인네는 혼자서 어떻게 사실라나?
남의 일 같지 않네요.

막내딸이 충주에 사는데 모셔갔어요.
남은 삶은 사는 게 아니겠죠.
에휴···.

2025. 4. 4. 16:44
강남 김&이 치과에서
친구와 주고받은 글을 옮겨 적다.
雲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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