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의 공유/주요 언론 게재 글 내용 147

‘혁명’ 용어 남용의 시대

‘혁명’ 용어 남용의 시대 서상문(환동해미래연구원 원장) 지난번 청와대에서 공개한 개헌안엔 4·19의거가 “4·19혁명”으로 돼 있다. 현 헌법전문을 이어받은 것이다. 박근혜는 대통령 후보시절 ‘5·16쿠데타’를 “구국의 혁명”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심지어 작년 촛불시위까지도 ‘촛불혁명’이라고 칭하는 이들이 많다. 작년 7월 G20정상회의시 캐나다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촛불혁명” 때문에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도 그 중 한 분이다. 혁명의 개념정의가 개인의 찬반, 호오 차원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로서 실로 ‘혁명’용어 범람의 시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혁명’용어가 일반화 된다고 해서 그것이 객관성을 담보하는 건 아니다. 바르게 적용된 용어인지는 숙고해봐야 한다. 역사용어..

‘중국통’ 밴드라는 곳에서 일어난 소통의 한 장면

‘중국통’ 밴드라는 곳에서 일어난 소통의 한 장면 2018년 3월 5일 오전, 나는 ‘중국통’이라는 밴드 게시판에 아래 글을 올렸다. 그런데 댓글이 달리기에 그에 대해 한 두 마디 하게 되면서 언쟁이 됐다. 댓글을 다는 사람이 꼭 상대의 말 혹은 글의 의미나 맥락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자기 혼자만 주관적으로 이해한 대로 댓글을 달면서 글쓴이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어 언쟁을 만드는 자의 전형적인 케이스였다. 이러한 사례는 비단 이곳만이 아니라 곳곳에 존재한다. 인테넷상에선 상대가 하는 말이 무슨 맥락인지 모르고 막 뱉어내어서 대화가 제대로 되지 않고 곧잘 얼굴을 붉히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이 번 경우가 전형적인 예다 싶어 반면교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주고받은 내용을 올린다. -雲靜 아래 기사를 보..

확산되는 ‘미투’... 국가는 보고만 있을 텐가?

확산되는 ‘미투’... 국가는 보고만 있을 텐가? 최근 유명인사, 유력 남성들의 감춰진 여성 성추행, 성폭행, 성희롱 사실들이 연일 봇물 터지듯이 뉴스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성적 피해 여성들의 ‘미투’(me too)선언이 확산되고 있다. 사법계에서 불거진 것이 지금은 문화계를 거쳐 방송계, 연극계, 교육계로도 번지고 있다. 앞으로 어느 분야로 불이 옮겨 붙을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폭로된 불미스런 사례들은 빙산의 일각이고, 가장 도덕적이어야 할 종교계에서조차 성폭행과 성추행 사건이 심심찮게 터져 나오는 걸 보면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우리사회 전반에 광범위하게 교묘하게 일상화 된 일일 것으로 짐작된다. 그런데 정부는 이 사태에 대해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문제는 ..

중국과 대등해지려면 대사부터 급을 맞춰라

중국과 대등해지려면 대사부터 급을 맞춰라 서상문(고려대학교 한국전쟁 아카이브 연구교수) 한중수교 후 학계에서 중국학자를 초청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국가연구기관에서 중국학자를 초청하면서 왕복항공료, 체제비용 외에 논문발표 사례비로 100만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는 게 예사였다. 당시 중국화폐 가치로는 거금이었다. 중국학자 섭외를 맡게 된 어느 후배에게 국민세금을 왜 그런 식으로 낭비하느냐면서 초청경비를 줄여도 된다고 했더니 이미 중국학계에 알려진 기존 ‘몸값’ 때문에 초청하는데 애를 먹는다고 했다. 군계통 연구기관에선 이런 일도 있었다. 수년 전, 업무차 중국국방부 외사판공실에 전화를 걸었더니 전화를 받은 젊은 대위가 기존 중국주재 한국무관에게 해온 대로 내가 자기보다 계급이 높은 줄 알면서도 처음부터 ‘아..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속마음, 두 가지를 보면 안다 : 중공지도부의 입, ‘인민일보’와 ‘환구시보’란 어떤 신문인가?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속마음, 두 가지를 보면 안다 : 중공지도부의 입, ‘인민일보’와 ‘환구시보’란 어떤 신문인가? 서상문(고려대학교 연구교수) 최근 십수년 사이 한국의 언론매체에는 중국소식을 전할 때 거의 빠짐없이 매번 등장하는 매체가 있다.『人民日報』(People’s Daily)와『環球時報』(Global Times)다. 사드의 한국배치가 2년 가까이 한중 양국의 주요 외교 현안이 되어 있던 기간에 중공의 주요 언론인 인민일보와 환구시보는 중국공산당(이하 ‘중공’) 지도부의 입장을 전하거나 대변하면서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것은 지금도 현재진형형이다. 중국에서는 모든 매체가 예외 없이 반드시 정부와 당의 입장과 정책적 의도, 동기와 목적 등이 사안에 따라 때로는 직접적으로,..

중국 보다 한국외교에 더 분통 터지는 이유

중국 보다 한국외교에 더 분통 터지는 이유 서상문(고려대학교 연구교수)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과정에서도 드러났듯이 우리 국민이 매번 중국과의 협상에서 분통을 터트리는 것은 대국엔 저자세요, 국민에겐 고압적인 한국외교 덕분이다. 방문이 끝나면 정부가 외교성과를 자랑하는 것은 역대 한국정부의 오랜 구태다. 국가원수가 홀대를 당했다느니, 사대적인 굴욕외교였다느니 하는 문제로 국민들 사이에 소모적인 ‘쌈박질’이 벌어지는 것도 낯익은 풍경이다. 이제 이런 악순환은 벗어날 때다. 정부는 외교성과를 거뒀다고 자랑만 할 게 아니라 왜 국민들이 중국의 의도대로 국론분열을 일으키는 통일전선의 틀에 갇히게 되는지 외교대응과정을 복기해봐야 한다. 한국외교가 우선 의제설정에서 중국에게 한 수 접혀서 협상을 벌인 ..

혐오시설을 대하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반응차이는 어디서 기인된 걸까?

혐오시설을 대하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반응차이는 어디서 기인된 걸까? 서상문(고려대학교 연구교수) 우리사회에서는 2~30년 전만 하더라도 해당지역 주민들이 화장터, 장례식장, 공동묘지 등의 혐오시설, 원자력 발전소, 고압선 등의 위험시설, 각종 공장, 오폐수 처리장 등의 환경오염시설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거부하던 것이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는 이러한 경향이 널리 퍼져 전국의 거의 모든 주민들이 제각기 다 거부하는 식으로 보편화돼 있다. 이로 인해 정부 혹은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 간에 벌어지는 싸움은 도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 지금까지 새만금 방조제, 경주방폐장, 동해, 영덕 원자력발전소 등등의 유치 혹은 건설을 둘러싸고 얼마나 많은 갈등이 벌어졌는가? 갈등과 대립은 지금 ..

시진핑 주석이 자신감을 얻었다고?

시진핑 주석이 자신감을 얻었다고? 서상문(고려대학교 한국전쟁 아카이브 연구교수) 중공 제19대 전국대표대회는 예상대로 새로운 변화가 없었다. 시진핑 주석이 자신에 찬 어조로 중국의 ‘신시대’와 ‘중국의 꿈’(中國夢)을 언급했지만, 그것은 지금까지 시행해온 정책들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표명일 뿐이다. 이를 두고 시 주석이 국정운영에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해석한 전문가와 언론도 있었다. 내겐 공멸을 우려한 중공 원로와 현수뇌부의 의지가 반영된 공전의 위기의식에서 나온 절박한 각오로 들렸다. 당 이념의 근본적인 변화야 분명 시기상조지만, 혹여 역사발전의 순류대로 경제성장에 따른 자유, 민주, 인권의 보편가치를 신장시킬 선언이나 다당제, 의회제, 사유재산제의 점진적 허용을 전제로 한 단계별 로드맵 같은 새 비..

중국읽기 5 : ‘中國夢’, 개인권력 강화로 국가위기를 극복코자 하는 시진핑의 꿈

중국읽기 5 : ‘中國夢’, 개인권력 강화로 국가위기를 극복코자 하는 시진핑의 꿈 -중국공산당 제19계 전국대표대회 개막보고 평가- 서상문(고려대학교 한국전쟁아카이브 연구교수) 공산주의 국가에서 공산당은 무소불위의 존재다. 당의 이념과 정체성에서부터 국가의 정치제도와 진로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위와 행불행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당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호 견제와 협력을 통해 국가가 운영되는 복수 다당제의 민주국가와 달리 여타 당을 용납하지 않는다. 이른바 당 국가(party-state) 독재체제다. 당국가란 하나의 당이 막후에서 군과 정부를 통제하고 인민과 영토를 전일적으로 통치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은 북한, 베트남 등과 함께 지구상에 남아 있는 몇 되지 않는 당국가다. 지난 주 18일..

MB '고향마을'에 또 예산 20억을 쏟아 붓는다고? 보은성 예산 배정 ‘의구심’이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

MB '고향마을'에 또 예산 20억을 쏟아 붓는다고? 보은성 예산 배정 ‘의구심’이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 서상문(고려대학교 연구교수) ‘허세’란 속은 비었음에도 겉을 억지로 번들거리게 치장해 뭔가 속이 있는 것처럼 치장하는 걸 두고 하는 말이다. 기념이란 기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기념할 때 빛이 난다. 그렇지 않고 속빈 강정임에도 기념하겠다고 홍보하는 것은 그야말로 허세다. 더군다나 그것이 국민의 세금으로 기념하겠다는 것은 당사자에게 선심을 쓰는 것이거나 혹은 아부성 보은이거나 둘 중 하나다. 어쩌면 둘 다 해당될 수도 있다. 경북 포항시가 2013~2016년에 걸쳐 총 40억원의 예산을 들여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리(덕실마을)에 조성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어릴 적에 잠시 살았다는 ‘고향마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