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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춘 교수, ‘일본군 위안부’의 매춘부 발언

雲靜, 仰天 2019. 9. 22. 14:23

류석춘 교수, 일본군 위안부의 매춘부 발언

 

지금 인터넷상에선 난데없이 류석춘이라는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의 발언이 크게 논란이 되고 있다. 류석춘 교수는 최근 발전사회학강의 도중 “(위안부 피해자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정부)이 아니다라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며 위안부는 일본 민간이 주도하고 일본 정부가 방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강의를 듣는 여학생에게 궁금하면 한 번 매춘을 해보면 알 것이라는 식으로 성희롱적 발언까지 했다.

 

 

강의 중 "위안부는 매춘이고...일본은 가해자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한 류석춘 교수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한 마디로 사회학을 연구하는 학자이면서도 일본군강제성피해 여성의 역사에 대해 너무 무지해서 나온 망언이다. 어쩌면 사실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그랬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류석춘은 사회학 교수이면서도 이런 사실도 모르고 입을 함부로 놀렸거나 알고도 작심하고 발언한 모양인데 두 가지 중 한 가지에만 해당돼도 정말 학자가 맞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하긴 문제의 발언이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자신의 신념에서 한 것이라면 누가 비난하고 질타한다고 해서 반성하거나 고쳐질 일이 아니다. 문제의 발언이 신념이라면 류석춘은 과연 자기 딸에게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정말 궁금하다.

 

일본군강제성피해 여성이 생겨나게 된 역사적 원인과 관련해선 일본 정부가 직접 나서서, 또 정부예산까지 써가면서 거짓말로 여성들을 모집해서 일본군에게 동원시킨 게 기본 “fact”. 나는 이런 내용을 이미 약 20년 전인 2001년에 언론에 발표한 바 있다. 월간중앙 20019월호에 특별기고문으로 실린 다음의 기고문이 그것이다. (http://blog.daum.net/suhbeing/30)

 

나의 기고문이 발표된 뒤로도 계속해서 일본정부의 개입이 사실임을 말해주는 더 직접적인 자료들이 많이 발굴되어 있다. 장문이지만 나의 졸고를 일독하면 류석춘의 이번 발언이 얼마나 무식한 망발이거나 확신에 찬 확신범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류석춘의 무식한 망발은 사실 의도적인 무지와 신념이 결합된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의 졸고가 그에겐 아무런 의미도 없어 보여 그의 발언에 대해 더 이상 반박할 생각도 없지만......

 

하지만 우리가 정말 눈을 부릅뜨고 놓쳐선 안 될 사실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류석춘 교수의 이 발언은 지금까지 일본군 성노예를 부정하고 거짓말을 해온 아베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역대 일본정부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류석춘 교수가 잠시 보직을 맡았던 아시아연구기금이라는 재단의 성격과 목적 및 활동을 꼼꼼히 풀어헤쳐봐야 한다는 점이다.

 

전자에 대해선 여기서 새삼 더 언급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후자인데, 아시아연구기금은 일본의 닛폰재단(The Nippon Foundation)이 자금을 출연해 연세대와 공동으로 세운 재단을 말한다. 한 마디로 아시아연구기금은 친일적 지식인을 배양하고자 하는 의도 및 목적을 가진 일본정부의 돈을 받아서 설립된 재단으로서 국내 학자들의 학술연구를 지원하는 학술기관인데, 일본 전범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모든 연구자가 다 그렇진 않지만(내가 대만 정부의 초청을 받아 연구한다고 해서 친대만파가 아니듯이) 다른 나라의 연구기관과 달리 실제로 일본 정부가 주는 이 아시아연구기금의 돈을 받아 연구하는 학자들은 친일적 언행들을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이 연구재단에 대한 그런 합리적인 의심은 이미 학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재단으로부터 연구비라는 명목으로 돈을 받은 학자들이 일본정부의 입장을 두둔하거나 지지하고, 일본정부의 입맛에 맞게 적극적으로 해명해주는 사실을 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류석춘 교수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 그는 이 재단의 사무총장을 역임한 사람인데, 이 기구의 연구비를 받아썼을 가능성이 있는 신친일파라는 냄새가 난다. 이번 그의 발언도 수업시간에 최근 이영훈, 김낙년 등 식민지근대화론을 강변해오고 있는 친일적 경제사학자들이 공동 출간한 반일종족주의를 거론하면서 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가 이들과 한 통속일 것이며, 그런 측면에서 의도적으로 한 발언이었을 것이라는 의심이 짙어 보인다. 그의 이번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과거에도 동일한 발언을 한 전과가 있다는 것도 이 판단을 뒷받침한다.

 

차제에 연세대는 류석춘 교수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며, 아시아연구기금에 대해선 이 재단의 전모를 다시 한 번 살펴보고 내가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이 모두 사실로 드러나면 해체돼야 하는 게 마땅하다.

 

류석춘 뿐만이 아니라 양식을 가진 이라면 맹자가 말한 推己及人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당했을 때의 심정으로 다른 이의 형편을 헤아려보라는 말이다.

 

2019. 9. 22. 10:14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