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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만들어내는 황사와 미세먼지를 왜 우리가 뒤집어써야 하나?

雲靜, 仰天 2019. 3. 9. 01:32

중국이 만들어내는 황사와 미세먼지를 왜 우리가 뒤집어써야 하나?

 

중국인들은 매년 봄이면 연례적으로 미세먼지와 황사에 고역을 치르고 있다. 북경을 중심으로 한 하북, 하남, 내몽골, 동북3성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특히 그렇다. 그들은 올해도 예년처럼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이 지역에는 호흡기질환 환자들이 부지기수다. 과거의 조상들과 현재의 자신들이 공동으로 저지른 업보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것이다. 共業은 수 세대에 걸쳐 과보를 받는다는 걸 증명해주는 셈이다.

 

 

북경시 전역을 뒤덮은 황사, 거의 시계 제로 상태다.

 

그런데 중국인들만 피해와 고통을 겪는 게 아니라 그들 때문에 우리 한국인들에게도 똑 같은 고역이다. 나아가 일본인들과 미국 서부지역 사람들도 홍역을 치른다. 중국인들이 원인을 제공했으면 그들 자신만 과보를 받으면 되지 왜 이웃 나라 국민들까지 고통을 겪어야 하나

 

 

중국의 화북지방, 내몽고, 동북지역, 산동, 절강, 강소, 상해, 심지어 한반도 동해안과 일본의 서해지역까지 뒤덮은 황사가 위성사진으로도 확연히 눈에 뛸 정도다. 한국은 오래 전부터 이러한 영향을 직격탄으로 받아오고 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서울은 내몽고와 화북지역에서 거의 6~700km나 떨어져 있어도 북경 못지 않게 황사가 자욱하다. 앞이 보이지 않기는 서울도 마찬가지다.
서울 남산 너머 한강과 그 이남 일대는 아예 시가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극심하다.

 

황사는 사실 明淸代 때 이전부터 중국인들이 삼림을 조림하지는 않고 수백 년, 수천 년 동안 남벌만 한 과보를 받는 것이다. 몽골(Mongol), 위구르(Uygur), 하사크(=카자흐족 Kazak) 등등 다른 여러 북방민족들도 마찬가지로 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썼지만 그들은 인구 면에서 중국인 보다 비교가 안 되게 적어서 책임은 결국 절대 다수였던 중국인들이 져야 한다. 예컨대 만주의 여진족이 중국 전역을 정복했을 때인 17세기 중반 그들은 겨우 대략 17만 명 전후였음에 반해 중국인은 이 보다 비교가 않되게 많은 1억 9,000만 명이나 되었으니 말이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최근 2~30년 사이 중국이 급속한 공업화로 중국 동남부 연해지역에 집중시킨 petcoke 때문이다. 전자는 역사적인 요인이 크고, 후자는 현재 진행형의 주범이다. 크게 보면 사실 황사는 과거 전통시대의 미세먼지였던 셈이다. 최근의 연구결과 한국 지역의 미세먼지는 우리나라에서 생긴 것도 적지 않다는 점이 밝혀졌지만 중국의 황사와 미세먼지가 작은 불에 기름을 드럼통으로 갖다 붓고 있는 꼴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조선시대에도 중국으로부터 날아온 황사로 애를 먹었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도 빈번하게는 아니지만 나와 있다. 다만 黃砂라는 말은 쓰지 않았고 서쪽에서 불어오는 "먼지와 모래"라고 표현돼 있다. 당시는 지금처럼 황사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 예를 보면 이러했다. 

 

"재차 진격하였다가 재차 후퇴하는 순간 갑자기 서북풍이 거세게 불어닥쳐 먼지와 모래로 천지가 캄캄해졌고, 화약이 날아가고 불이 꺼져서 화포를 쓸 수 없었습니다.적이 그 틈을 타서 철기로 짓밟아대는 바람에 좌영의 병사들이 마침내 패하여 거의 다 죽고 말았습니다."(再進再退, 忽西北風大起, 塵沙晦冥, 藥飛火滅, 砲無所施. 賊以鐵騎蹙之, 左營兵遂敗, 死亡殆盡.)

 

위 기록은 '광해군일기'[중초본] 138권, 광해 11년 3월 12일 을미 1번째 기사로서 1619년(明 萬曆 47年) 11월 강홍립 장군이 이끈 조선군이 후금의 군대에 대항해 싸웠지만 갑자기 황사가 불어닥쳐서 천지가 어둡고 불이 꺼져서 화포를 쓸 수 없었는데 이 틈을 탄 후금군이 사용한 철기무기에 패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24史를 위시한 중국의 역사 전적들에는 고대부터 黃砂관련 기록들이 나와 있다. 명대 이후로는 더 빈번해 곳곳에 무수히 기록돼 있다. 남경에 도읍을 정하고 건국한 명조가 수도를 북경으로 옮겨간 이후로 중국에는 인구집중과 도시화가 진행돼 같은 시기 남경, 항주, 상해, 광주 등의 여타 도시들과 비교가 안 되게 땔감의 수요가 폭증했다. 즉 중국의 황사와 미세먼지는 인구의 증가 및 도시화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었던 것이다. 청대 중엽 아편전쟁이 일어났던 1840년대에 중국 전역의 인구는 4억이었다. 이 인구가 꼭 110년 후인 1950년대에 이르러 배로 늘어나 8억이 된다. 그리고 2019년 현재는 13억도 훨씬 넘었다. 불과 약 70년 만에 또 5억이 늘어난 셈이다.

 

2019~2020년을 기준으로 이들 중 내몽골 약 2,500만 명, 북경시 2,150만 명, 북경시 인근 천진시의 약 1,400만 명을 포함해 하남성(9,900만 명), 하북성(약 7,500만 명), 동북3성(약 9,900만 명)의 인구를 모두 합치면 못 돼도 최소 3억 4,000만 명은 넘을 것이다. 여기에다 한국과 지척에 있는 산동성의 1억이 넘는 인구까지 더하면 물경 4억4,000만 명에 육박한다. 면적은 한반도 땅 넓이의 20배에 가깝고 인구는 약 6.3배에 해당된다.

 

이처럼 엄청나게 늘어난 중국인들이 산업화가 개시된 근대에 들어 최소 수백 년 동안의 나무벌목과 채광으로 산림의 황폐화, 사막화가 급격히 진행됐고, 벌거벗은 산림은 지금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내가 25년 전인 1996년에 우리나라 남북한 크기의 山西省 일대를 거의 다 돌아다니면서 답사를 해본 적이 있는데, 그 때 雲崗석불을 보고자 大同에 갔더니 오랜 기간의 석탄 채취로 이 도시와 그 외곽 지역 전체가 가옥이고, 논이고 밭이고 뭐든 천지가 온통 새까만 석탄가루로 뒤덮여 있던 광경을 보고 아연실색한 기억이 있다. 또 그 뒤 몽골과 중국의 내몽고 및 고비사막에 가서도 비슷한 광경을 직접 목도한 바 있지만 그곳에는 풀 한 포기도 제대로 자라지 않고 있었다.

 

황사의 횡행과 함께 석탄채굴은 청대 후반으로 들어오면서 탄광개발이 무분별하게 진행되면서 엄청나게 확대됐다. 황궁, 귀족들과 부자들은 매탄을 땔감으로 아궁이에 쑤셔 넣었고, 가난한 서민들은 거의 예외 없이 나무를 벤 장작을 땔감으로 삼았다. 중국은 지금도 농촌과 산촌 지역에 가보면 나무를 베어 장작이나 갈탄을 땔감으로 사용하는 것을 일상처럼 볼 수 있다. 물론 요즘은 중국 도시지역에서는 이전에 비해 전체적으로 나무 대신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석탄난방이 대세가 됐다. 또 붉은벽돌을 찍어 내면서 생기는 석면 섞인 먼지들 그리고 도시, 농촌의 길거리 어디에서나 양고기꼬치를 구우면서 생기는 연기들도 무시할 수 없는 공기오염원이다. (2008년 북경 올림픽 개최를 위해서 북경시에서 전면 금지를 하기 전까지는 북경시에서도 특히 겨울이 되면 이 양꼬치구이로 생겨난 연기가 도시의 골목골목을 뒤덮었다. 행인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는 걸어다닐 수 없을 정도였다!)

 

중국 전역의 농촌과 대도시 인근의 공장지대에서 연중 내내 내뿜는 화석연료의 매연, 중금속 가루와 자동차 등의 매연, 쓰레기 소각 등의 생활 먼지나 연기들의 총량이 천문학적인 수치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심각한 주범이 석유를 정제하고 나온 찌꺼기 가루로 알려져 있는 petcoke이다. 이 물질은 시멘트와 알루미늄 제조에 막대한 양이 들어간다고 한다.

 

petcoke에 대해 소상히는 몰라도 사람의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 물질인지는 일반인들도 이미 잘 안다. 한 마디로 petcoke은 독극물 그 자체이니 더 많은 사람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실감하면 좋겠다. 아래에 한글 자료가 아니어서 아쉽지만 우선 petcpke의 실체가 담긴 영어 유튜브 영상이라도 첨부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YyS0giB1Kwk

  

중국에서 알루미늄을 제조하는 현장

 

현재, 중국은 자국 말고도 미국과 러시아나 다른 나라의 pecoke까지 수입해서 광대한 동부 연안의 공업지대에서 태우고 있다. 2015년까지만 해도 미국 petcoke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는 인도였는데 지난해 2018년 8월부터는 인도정부가 공해문제로 petcoke수입을 금지시킨 뒤로 중국이 미국 petcoke의 제1수입국이 됐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분쟁 이후 작년 말부터는 petcoke 수입을 다변화 하고 있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전세계 최대 petcoke 연소가 북경 외곽지역은 물론, 동북지역의 大連, 秦皇島에서부터 天津, 靑島, 連雲港, 上海, 寧波, 廈門, 汕頭, 珠海廣州로 이어지는 긴 해안선의 동부 연안에서 시멘트와 알루미늄 생산을 위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거대한 지역에서 자행되고 있는 petcoke 연소 후 뿜어내는 중금속 함량의 초미세먼지에 비하면 쓰레기 소각 등의 생활 먼지는 코끼리 비스켓이다. 즉 미세먼지의 주원인이 쓰레기 소각로가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 러시아로부터 수입해서 동부 연안에서 태우는 petcoke는 쓰레기 소각의 수십 배, 수백 배에 해당하는 유독물질을 공기 중으로 뿜어내고 있다.

 

그런데 편서풍이 불면 이것들이 모두 어디로 날아가겠는가? 중국 내륙이나 러시아 쪽으로 날아가겠는가? 그 반대다. 이는 초등학생도 알 수 있는 상식이다. 한국정부가 지난 1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당시 국외 영향이 평균 75%’라고 발표한 바 있는데, 미세먼지가 국외에서 날아온다면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이지 일본에서 날아오는 것이 아니다. 초미세먼지의 원인은 중국의 petcoke라는 게 환경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정부는 낯 두껍게도 이미 오래 전부터 황사나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불어오는 사실에 대해 근거 없는 것이라고 일축해왔다. 변함없이 그 큰 곰 같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오리발만 내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늘 도대체 우리책임이라는 과학적 근거가 무엇인가?”라고 항변하면서 2013년 이후부터는 자국의 미세먼지가 30~40% 줄었다고 강조한다.

  

중국정부가 중국이 초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지역이라는 것을 시인한 것은 최근이다. 작년 9월 한국정부의 환경부 공무원들이 방문한 중국 소재 ·중 환경협력센터에서 센터 측은 중국은 자국 내에서의 미세먼지 이동과 영향을 파악하기에 바빠 한국으로 넘어가는 미세먼지를 조사하기 힘들다고 답변했다. 최근에야 겨우 중국 정부 산하의 환경국장이 중국이 진원지임을 시인했다. 중국정부는 우리에게 정보제공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시늉도 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황사와 미세먼지가 인근 국가들에게 미치는 피해는 앞서 살펴봤듯이 과거 명청대에 중국인들이 산림을 남벌한 결과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중국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중국정부는 역사적으로 문제의 근원이 돼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인정하고 그에 따른 응분의 조치를 주도적으로 취해야 한다.

 

또한 중국이 시멘트와 알루미늄 생산으로 만들어지는 그 연기는 고스란히 한국으로 넘어와서 우리들의 코와 입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는 한국의 전국민들이 호흡기 환자가 되느냐 건강하게 사느냐가 달려 있는 중차대한 현안이다.

 

그럼에도 넋 놓고 있는 한국정부 정치지도자들이 문제다. 당연히 미세먼지의 모든 책임을 현정부에게만 물을 건 아니다. 과거 역대 정권도 중국정부와 관련된 환경문제는 늘 미온적이었다. 따라서 현재 날로 심각해져가는 황사와 미세먼지 문제는 지난 과거의 역대 정부들도 면피 될 수 없다. 현 정부는 지금 어떻게 할 것인지에 따라 미래에 문제가 해결될 것인지 더 악화될 것인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우리는 현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로 나와 대선공약의 하나로 중국에게는 미세먼지 책임 당신들에게 더 있다”, “당당하게 압박하고 설득하겠습니다라고 한 약속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대통령은 지금 현재 철저하게 침묵해오고 있다. 미세먼지를 마셨는지, 꿀을 먹었는지 침묵하는 연유는 알 수 없다. 환경운동연합, 참여연대 등의 사회운동가들도 모두 약속이나 한듯이 일제히 입을 닫고 있다.

 

초미세먼지 문제를 생각한다면 한국정부는 광양만에 중국 알루미늄 공장을 짓는 것을 허가 내어주지 말았어야 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중국 동부 연안 지역에서의 알루미늄 공장, 시멘트 공장의 petcoke 소각에서 생겨나는 초미세먼지 문제에 눈을 감고선 광양만 알루미늄 공장까지 허가해줬다. 이로써 한국은 중국 동부 연안에서의 petcoke 연소행위를 막을 명분이 약화됐다.

 

지금이라도 문재인 대통령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연락해서 구두로라도 양국의 환경전문가들로 한중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의해야 한다. 이 위원회가 결성되면 한중 공동으로 미세먼지와 황사에 대한 실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원인이 규명돼 중국 측이 책임질 게 있으면 지도록 하고, 그 이외 나머지 문제는 공동으로 해결하도록 한다. 환경과 생태계문제는 여러 나라들이 공동으로 힘을 합해 해결해야 할 지구 차원의 문제들 가운데 하나다. 과거처럼 한 국가가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관련 국가들이 다 같이 힘을 합쳐야 한다.

 

우리는 정부차원에서 황사와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불어오고 있음을 과학적, 객관적으로 입증할 시스템 개발과 이 분야의 유능한 전문가의 확충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이 포진돼야만 중국발 미세먼지 감소를 위한 국제협약도 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각 자치단체별로도 자체적으로 해당지역의 미세먼지 발생을 억제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 에너지, 산림문제를 통합적으로 대응하고 풀어갈 정책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겠다.

 

2019. 3. 8. 21:53

臺北發 인천행 비행기 안에서 草稿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