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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과 전두환을 다시 생각한다!

雲靜, 仰天 2018. 5. 20. 09:18

5.18과 전두환을 다시 생각한다!
 

5.18! 한국인이라면 무슨 날인지 떠오르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우리 현대사에서 박정희 독재정권 몰락 후 순항이 가능했던 민주주의를 수 십년 뒤로 퇴행시킨 악마들이 탄생한 날이다. 언어로 표현이 되지 않는, 괴수들을 치죄하지 않고선 도저히 아물지 않는, 예리한 칼에 생살이 도려내지는 듯한 상처가 깊숙이 파인 날이다. 이날 하면 떠오르는 자가 없는가? 왜 없겠는가? 전.두.환!
 
 

김재규의 거사가 가져다 줄 민주화의 진전을 가로 막은 전두환. 그는 합동수사본부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김재규를 수사한다는 명분과 기반으로 신군부의 국가권력 탈취에 성공했다. 합수부장 복장의 전두환.
전쟁상황을 방불케 하는 5.18사태 당시의 광주. 전두환, 노태우, 정호용 등등 신군부의 집권 음모를 규탄하고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광주시민과 전남도민들이 항거한 5.18광주민주화운동은 햔국현대사에서 1960년 4.19의거의 도화선이 된 3.15마산의거, 1979년 박정희 독재정권의 붕괴를 앞당긴 부마항쟁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민중항쟁으로서 한국민주주의의 위대한 역사였다.

 

http://app.yonhapnews.co.kr/YNA/Basic/SNS/r.aspx?source=1195p&c=AKR20180516122000062
 
희극치고 이런 희극도 없어 보이지만, 전두환은 단돈 29만원으로 아직도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그 아들 전재국도 수백 억 재산을 자랑하면서 마치 하루하루를 힘겹게 사는 소시민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대궐 같은 집에서 편하게 잘 살고 있다.
 
수백억이나 되는 전재국의 재산은 누구 돈이었는가? 지금의 시공사라는 출판사를 차리기 전인 젊은 시절엔 그는 사업도 한 바 없다. 직장생활도 한 적 없다. 그의 재산은 몽땅 아버지 전두환에게서 물려받은 것이 아닐 수 없다. 전두환의 재산은 모두 기업들(일부 개인 기업가와 재산가 포함)로부터 협박, 공갈로 갈취하고 뜯어낸 조 단위에 근접한 그 돈이다. 당시 화폐가치로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전두환은 강탈당한 이들에게는 피가 거꾸로 쏟을 이 ‘눈먼’ 돈으로, 총 들고 나와 자신을 추종한 부하들에게 선심 쓰듯 “통 크게” 수억씩, 혹은 수천만 원씩 격려금, 전별금 등의 명목으로 손에 쥐어줬다. 이런 자가 아직도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를 받고, 또 국가원로로 대접 받고 사는 현실이다. 역대 모든 정부는 그를 전직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매년 적지 않은 국민의 세금으로 경찰인력을 그의 사저에 배치해 경호를 해주고 있다.
 
더 웃기는 건 그런 눈먼 돈을 그런 식으로 막 뿌린 전두환을 두고 통 크다고 상찬하는 국민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인간들은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나 친지들이 신군부가 저지른 고문, 학살, 삼청교육대 강제 징집 같은 걸 당해봐야 정신을 차릴려나... 신군부의 수괴로서 발포명령으로 죽어간 수많은 영령들은 아직도 눈을 제대로 감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자가 버젓이 호의호식하며 보란 듯이 천수를 누리고 있고, 어디서 난 돈인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지만 정호용, 허삼수, 장세동, 허화평 등등 적지 않은 그의 친구나 부하들도 엄청나게 호화롭게 살고 있다. 전두환이 사면되어 교도소에서 나와 자기 사저로 들어가던 날, 그의 집 앞에 도열해 박수를 치고 환성을 치르면서 사면을 축하한다고 소리친 자들도 한 두 사람이 아니었다. 이러한 웃지 못 할 희극은 우리 국민의 전반적인 역사의식이 철저하지 못하고 너무나 온정적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전두환을 처단하기는커녕 징역을 살고 있던 그의 형 집행중지는 물론, 정치적 사면까지 시켜준 이가 김영삼 대통령이었다. 1997년 12월이었다. 이회창 당 대표가 김영삼 대통령에게 건의해서 사면된 것이다. 하나회가 쿠데타로 들고 일어날 걸 우려해서 취한 조치였다고 하지만 임기응변의 정치적인 판단만 했지 긴 호흡의 역사적 판단은 하지 못한 것이다.
 
이 사실은 김영삼이 역사의식이 투철하지 못한 대통령이었고, 여기서 논리를 조금 비약하면 그가 대통령이 되기 전 반독재 민주화 투쟁을 했던 것도 역사의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기보다 대통령의 대권을 잡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봤던 것으로 밖에 볼 수 없게 만든다.  

 

전두환의 사면은 한국민주주의를 30년 이상 후퇴시킨 것으로 평가될 것이다. 그의 존재 자체가 정의를 갈구하는 국민들에겐 삶의 행복지수를 떨어뜨리고 있다.

 

그 뒤 대통령의 보좌에 오른 다른 대통령들도 모두 전두환을 전직 대통령으로 예우해주고 있다. 국민화합이라는 미명하에 그렇게 한 것인데, 민족의 정기와 정의는 생각도 하지 않고 단지 정치권의 지지 그리고 보수와 경상도 사람들의 표만 의식하고 고려한 것일 뿐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역사의식, 민족정기, 정의 따위는 없었던 것이다.
 
국민에 대해 봉사하겠다는 의식 없이, 민족에 대한 준엄한 역사의식 없이 정치하는 정치꾼들은 뽑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단지 선거 때의 표로 심판하는 것을 기다리기보다 이제는 그런 이들이 쉽게 정치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정치제도를 개선하는 데에 관심을 가지고 논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즉 권력을 원래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직접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직접 민주주의 제도로 전환시켜나가야 한다. 시민과 국민이 정말 정신을 차려야 한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정말 두꺼비가 태산의 산마루를 오르는 것처럼 멀고 힘겨워 보인다.

위 글은 전두환에 대한 본격적이고 전문적인 역사적 평가는 아니다. 새로 쓰기도 사정이 허락하지 않아서 2년 전 글로 대신한다.

 https://suhbeing.tistory.com/m/339

2018. 5. 18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