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 제20기 5중전회와 시진핑 권력의 향방
서상문(역사학자)
지난 7월 30일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오는 2026년 10월 뻬이징에서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 즉 20기 5중전회(二十屆五中全會)를 개최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중국공산당이 발표한 이 대회의 공식 의제는 중앙정치국의 업무보고와 ‘전면적 종엄치당(全面從嚴治黨)’, 즉 당을 전면적이고 엄격하게 다스리는 문제다.

겉으로만 보면 당의 기율과 부패척결을 논의하는 통상적인 회의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번 5중전회의 정치적 의미를 예전처럼 그렇게만 보기는 어렵다. 예전 역대 중공의 매기 5중 전회에선 통상 경제사회 발전전략을 논의하는 게 관행이었지만, 2027년 가을에 열릴 제21대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불과 1년 앞두고 중공 내부 상황이 심상찮기 때문이다. 제21대 당대회에서는 정치국과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대폭 재편되고 시진핑(習近平, 1953~)의 당 총서기 4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5중전회는 중공 최고지도부의 차기 권력구도를 가늠할 중요한 전초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외부 관측에서도 이번 회의를 2027년의 권력재편을 앞둔 중요한 정치적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특히 눈여겨볼 것은 제20기 5중 전회의 핵심 의제가 사회 경제나 외교가 아니라 ‘전면적 종엄치당’이라는 점이다. 중국공산당의 정치언어에서 이 말은 단순히 공직자의 금품수수나 비리를 단속한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부패척결, 당 기율 강화, 최고지도부에 대한 정치적 충성, 그리고 당 조직에 대한 중앙의 통제를 모두 포괄한다.
이는 최근 중국 정계와 군부에서 계속되고 있는 대규모 인사정리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시진핑 집권 이후 부패척결이라는 이름 아래 수많은 고위 당·정·군 간부가 낙마했지만, 최근에는 특히 군 최고위층까지 그 범위가 확대됐다. 중공 중앙군사위원회 상임위원 7명 중 다섯 명이 체포되거나 구금 혹은 사망했을 수도 있다. 2026년에도 여러 장성들과 고위 관리들이 조사·면직 또는 당에서 축출됐고, 군 고위간부들에 대한 정치교육과 충성심 강화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중국 안팎에서는 이러한 대규모 숙청이 과연 시진핑의 권력을 더욱 강화시킨 것인지, 아니면 역설적으로 당과 군 내부에 상당한 불만과 긴장을 축적시킨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나는 후자로 본다. 거기에다 당 원로 세력과 군부가 손을 잡고 시진핑 세력과 긴장상태에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해외 중국계 매체와 반체제 인사들의 사회관계망에서는 오래전부터 “원로들이 시진핑에게 등을 돌렸다”, “군부가 시진핑에게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시진핑의 권력이 약화됐다”는 갖가지 설이 반복해서 등장해왔다. 최근 중공 안팎에 떠도는 풍문으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시진핑이 2027년 제21대 당대회에서 총서기 4연임을 포기하고 후계자를 내세울 것이라는 설까지 돌고 있다. 또 시진핑이 이번 중공 5중 전회에서 스스로 자진해서 4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공표할 것이며, 자파인 시자쥔 중 현재 중공 권력 서열 2위인 리창(李强, 1959~)에게 후임을 맡기기로 했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심지어 현임 중공 중앙 정치국 상임위원 7명 전원이 해임이 결정됐고 내년 10월 개막 예정인 중공 제21대 중공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이미 중공 당 서열 1위인 당 총서기(후춘화 胡春華, 현 정협 부주석), 당 서열 2위인 국무원 총리(천깡 陳剛, 현 광서성 당서기), 당 서열 5위인 중공 중앙서기처 판공실 주임(위앤쟈쥔 袁家軍, 현 충칭시 당서기) 등 3명이 확정되었다고 하고, 나머지 4명은 현재 각 계파들 간 조율 중이라는 설까지 파다하다.

만약 이러한 풍설이 사실이라면 중국공산당 제20기 5중 전회에서 아마도 시진핑이 현재의 권좌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중공 전임 원로들이 거의 다 시진핑에게서 등을 돌린 상태임은 틀린 말이 아니다. 시진핑이 너무나 많은 정적들을 쳐내고 심지어 리커창(李克强, 1955~2023) 총리의 목숨까지 앗아가자 중공 현역들과 원로들의 많은 불만과 원성이 쌓여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지경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러한 주장을 입증할 만한 중국공산당의 공식 발표나 신뢰도가 높은 객관적 증거는 없다. 오히려 2026년 7월 30일 5중전회 개최를 결정한 정치국 회의를 시진핑 자신이 주재했고, 당 창건 제105주년(실제는 104년임) 행사와 군 현대화 관련 회의에서도 그의 당과 군에 대한 지배력은 공식적으로 거듭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5중전회에서 시진핑이 물러날 것이다”라고 단정하는 것은 현 단계에서는 조금 앞서간 추측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번 중국공산당 5중전회에서 시진핑의 거취가 공식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2027년 제21대 당대회를 향한 권력재편의 방향과 징후가 드러날 수 있다는 정도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후진타오(胡錦濤, 1942~), 원쟈빠오(溫家寶, 1942~) 등의 당 원로들과 합의를 봐도 어느 일방을 완전히 몰아내고 전권을 장악하는 식이 아니라 쌍방 세력이 절충될 공산이 크다.
최근 떠도는 또 하나의 설로 시진핑이 자신의 후계자로 현 국무원 총리인 리창(李强, 1959~)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단정할 수 없는 일이다. 리창은 1959년 7월생으로 현재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국무원 총리이며, 당 최고지도부 의전서열상 시진핑 다음에 위치한 인물이다. 쩌장(浙江)성에서 근무할 당시부터 시진핑과 인연을 맺은 대표적인 시자쥔(習家軍), 즉 시진핑계 인사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 역시 현재로서는 어디까지나 후계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리창이 시진핑의 후계자로 공식 지명됐다는 증거는 없다. 중국공산당에는 떵샤오핑 이후 한동안 후계자를 비교적 일찍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올려 경험을 쌓도록 하는 관행이 존재했지만 시진핑 시대에는 그 관례마저 완전히 무너졌다. 2018년 국가주석 임기 제한이 철폐되고 2022년 시진핑이 총서기 3연임에 성공하면서 중국의 권력승계 방식 자체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더구나 1959년생인 리창은 2027년이면 만 68세가 된다. 중국공산당의 과거 비공식 인사관행인 이른바 ‘칠상팔하(七上八下)’를 기계적으로 적용한다면 반드시 유리한 연령이라고 할 수도 없다. 물론 시진핑 시대에는 이러한 비공식 규칙의 구속력이 크게 약화되었기 때문에 나이만으로 그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필자가 어제 전한 바 있지만 이런 가운데 중국 개혁·개방 시대를 대표했던 전 총리 쭈룽지(朱鎔基, 1928~2026)가 지난 8월 12일 세상을 떠났다. 중국 당국은 8월 18일 빠빠오산(八寶山) 혁명공묘에서 그의 유해를 화장했고, 시진핑과 리창을 비롯한 현 최고지도부만 참석해 조의를 표했다. 후진타오는 화환만 보냈다.
쭈룽지의 죽음을 곧 바로 ‘시진핑의 정치적 타격’이라고 보는 설이 있지만 이 발언은 신중해야 한다. 쭈룽지가 말년에 시진핑을 정치적으로 적극 지지했다거나 양자가 특별한 정치적 연대를 형성했다는 확실한 공개 자료도 없다. 그러나 그의 죽음에는 다른 의미가 있다.
쭈룽지는 장쩌민(江澤民, 1926~2022) 시대 중국의 개혁과 개방, 국유기업 개혁, 금융·재정 개혁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경제개혁가였다. 따라서 그의 타계는 단순히 한 명의 전직 총리가 세상을 떠난 사건을 넘어 떵샤오핑 이후 개혁·개방 시대를 직접 이끌었던 중국공산당 원로세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음을 상징한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 사회 일부에서 쭈룽지와 장쩌민 시대에 대한 일종의 향수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당시에도 부패와 빈부격차, 국유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실업 등 심각한 문제가 있었지만, 오늘날의 중국인 가운데 일부는 그 시기를 상대적으로 개방적이고 경제적 상승 가능성이 컸던 시대로 기억한다. 쭈룽지 사망 직후 중국 인터넷에서 나타난 추모 분위기에도 이러한 ‘개혁시대에 대한 향수’가 일정 부분 깔려 있었다.
그렇다면 시진핑은 과연 2027년에도 4연임으로 나아갈 것인가? 현 시점에서 확인 가능한 사실만 놓고 보면 4연임 가능성이 여전히 가장 높은 시나리오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만 변수도 많다. 시진핑의 건강 악화, 원로 그룹과 군부의 연합 반격 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로선 시진핑은 당 총서기, 국가주석,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장악하고 있고, 당의 공식 이념과 조직체계도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사회주의사상’을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다. 2026년 들어서도 ‘시진핑 당건설 사상(習近平 黨建思想)’이 공식적으로 강조되는 등 그의 정치적 권위를 약화시키는 방향보다는 오히려 제도화하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 체제에서는 외부에 보이는 권력의 안정과 내부의 실제 권력관계가 반드시 일치한다고 볼 수도 없다. 특히 최고지도자가 장기간 집권하고, 권력집중이 심화되고, 대규모 숙청이 반복될수록 외부에서는 파악하기 어려운 엘리트 내부의 긴장도 커질 수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다가올 두 달 후의 5중전회가 주목되는 이유다.
따라서 이번 회의를 보는 핵심은 “시진핑이 5중전회에서 물러나는가”라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누가 새로 중앙위원회와 군 지도부의 빈자리를 채우는가, 정치국과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인사구도에 어떤 변화의 신호가 나타나는가, ‘전면적 종엄치당’의 칼날이 누구를 향하는가, 그리고 후계자를 암시할 만한 인물이 새롭게 부상하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특히 리창뿐만 아니라 띵쉐샹(丁薛祥, 1962~) 등 상대적으로 젊은 지도자들의 역할과 인사 변동도 함께 관찰해야 한다. 반대로 명백한 후계자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그것 자체가 시진핑의 4연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중국공산당의 권력정치는 물밑에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확인되지 않은 풍문을 사실처럼 받아들이는 것도 위험하지만, 중국 관영매체가 보여주는 표면적 단결만 보고 내부 갈등이 전혀 없다고 판단하는 것도 위험하다. 사실과 풍문 사이에서 나타나는 작은 인사 변화와 정치적 언어의 변화를 읽어내는 것이 중국정치를 관찰하는 핵심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는 10월의 제20기 5중전회는 시진핑의 퇴진을 결정하는 회의라기보다는 2027년 중국 최고권력의 향방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정치적 관문이다.
시진핑이 떵샤오핑 이후 정착됐던 집단지도와 권력승계의 관행을 완전히 뒤로하고 4연임으로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예상 밖의 후계구도를 만들어낼 것인지, 또 최근의 대규모 숙청이 그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결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내부 반발을 불러오는 계기가 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2027년 제21대 당대회까지의 1년은 중국공산당 권력사의 또 하나의 중대한 갈림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진정 주목해야 할 것은 풍문 그 자체가 아니라, 그 풍문을 확인하거나 부정하게 될 실제 인사와 권력배치의 변화다. 이래저래 금년 하반기부터는 중국공산당의 역사에서 대단히 중대한 갈림길로 보인다. 귀추가 주목된다.
2026. 8. 15. 20:22.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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