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화가는 바람을 그릴 수 있을까요?
지휘자는 바람을 연주할 수 있을까요?
시인은 바람을 노래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바람을 만질 수 있을까요?
화가는 바람을 그리는데 바람에 하늘대는 연꽃을 그렸다.
바람에는 붓길도 닿지 않았다.
지휘자는 바람을 연주하는데 바람에 우는 문풍지 소릴 들었다.
바람에는 지휘봉도 닿지 않았다.
시인은 바람을 시로 쓰는데 바람에 일렁이는 허공을 봤다.
바람에는 눈길도 닿지 않았다.
우리 모두는 바람을 만져보기 위해 두 손을 벌렸다.
바람에는 손길도 닿지 않았다.
모두 바람은 보지 못하고 연꽃과 문풍지와 허공만 봤다.
바람은 우리들 마음 안에 있었습니다.
그윽이 있었습니다.
2014. 6. 28. 05:37
초여름 새벽 창문에 부딪히는 바람 소릴 듣고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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