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자작시

바람

雲靜, 仰天 2014. 6. 29. 08:03

바람

 

                                                         

화가는 바람을 그릴 수 있을까요?

지휘자는 바람을 연주할 수 있을까요?

시인은 바람을 노래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바람을 만질 수 있을까요?

 

화가는 바람을 그리는데 바람에 하늘대는 연꽃을 그렸다.

바람에는 붓길도 닿지 않았다.

지휘자는 바람을 연주하는데 바람에 우는 문풍지 소릴 들었다.

바람에는 지휘봉도 닿지 않았다.

시인은 바람을 시로 쓰는데 바람에 일렁이는 허공을 봤다.

바람에는 눈길도 닿지 않았다.

우리 모두는 바람을 만져보기 위해 두 손을 벌렸다.

바람에는 손길도 닿지 않았다.

모두 바람은 보지 못하고 연꽃과 문풍지와 허공만 봤다.

 

바람은 우리들 마음 안에 있었습니다.

그윽이 있었습니다.

 

2014. 6. 28. 05:37

초여름 새벽 창문에 부딪히는 바람 소릴 듣고

雲靜

 

 

불교는 모든 事象이 마음에서 생겨난다고 가르친다. 唯識的 관점이다. 一切唯心造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마음을 찾아내려고 지금까지 수많은 고승대덕들이 숱한 고행을 하거나 수행을 쌓았다. 그래서 그에 대해 답은 얻었지만 그것을 가시화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원점으로 되돌아 간 것이다. 하지만 위치는 동일하지만 그 질은 차원이 다르다. 깨달으면 깨닫기 전의 상태를 포섭하면서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이다. 마음이란 자기 마음 안에 있는 것이라는 사실도 분명히 체득되는 경지다. 우리는 비록 그것을 손에 거머쥐듯이 잡아낼 순 없이 비가시적이지만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히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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