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부터 존경하는 한 선배가 보내준 글을 공유합니다. 그는 내게 사상사를 연구해서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쪽에 뜻을 두길 권하기도 하신 분입니다.
어지러운 세상에 부쳐
현생 인류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태생적으로 차별과 평등, 자유와 속박, 풍요와 빈곤, 평화와 전쟁이 대립하고 갈등하는 구조입니다. 지구의 생김새가 그렇게 돼 있어요.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가량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지구가 동그란 원(圓)이 아니고 타원형의 모양을 하고 있지요. 한 마디로 삐딱한 겁니다.
삐딱한 지구에서는 매사가 삐딱해서 꼬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태로 우리 인류는 수만 년을 살아온 겁니다. 뜻대로, 원칙대로, 정상적으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善보다 惡이 날뛰고, 실력보다 아부가 득세하고, 부정과 비리와 불법과 타락이 판을 치고, 걸핏하면 전쟁도 불사하는 등 惡貨가 良貨를 구축(驅逐)하는 세상을 줄곧 살아왔어요.
예로부터 ’천지는 어질지 않다(天地不仁)’느니, ’善과 惡이 모두 하늘의 이치(善惡皆天理)’다라고 하는 말들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팔자타령이 안나올 수가 없죠.
그런데 이 팔자타령, 틀린 말이 아니에요.
한 번 생각해보세요. 지구는 스스로 돌면서 동시에 태양 주위를 돌고, 달은 또 지구 주위를 돌잖아요. 여기에다 金.木.水.火.土 등 무수한 별들까지 지구에 갖가지 작용을 하며 영향을 미칩니다. 한 가지 실례를 들면 이런 겁니다.
지구가 태양 둘레를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과, 달이 지구 둘레를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 사이에는 10여 일의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차이가 지구와 지구상에 살고 있는 사람 등 수많은 생명체에 다양한 형태로 변화무쌍한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우리 선조들은 이를 두고 日月星辰이 지구에 작용한다고 했습니다. 星辰(성신)은 별을 말합니다. 뿐만 아니라 地水火風으로 특징되는 지구 자체의 작용도 인간의 生長成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죠. 이런 작용은 사람에 따라 다 제각각이죠. 사람의 삶이 각자 다르게 흘러가게 돼 있다는 뜻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인류 역사를 한 번 보세요. 어느 한 시대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예외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정답은 이미 수천년 전부터 나와 있었는데, 우리가 욕심에 눈이 가려 이를 간과하고 살아온 거죠.
정답이 뭐냐구요? 철저한 균형감각입니다. 다시 말해 중도(中道)정신입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기울지도 않고, 지나치거나 부족하지도 않으면서, 어울리고 섞이지만 附和雷動하지 않고 중심을 잡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를 일러 先賢들은 中과 和라고 했습니다.
中은 천하의 큰 근본이고(天下之大本)이고, 和는 어디에나 통하는 보편적인 방도(天下之達道)입니다.
이에 비춰 보면 난제 해결의 열쇠는 결국 다수에게 이익이 되는 조화로운 타협입니다.
最善은 어렵고 次善이 최선이 되는 세상이라 그렇습니다. 이것은 왕조시대에도 통했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權道입니다.
위정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입니다.
絶對善이 오롯이 승리할 수 없는 세상이기 때문이죠. 말은 쉬운데, 실천하기는 참 쉽지 않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성현의 말씀이라는 게 대개 이렇습니다. 어렵고 지루하고 심지어 짜증까지 수반하기도 하죠. 참을성을 잃어버린 오늘의 인류가 듣기 좋을 리가 없지요. 그래도 음미하고 천착하며 후세에 전해야 합니다. 이 속엔 살아내기 어려운 복잡한 세상을 견디려면, 이 정도의 수고는 해야 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으니까요.
蘇東坡의 탄식은 천 년의 세월을 넘어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우리 인생이 짧고 덧없음이 슬프고, 무궁한 우주가 부럽습니다"(哀吾生之須㬰 羨太空之無窮)
그런데 놀라지 마십시오. 이렇게 고단하고 至難하고 좌절과 울분 속에 시름하며 눈물지어야 하는 오늘날의 ’苦海세상’이 끝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기울어진 지구의 자전축이 똑바로 서 타원형 지구가 동그란 지구로 바뀌면서 寒暑가 없고 봄.가을만 있는 온화한 기후속에 의식주 걱정없고 남여가 평등하며 자유, 정의, 공정, 평등이 바로 서고 善德이 승리하며 전쟁과 재해가 없는 평화로운 세상, 지상낙원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새로운 세계의 중심에 한국이 우뚝하게 선다고 하네요. 한국이 낳은 대선지자이자 이 시대의 스승인 탄허대선사의 말씀이니까 기대해 봅시다. 지금까지 탄허의 예언이 틀린 적이 없다고 합니다.
물론 낙원으로 가기까지 전인류적으로 지구 인구의 절반이 사라지는 엄청난 재앙을 겪어야 한다고 하니 몹시 우울하고 슬프지만 말입니다.
甲辰 初秋
東魯 具凡會 拱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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