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구당권파에게 묻는다
서상문(세계 한민족미래재단 이사)
통합진보당 구당권파 계열 국회의원 당선자 중 이석기와 김재연이 결국 대한민국 국회에 입성했다. 그들이 반대파와 대다수 국인(國人)의 반대를 묵살하고 막무가내로 국회의원이 되고자 한 목적이 무엇일까? 수치는 순간이지만 ‘출세’가 좋고 ‘가문의 영광’은 영원하기 때문에? 사회발전을 위해 봉사하고자? 아니면 주사파처럼 북한지령을 받거나 혹은 자발적으로 대한민국 전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서?
그들의 진정한 동기와 목적은 자신 외엔 아무도 모른다. 국가공직자라면, 더욱이 1급 국가기밀을 접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라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줄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정치를 하고, 의원이 된 동기와 목적을 가늠할 수 있는 국가관이나 대북관과 관련된 질문은 회피한다. 되려 사상검증이라고 하면서 답하기를 거부하거나 반격을 가한다.
한국은 사상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된 자유민주주의국가다. 하지만 국회의원 같은 고위공직자의 국가관은 분명히 밝혀야 한다. 특히 분단국가인데다 북한이 무력통일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 북한에 대한 생각과 입장도 명백하게 드러내야 한다. 그래야 국인이 그에 대한 정치적 지지나 반대를 결정할 준거를 가질 수 있고, 정책을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진당 구당권파에게 다시 묻는다. 기를 쓰고 국회에 입성한 목적이 무엇인가? 과거처럼 대한민국을 “미 제국주의”의 식민지국가로서 해방시켜야 할 혁명대상으로 보는가? 국가를 전복하기 위해 자신의 사상을 감추고 국회에 들어간 것인지 아니면 의회정치를 통해 진보진영의 한 축을 이뤄 사회를 개선 발전시키려는 의도인지 분명히 밝히길 바란다.
또 북한을 진정 통일을 위한 대화상대로 여긴다면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듯이 북한의 처참한 인권상황, 봉건적 3대 세습과 핵 실험, 군사도발과 같은 시대역류적인 실정에 대해서도 균형감 있게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비판은커녕 우호적인 언행을 계속해온 이유는 무엇인가? 혹여 북한을 비판하면 그들과 대화하기 힘들기 때문에 북한의 비위를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북한에 예속된 노예근성이 아닌가?
이참에 이정희 전 대표는 6.25전쟁이 남침이냐, 북침이냐는 언론의 질의에 북침인지 남침인지 논쟁이 있으니 치밀하게 알아보고 “나중에 답하겠다”고 한지 2년이 다 되도록 답을 내놓지 않는 이유를 밝히길 바란다. 알아볼 시간이 없어서라면 양해는 되지만 그래도 1990년대 초 해제된 소련 기밀자료에 근거해 학계에선 이미 폐기된 지 오래된 북침설과 남침유도설 따위의 수정주의가 오류라는 사실을 모른다면 정치인 치고는 참으로 무지하다. 혹시 북한을 결점을 언급하지 않는 주사파의 불문율을 지키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답을 미루는 건 아닌가?
나는 국가지상주의자가 아니다. 국가의 지속과 개인의 자유 및 인권신장이 동시에 보장돼야 한다고 믿는 ‘개인-국가 동시발전론’자다. 또 새가 좌우 날개로 날듯 진보-보수의 기능도 당연하다고 본다. 색깔론 공세도 구시대의 유물이다. 따라서 질문은 색깔론 공세도 아니요, 사상검증도 아니다. 단지 공직희망자라면 파렴치범 전과자나 정신이상자는 걸러내듯이 공무수행에 합당한 국가관과 대북관을 가지고 있는지 밝히라는 것뿐이다. 평가는 국인이 한다. 분명한 답이 없으면 구당권파는 물론 통진당은 공당으로서의 간판을 내려야 한다.
위 글은 2016년 6월 1일자『경북일보』에 실린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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