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의 공유/주요 언론 게재 글 내용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상식’으론 해결이 안 된다

雲靜, 仰天 2012. 5. 18. 07:20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상식’으론 해결이 안 된다 

 

서상문(세계 한민족미래재단 이사)
 

통합진보당의 공방 소음에 온 나라가 시끄럽다. 통진당 당권파가 관련된 정당 사상 초유의 불법선거는 상식에 대한 몰상식의 폭거다. 1904년 토마스 페인의 저서 ‘Common Sense'가 일본에서 ‘상식’으로 번역돼 한국에 들어온 이래 상식이 이처럼 위협 받기는 처음이다. 당권파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사퇴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그런데 비판과 사퇴요구가 빗발쳐도 그들은 부정을 ‘실수’라고 항변하면서 사퇴하지 않겠다고 버틴다. 일반에 노출되지 않은 그들만의 논리 때문이다.
  
첫째, 국민 보다 당원을 우위에 두는 전도된 선민의식과 열등감으로 점철된 엘리트주의다. 어떤 정치체제 세력에게도 불변의 가치인 국민은 당원 위의 상위개념이다. 당이 존재하고 권력을 잡으려는 것도 국민을 위해서다. 공산당이 국가를 전복시키고 정권을 잡는다고 해도 국민은 존재한다. 그런데도 당권파는 국민이 아니라 당원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에겐 자신들만이 민족, 민주운동을 고생하면서 해왔으니 당연히 이에 대한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보상심리가 있다. 국민을 안중에 두지 않으려면 아예 자신들이 받은 국고보조금과 국회의원 세비를 내놓고 당비로 정치를 해야 한다.
  
둘째, 목적을 위해선 범죄를 저질러도 된다는 목적지상주의다. 이는 신성한 민족통일과업을 수행하는데 ‘사소한’ 부정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자기합리화와 짝을 이룬다. 이런 ‘논리’로 무장하고 있기에 보편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는 몰상식, 이중잣대, 떼쓰기, 책임전가, 꼼수 등의 백태들이 속출하는 것이다. 목적은 당내 주도권 유지와 당권파의 국회진입이다.
 
이정희 전 공동대표는 자신들을 비판하면 “통합진보당 내부로부터의 몰락, 야권연대와 진보집권 가능성이 소멸”될 것이라며 공갈쳤다. 야권연대를 통한 정권창출을 원하는 진보진영의 열망을 악용해 문제를 덮어 주도권 유지는 물론 자파 국회의원 당선자를 의회에 진출시키려는 얄팍하고 유치한 술수다.
 
이석기 당선자도 “100% 완벽한 선거는 없다”고 강변하면서 “의도적으로 속인 게 아니니까” 끝까지 국회의원 금배지를 달겠다고 했다. 범죄지만 의도적이 아니라면 면죄해도 된다는 이상한 논리다. 그들의 이념적 사부 마르크스가 언급한 “정당하지 못한 수단을 요구하는 목적은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경고와도 모순된다.


수감 중인 이석기
이정희와 이석기


셋째, 당권파도 투표과정엔 유권자의 자유의지 외에 어떤 요소도 개입돼선 안 된다는 게 상식이고, 부정은 있었지만 조사과정이 부실했기 때문에 부정이 아니라는 주장이 억지라는 것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러한 비판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을 인정하면 이른바 ‘이석기 키즈’인 2~30대 좌편향 청년당원들이 떨어져 나가기 때문이다. 광신적인 종교집단의 교주 받들듯 당권파를 위호하는 키즈들은 충성경쟁에서 선명하게 각인돼 미래엔 자신도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 거다.
  
이정희와 이석기 같은 인물로는 진보정당이 되기 어렵다. 이정희는 “상식에 근거하여 바로잡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그들의 ‘상식’으론 해결되지 않는다. 이는 차돌을 품고 있는 암탉에게 부화를 바라는 거나 다름없다. 국회의원 당선자 ‘제명법’이 제정돼 이에 의거해 사퇴시켜야 하고, 부정과 폭력행위에 대해선 사법처리해야 한다. 그것이 불가능하면 마지막엔 국민이 표로 심판할 수밖에 없다.
 
위 글은 2012년 5월 18일자『경북일보』에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몰상식"이라는 제하로 게재된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