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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토불이

신토불이거실 화분에 서있는 대나무 한 그루제 품을 떠난 지 어느덧 십년이 넘는다.천정에 받쳐 더 이상 자라지 못해도답답하다는 불평 한 마디 없이 서있다.우리 집 왕고참 삼식이는아침이면 갑갑한지해 뜨는 동쪽 창으로 고개를 주억거리고저녁이면 몸 눕힐 고향이 그리운지노을 지는 서쪽 창을 내다본다.태생지를 떠나는 移植은 그 자체로 홧병이다.사막이 황량해도 미어캣이 병들지 않는 건그들에겐 그곳이 정겹고 편한 곳이기 때문이다.남극이 추워도 펭귄이 감기 들지 않는 건그들에겐 그곳이 아늑한 곳이기 때문이다.식물원 온실 속 선인장의 갈증이 따갑다.동물원 우리 속 사자의 신음소리가 아프다.2020. 8. 10. 17:29.북한산 淸勝齋에서雲静

1차원적 삶

1차원적 삶부는 서천에 뜬 구름이요,권세는 오가는 길손명예는 가을날의 이슬무얼 바라고 무얼 취하랴.아등바등 살아서 뭣 하려고?의식주는 눈에 띄는 것만 취한다.일도 눈앞에 보이는 것만 한다.보이지 않는 것은 염두에 두지 마라.내일은 무얼 할까 생각하지 않는다.근심거리가 생겨도 내버려둔다.계획도 없고 예정도 없다.분별없이 사는 대로 산다.지난 날, 없이 살던 때를 생각하고빈손으로 왔다는 사실만 뼈에 새기면험한 꼴 볼 일 없다.빚구럭에 빠질 일도 없지만사로잘 일도 없다.그리 살아도 살면 살아지는 게 삶이다.2019. 5. 17. 16:39.臺灣 中央硏究院 近代史硏究所 연구실에서雲靜

會者定離 다시 보기

會者定離 다시 보기물들지 않으면 단풍이 아니듯이떨어지지 않으면 낙엽이 못 되듯이회자정리란 만나면 필히 헤어져야 한단다.맞다, 반쯤 맞는 말씀이다.보내지 않으면 어찌 다시 만날 수 있겠는가?만나면 어찌 이별하지 않겠는가?헤어진다고 슬퍼할 건 없다는 말이지만···.이별이 상봉의 可能態라 해도그래도 만나면 헤어지지 않는 게 낫다.세상사 有爲轉變이라 인연 따라 살자고?차라리 만나지나 말 것이지떠나려면 아예 오지나 말 것이지원치 않는 이별은 흰 살갗에 난 푸른 멍이란다.2017. 11. 16. 13:42.단풍잎이 샛노란 고려대학 교정에서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