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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석 장군의 못 다한 이야기 : 전두환의 12.12 및 5.18관련 2차 무공훈장 수여 내막

雲靜, 仰天 2021. 3. 7. 05:14

박경석 장군의 못 다한 이야기 : 전두환의 12.12 및 5.18관련 2차 무공훈장 수여 내막 

 

5·18과 관련한 정부의 훈포장과 표창은 2006년과 2018년 모두 취소됐다. 하지만 군사반란을 일으켜 대한민국의 역사발전을 최소한 반세기는 지체시킨 수괴 전두환씨가 12.12쿠데타와 5.18학살작전에 투입된 군인들에게 직접 수여한 훈장은 그동안 기록이 확인되지 않아 치탈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총 들고 나와 무력으로 국가권력을 찬탈하고선 온갖 부귀영달을 누려온, 지금도 살아서 영화를 누리고 있는 국가반란자들에게는 의법 처리해 모두 사형(이 점에서 김영삼이 대통령 시절 전두환을 사면해준 것은 잘못임)이나 혹은 징역형을 살게 하고 그들이 누린 모든 시혜는 모두 환수나 소급해서 국고에 반환하도록 조치해도 시원치 않다. 그런데 그들에게 무공훈장을 걸어주다니, 더군다나 아직까지도 그 훈장들을 삭탈하지 않고 있다. 이러니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겠는가? 정부와 정치인들은 뭘 하고 있는가?

 

나라와 역사를 망친 전두환 일당의 무공훈장 수여에 대한 자세한 내막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이 사실을 소개한 박경석 장군의 허락을 득해서 박 장군의 글을 원문대로 올린다. 원문은 박 장군의 인터넷 개인 카페(인터넷 다음의 『박경석 서재』)에서 볼 수 있다.―2021. 3. 7. 06:14, 雲靜 編註

 

 

박정희가 시해된 뒤 갑자기 총칼로 국가권력을 찬탈하고 나선 신군부의 우두머리 전두환

 

자료-12.12 및 5.18관련 2차 무공훈장 수훈 내막(1980년 12월 31일)

작성자 박경석|작성시간 2000.05.18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89)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투입됐던 계엄군 지휘관들에게 직접 훈장을 수여한 기록이 발견됐다. 5·18과 관련된 훈장과 표창은 5·18민주화운동특별법과 개정된 정부표창 규정에 의해 모두 취소됐다. 하지만 전씨가 수여한 훈장은 그동안 5·18과의 연관성이 파악되지 않아 치탈 여부가 검토된 적이 없다.

17일 경향신문이 재향군인회의 <12·12, 5·18 실록>에 실린 ‘12·12 및 5·18 관련 2차 서훈자 명단’을 확인한 결과 1980년 12월 31일 5·18 진압군으로 광주에 투입된 지휘관 8명에게 훈장이 수여됐다. 12·12와 5·18을 사료 중심으로 기술한 이 책 부록에 훈장을 받은 군인 명단이 실려 있다.


재향군인회는 훈장을 받은 이들의 이름과 계급, 소속, 서훈 등급, 서훈 내용을 표로 정리했다. 12·12와 5·18 유공으로 모두 52명에게 충무와 을지·화랑 무공훈장이 수여됐다. 이 중 8명은 서훈 내용에 ‘5·18 유공’으로 적시돼 있다. 이들은 소준열 당시 전투병과교육사령관과 김동진 20사단 61연대장 등으로 모두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 지휘관과 장교다.


이 같은 내용은 1988년 국회 광주청문회를 앞두고 국방부가 제출한 훈포장 기록과도 일치한다. 국방부는 1979년 12월12일부터 1981년 4월 30일까지 훈포장자 명단을 파악해 제출했는데 1980년 12월 31일 이들에게 무공훈장이 수여된 기록이 있다. 훈장은 대통령이 수여한다. 5·18을 유혈진압하고 1980년 9월 1일 제11대 대통령에 취임한 전두환씨가 3개월 뒤 계엄군 지휘관들에게 직접 훈장을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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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과 관련한 정부의 훈포장과 표창은 2006년과 2018년 모두 취소됐다. 하지만 전씨가 직접 수여한 훈장은 그동안 기록이 확인되지 않아 치탈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김성림 행정안전부 상훈담당관실 서기관은 “이들의 훈장 수여 사유가 ‘국가안전보장 유공’으로 기록돼 5·18과 관련된 서훈으로 파악되지 못한 것 같다”면서 “당사자들의 최초 공적서를 확인해 5·18 관련으로 확인되면 치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980년 12월 당시 대통령 전두환씨(89)가 수여한 훈장은 모두 ‘무공훈장’이었다. 훈장을 받은 52명은 1979년 12·12군사반란에 가담한 신군부세력과 5·18민주화운동을 진압한 계엄군들이다.


국방부가 1988년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980년 정부는 모두 3차례 훈·포장을 수여했다. 6월 20일과 국군의날인 10월 1일, 그리고 12월 31일이었다. 5·18 직후인 6월 20일 수여된 훈장과 표창은 모두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 지휘관과 계엄군 사상자가 대상이었다.


전씨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직후인 10월 1일에는 ‘국군의날 유공’으로 대대적인 서훈과 표창이 있었다. 국방부 자료에는 12월 31일에 무공훈장을 받은 22명의 명단만 남아 있다. 이들의 연번이 24~45번인 만큼 앞과 뒤에 훈장을 받은 사람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22명의 명단을 재향군인회의 <12·12, 5·18 실록>에 기록된 52명과 대조한 결과, 국방부 명단은 모두 재향군인회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12·12, 5·18 실록>은 재향군인회 호국정신선양운동본부가 1997년 5월 20일 비매품으로 발행했다. 부록에 12·12와 5·18로 1980년 훈장을 받은 군인들 명단이 실려 있다.


1980년 12월 31일 ‘대통령 전두환’이 수여한 훈장은 1년 전 12·12군사반란을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신군부세력의 ‘잔치’였다. 노태우·장세동·윤자중 등 6명에게 을지무공훈장, 허화평·허삼수·이학봉 등 36명은 충무무공훈장, 10명에게는 화랑무공훈장이 각각 주어졌다.


훈장을 받은 52명 중 8명은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 지휘관들이었다. 소준열 당시 전투병과교육사령관·김기석 부사령관·정수화 20사단 60연대장·김동진 61연대장·이병년 62연대장·함덕진 중령에게 충무무공훈장, 박종규 3공수 15대대장·나영조 대위에게는 화랑무공훈장이 수여됐다.


5·18진압군이 포함된 것은 정부가 6월 20일 수여한 훈장이 공수부대와 당시 계엄군 사망·부상자들에게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다른 부대 지휘관을 배려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12·12로 훈장을 받은 사람들 중 ‘5·18유공’이 중복 공적으로 기록된 경우도 10여명에 이르는 만큼 이들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


김희송 전남대 5·18연구소 연구교수는 “광주에 있는 전교사와 20사단 지휘관은 12·12와 관련이 없다. 이들에게 훈장이 수여된 것은 5·18 관련으로 봐야 한다”면서 “육군기록정보단 등에 인사기록이 남아 있는 만큼 무엇 때문에 서훈을 받았는지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2006년 3월 28일 5·18과 관련해 수여됐던 68명의 훈·포장을 치탈했으며 2018년 대통령·국무총리 표창도 모두 취소했다. 하지만 전씨가 직접 수여한 훈장은 아직 치탈되지 않았다. 이들의 훈장 수여 사유가 ‘국가안전보장 유공’으로만 돼 있어 5·18과의 연관성이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향신문 202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