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자작시 203

한시 世間塗炭中唯有妻

世間塗炭中唯有妻 苛斂塗炭招來死 世間憂心說不盡 丈夫豈可過春夜 酩酊大醉曉歸舍 天地昏迷花低頭 唯有妻戀戀未宿 迎吾一聲俄落淚 三世永劫轉刹那 도탄 중에 반기는 건 아내뿐이구나 苛斂에 지친 도탄에 갈마들 듯 죽음에 죽음을 부르고 제 한 몸으론 어찌 할 수 없는 현실에 근심이 끝간 데 없는데 장부라면 어찌 맨 정신으로 이 봄날 밤을 보낼 수 있겠는가? 벗들과 울분을 퍼마시고 크게 취해 새벽녘에 귀가하니 천지가 혼미하고, 꽃들도 비에 젖어 고개 숙여 있건만 지아비를 연연히 기다리는 아내만 오롯이 깨어 있네 다붙여 반기는 일성에 와락 쏟아지는 뜨거운 눈물 삼세 영겁의 인연이 예서 한 찰나로 피고 지는구나 2011. 5. 5 새벽 雲靜 친구들과 밤새 통음한 뒤 새벽녘에 귀가하니 한 숨도 자지 않고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를 보..

포르투갈 敍事

포르투갈 敍事 서상문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땅 끝 포르투갈 리스본 항해왕 엔리끄 왕자의 웅혼함이 저자 깊이 깃든 도시 일찍이 삶의 새 터전 찾아 미답의 대서양, 인도양 개척에 나섰던 나라 대서양의 눈부신 浪光 속으로 돌아가고픈 기억을 가진 민족 콜럼버스의 모험을 지원한 이사벨라(Isabella) 여왕 민족의 명운을 건 활로를 찾기 위한 고독한 결단 그것은 “후추와 영혼을 위해” 결행한 인류의 대서사시 동서 회통의 물꼬를 튼 예지의 飛翔이었다. 탐험가들은 죽음 두려워 않고 대항해시대를 열었지 선원들은 미지의 동경에 이끌려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발견했고 상인들은 “후추를 위해” 삶의 열정을 불태웠지 신부들은 “영혼을 위해” 동방포교에 앞장섰었다네. 아프리카 탐사로 동방해상로를 연 탐험가 바스코 다 가마(..

포르투갈 敍情

포르투갈 敍情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밤거리의 집시 여인 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 말없이 客愁에 호소하는 애틋한 눈망울 그녀는 북아프리카에서 왔을까? 아니면 남미에서 왔을까? 어떤 피가 섞였을까? 누구의 동정, 연민 혹은 사랑이 그녀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까? 그녀의 남루한 행색, 형형한 눈빛이 미답의 동방으로 건너온 예수회 신부들의 교설처럼 나그네를 알 수 없는 시간 속으로 밀어 넣는다. 집시와 신부와 나그네는 어디서 왔을까? 전생에 서로 마주친 적이 있었을까? 인드라의 그물처럼 얽혀 있는 우리 행적을 상상하면 불현듯 다가서는 시공의 妙有 잉어처럼 파닥이는 인연의 참뜻 그가 나였고, 내가 그일테지 과거 현재 미래는 나눌 수 없는 한 몸 業따라 돌고 도는 有情에게 동방 서방이 경계가 있을손가 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