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자작시 205

한시 一期一會

一期一會 看待人一期一會 今生緣來自宿業 來生緣取決自行 心眼察自他一身 평생 단 한번 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평생 단 한 번 만나듯 사람을 대하시게 지금 그와의 인연은 과거 숙세의 과보라네 미래 연분은 지금 내 하기에 달렸느니라 마음눈으로 보면 그가 바로 나일세 2011. 9. 2. 21:09 雲靜 크게 만나고 싶지 않은 선배들을 만나고 있다면서 내키지 않아 하는 모 후배에게 그렇더라도 그들을 자신인 듯이 대하라고 보낸 당부 문자메시지

한시 上海夜雨

上海夜雨 徐相文 在霪霖中之滬夜 積雨黃埔江滔流 人人奔忙自行路 鴉戰前閑寂漁村 變成鬱摩巨恐龍 村夫朴心消失去 唯金欲群像胡亂 下降不休的此雨 竟是潤枯憔甘水 還是未開花之淚 상해의 밤비 비 내리는 상해의 밤 폭우 속 黃埔江은 도도히 흐르고 사람들은 제 갈길 가느라 분망하구나 아편전쟁 전 인구 3만의 한적한 어촌이 마천루 빼곡한 2천만의 거대 공룡으로 변했네 村夫의 질박한 인심은 간데 없고 金欲에 허우적대는 群像만 어지러운데 쉼 없이 쏟아지는 이 비는 도회의 메마른 인심을 적셔주는 감로수인가? 피다만 꽃의 서러운 눈물이련가? 2011. 6. 16. 중국공산당으로부터 중공 창당 제9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초청을 받아 논문을 발표한 뒤 비내리는 밤의 上海 거리에서 *霪霖=陰雨는 장마를 말한다. **積雨=長雨 장마 시 줄..

한시 世間塗炭中唯有妻

世間塗炭中唯有妻 苛斂塗炭招來死 世間憂心說不盡 丈夫豈可過春夜 酩酊大醉曉歸舍 天地昏迷花低頭 唯有妻戀戀未宿 迎吾一聲俄落淚 三世永劫轉刹那 도탄 중에 반기는 건 아내뿐이구나 苛斂에 지친 도탄에 갈마들 듯 죽음에 죽음을 부르고 제 한 몸으론 어찌 할 수 없는 현실에 근심이 끝간 데 없는데 장부라면 어찌 맨 정신으로 이 봄날 밤을 보낼 수 있겠는가? 벗들과 울분을 퍼마시고 크게 취해 새벽녘에 귀가하니 천지가 혼미하고, 꽃들도 비에 젖어 고개 숙여 있건만 지아비를 연연히 기다리는 아내만 오롯이 깨어 있네 다붙여 반기는 일성에 와락 쏟아지는 뜨거운 눈물 삼세 영겁의 인연이 예서 한 찰나로 피고 지는구나 2011. 5. 5 새벽 雲靜 친구들과 밤새 통음한 뒤 새벽녘에 귀가하니 한 숨도 자지 않고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를 보..

포르투갈 敍事

포르투갈 敍事 서상문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땅 끝 포르투갈 리스본 항해왕 엔리끄 왕자의 웅혼함이 저자 깊이 깃든 도시 일찍이 삶의 새 터전 찾아 미답의 대서양, 인도양 개척에 나섰던 나라 대서양의 눈부신 浪光 속으로 돌아가고픈 기억을 가진 민족 콜럼버스의 모험을 지원한 이사벨라(Isabella) 여왕 민족의 명운을 건 활로를 찾기 위한 고독한 결단 그것은 “후추와 영혼을 위해” 결행한 인류의 대서사시 동서 회통의 물꼬를 튼 예지의 飛翔이었다. 탐험가들은 죽음 두려워 않고 대항해시대를 열었지 선원들은 미지의 동경에 이끌려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발견했고 상인들은 “후추를 위해” 삶의 열정을 불태웠지 신부들은 “영혼을 위해” 동방포교에 앞장섰었다네. 아프리카 탐사로 동방해상로를 연 탐험가 바스코 다 가마(..

포르투갈 敍情

포르투갈 敍情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밤거리의 집시 여인 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 말없이 客愁에 호소하는 애틋한 눈망울 그녀는 북아프리카에서 왔을까? 아니면 남미에서 왔을까? 어떤 피가 섞였을까? 누구의 동정, 연민 혹은 사랑이 그녀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까? 그녀의 남루한 행색, 형형한 눈빛이 미답의 동방으로 건너온 예수회 신부들의 교설처럼 나그네를 알 수 없는 시간 속으로 밀어 넣는다. 집시와 신부와 나그네는 어디서 왔을까? 전생에 서로 마주친 적이 있었을까? 인드라의 그물처럼 얽혀 있는 우리 행적을 상상하면 불현듯 다가서는 시공의 妙有 잉어처럼 파닥이는 인연의 참뜻 그가 나였고, 내가 그일테지 과거 현재 미래는 나눌 수 없는 한 몸 業따라 돌고 도는 有情에게 동방 서방이 경계가 있을손가 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