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음악 가요 21

독립투사의 아들로 태어나 요절한 천재 가수 배호의 일생

독립투사의 아들로 태어나 요절한 천재 가수 배호의 일생 내가 현대 한국의 그 많은 가수들 중에 첫손가락 엄지로 꼽는 이가 있다. 여자 가수로는 이미자요, 남자 가수로는 배호다. 이 평가는 나 혼자만 그런 게 아니라 나이 지긋한 연령대의 사람들로서 트롯트 팬이라면 남자나 여자나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오늘로서 어느덧 49주기가 되는 배호의 사망일을 또 다시 맞으니 29세라는 나이에 생을 마감한 그의 요절이 새삼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내게 그의 노래들이 늘 애절하게 들리는 심리적 이유다. 나는 원래 젊은 시절부터 애늙은이나 된 듯이 배호 노래를 좋아했다. 생애 두 번째로 취직이 돼 일한 곳이 마침 용산의 삼각지였다. 그곳엔 배호 노래비가 세워져 있어 출퇴근길에 오가면서 그를 자주 떠올리곤 했다. 자신을 ..

일본 가요 엔까는 듣거나 불러선 안 되는 것인가?

일본 가요 엔까는 듣거나 불러선 안 되는 것인가? 우리 사회에 아직도 버젓이 사용되고 있는 일본어 용어들을 쓰지 말자는 주장을 자주 듣는다. 우리사회에 남아 있는 일제 잔재를 제거하자는 취지에서란다. 그래서 당연히 일본 노래도 불러선 안 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절대적으로 맞는 말은 아니다. 왜 그럴까?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내 입장을 이야기하면, 나는 일제의 과거 침략사를 옹호하지도 않거니와 친일파들을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보면서도 일본의 장단점은 제대로 알고, 배울 게 있다면 배우는 것은 다른 차원의 얘기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장점과 강점을 국익과 문화의 다양성을 위해 충분히 배우고 받아 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것은 대단히..

유시마의 흰 매화(湯島の白梅)

유시마의 흰 매화(湯島の白梅) 먼저 아래의 노래부터 한 곡 들어 보자. https://youtu.be/PKNekQzg-C4 느낌이 어떤가? 위 노래는 작사가 사에키 다카오(佐伯孝夫, 1902~1981)가 작사한 가사에다 작곡가 시미즈 야스오(清水保雄, 1910~1980)가 곡을 붙인 ‘유시마의 흰 매화’(湯島の白梅)라는 일본노래다. 원곡은 원래 오바타 미노루(小畑実, 1923~1979)라는 가수가 불렀지만 위 노래는 쯔루타 고우지(鶴田浩二, 1924~1987)라는 가수가 부른 것이다. 오바타 미노루에 대해선 후반부에 가서 다시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할 것이다. 湯島の白梅는 애틋하게 서로 사랑하면서도 외부 사람들의 음모와 강압 그리고 고아인 자기를 데려와 기르고 가르쳐 준 은인이자 은사에 대한 의리를 저버릴..

미소라 히바리의 '아이 산산'(愛燦燦)

미소라 히바리의 '아이 산산'(愛燦燦) 전후 일본열도를 들었다 놨다 한 희대의 일본국민 가수 미소라 히바리(美空雲雀)! 패전으로 인한 일본사회의 소침한 분위기를 반전시켜 웃고 울게 만든, 1세기에 한 번 날까말까 한 만능 藝者! 그가 부른 가요를 만나본다. 한국에 이미자가 있다면, 일본엔 미소라 히바리가 있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노래로 보란 듯이 우뚝 선 그는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뜻깊은 1,400곡에 가까운 노래들을 남기고 자신의 이름처럼 '아름다운 하늘을 나는 종달새' 같이 하늘로 날아갔다. 그는 가고 없지만 그의 노래는 지금도 허공을 가르고 있다. 그가 부른 가요 "아이 산산"(愛燦燦)의 가사처럼 "바람이 몹시 부는" 오늘 異國의 아침에 "인생이란 알 수..

대만 내 원주민의 전통 민속무용

대만 내 원주민의 전통 민속무용 대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복잡한 민족구성원을 지닌 다민족 국가다. 대만에 존재하는 여러 민족들 중 다수는 한족(漢族)임은 두말 할 나위 없다. 전체 인구 23,580,833명(2018년 10월 대만 정부 통계) 가운데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한족은 약 95%가 된다. 한족을 제외한 소수민족이 무려 16개나 된다. 내가 대만에 거주했던 1980~90년대는 9개 뿐이었지만, 그 뒤 새로 소수민족으로 인정돼 정부에 등록된 민족이 늘어났고, 지금은 대만으로 이주해온 사람(新住民이라고 불림)들도 있다. 현재 대만 정부가 인정하는 16개 원주민은 아메이족(阿美族), 타이야족(泰雅族), 파이완족(排灣族), 뿌농족(布農族), 뻬이난족(卑南族), 루카이족(魯凱族), 쪼우족(..

음악과 지루박의 만남 : 대만 가요 '我在你左右'(워짜이니주어요)

음악과 지루박의 만남 : 대만 가요 '我在你左右'(워짜이니주어요) 대만 가요를 한 곡 소개하고자 한다. 중국어로 '我在你左右'(워짜이니주어요)라고 불리는 노래다. "나는 너의 좌우에 있다"는 의미의 이 노래는 원래 한국 가요 '샌프란시스코'라는 노래를 중국어로 편역해서 부른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손로원 작사, 박시춘 작곡으로 1952년에 장세정이 부른 노래였다. 여가수 장세정이 호소력 있는 음색으로 경쾌하면서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끼도록 불렀던 이 노래를 들으면 바로 파도가 넘실 대는 태평양이 떠오름과 동시에 그 대양 건너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가 눈에 아른 거린다. 미국과 중남미를 다녀온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시간 가는 것이 로케트포 같다. 대만 가요를 듣기 전에 먼저 그 ..

엘콘도 파사 : 천 마디 말보다 더 영혼을 흔드는 남미의 아리랑!

엘콘도 파사 : 천 마디 말보다 더 영혼을 흔드는 남미의 아리랑! El Condor Pasa! 설명이 오히려 군더더기다. 기분까지 잡치게 할 수 있다. 백 마디 말보다 귀로 말하도록 하자. 창공을 나는 검독수리 백옥의 뭉게구름 몽실몽실 굽이치는 아마존강 대지에 걸린 색동 무지개 하늘로 이어지는 끝없는 산길 아즈텍 신전에 매달린 옥수수 다발 푸른 호수에 비친 붉은 홍시 하나 나팔꽃잎에 반짝이는 영롱한 이슬 늙은 인디오의 깊게 패인 주름살 아낙 얼굴에 비치는 따사한 은빛 햇살 암갈색 소년의 먹물 눈망울 내 혼과 백이 영생하는 곳 잘 있지를 잉카여! 언제 가보나 마야여! 남미의 아리랑이 흘러나온다. 철새들이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다. 2018. 11. 8. 10:07 雲靜 메모

카펜터즈의 노래 예스터데이 원스모어

카펜터즈의 노래 예스터데이 원스모어 감미로운 멜로디, 젊은 시절 참 많이도 들었던 노래 'Yesterday once More'! 다시는 올 수 없는 어제이기에 의미가 있습니다. 이 노래의 가사처럼 우리들의 내면엔 “어제는 아직도 빛나고 있습니다.” 아마도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어제가 다시 온다면 그것은 어제가 아닙니다. 어제는 우리들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살아온 어제가 오늘을 결정함으로써 어제의 존재를 인식하게 됩니다. 어제는 그곳에 의의가 있습니다. 말하자면 어제가 있기에 오늘이 있고, 오늘이 있기에 내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또 다른 어제를 만듭니다. 오늘을 허비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인생에서 비약은 없습니다. 매순간이 더 없이 소중합니다. 어제를 추억함은 오늘의 축복입니다...

밤거리 색스폰 악사가 연주하는 鄧麗君의 애절한 가락!

밤거리 색스폰 악사가 연주하는 鄧麗君의 애절한 가락! 이슥한 밤, 타이페이 인근 도시를 홀로 걷고 있는데 어디서 들려오는 색스폰 연주 소리! ‘당신은 뭐라고 말했던가요?’(你怎么說)가 아닌가? 鄧小平과 함께 중국의 낮과 밤을 따로 지배한 ‘女帝’ 鄧麗君의 노래다. 그가 부르는 “내 사랑을 돌려주세요”(把我的愛情還給我)라는 대목이 가던 발걸음을 붙잡아 놓는다. 아낌없이 줬던 내 사랑을 돌려달란다. 어째서 길손의 심금을 이다지도 울리는가? 숫제 폐부를 저민다. 오락가락 하는 가을비도 여기선 멈추는구나!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는다. 몇 번이나 앵콜을 청했다. 鄧麗君 자신의 말일까, 내 얘기일까? 돌려받을 내 사랑이 있어서? 아니면, 누가 내게 사랑을 돌려달라고 해서? 내게는 줄 사랑이 말라버려서 그럴테지만, ..

대만의 대중가요 우야후이(雨夜花)

대만의 대중가요 우야후이(雨夜花) 대만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의 국민적 가요, 누구나 알고 있는 대표적인 노래 雨夜花를 소개한다. 雨夜花란 비오는 밤에 피어 있는 꽃을 말한다. 이 가요는 중국 표준어인 北京語가 아니라 중국의 5대 언어군(표준어와 사투리 포함)중 유력한 방언의 하나인 臺灣語(閩南語)로 돼 있다. ‘우야후이’는 바로 타이완어 발음이다. 베이징 표준어로는 ‘위예화’로 발음된다. 북경 표준어와 대만 사투리는 단어의 발음이나 구문이 완전히 다른 무슨 외국어 같아서 서로 잘 통하지 않는다. 우야후이는 원래 일제 강점기 때부터 대만에서 기층 민중들이 부르던 노래였다. 지금은 대만 사람들의 귀중한 문화유산의 하나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이 곡은 원래 일제 강점기 臺灣總督府의 통치 하에 시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