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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승자가 가려지지 않은 미 대선, 누가 돼야 바람직할까?

雲靜, 仰天 2020. 11. 16. 16:54

아직 승자가 가려지지 않은 미 대선, 누가 돼야 바람직할까?

 

46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미 대선은 1113일 현재까지도 아직 누가 당선자인지 최종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 미국의 주류언론과 그 논조를 그대로 받아 적는 한국의 언론은 보수와 진보 가릴 것 없이 거의 대부분 바이든이 당선 된 것처럼 보도해왔다.

 

 

필자가 대선 기간 중 미국에 체류하면서 본 바로 마이너 매체들의 뉴스에는 민주당 측의 부정선거 의혹이 많이 보도됐지만, 주류언론에서는 바이든의 당선을 예상하는 보도만 내보냈다. 위 지도의 표제 Presidential Election Results처럼 주류 언론은 모두 선거결과 바이든이 290대 214의 표차로 트럼프를 누르고 당선됐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조지아, 미시간 등 몇 개 주에서 발견된 미심쩍은 부정투표 의혹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 받아들여져 현재 조지아 주에선 500만 표에 달하는 모든 투표용지를 전부 수작업으로 재확인 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재검표가 트럼프의 말대로 문제점이 사실대로 확인될 경우 여타 다른 경합 주에 대한 재검표도 이뤄질 가능성이 크고, 여론도 반전될 것임은 물론이다. 그리고 최종 승자의 선언은 대법원에서 이뤄질 것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두 후보 중 누가 되더라도 미국사회의 본질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예컨대 트럼프가 당선 됐다고 해서 미국이 병든 사회가 아닌 것이 아니고, 바이든이 당선됐다고 해서 미국이 병들지 않은 사회라고 볼 수 없다. 장사하듯 정치를 하여 세계를 시장판으로 만들었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는 트럼프가 당선됐다고 해서 미국이 미친 듯이 돈을 추구하지 않는 사회도 아니고, 바이든이 당선됐다고 해서 미국사회가 돈을 추구하지 않게 되는 것도 아니다. 자본주의를 생명처럼 중요시하는 미국인 이상 트럼프든 바이든이든 돈을 추구하고, 자본을 우선시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자본주의를 실현하는 수단과 방법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고 나서 정상국가를 쑥대밭을 만들어놨다는 식으로 미국이 정상국가인가라는 것도 기준이 모호하다. 인류의 생존 지속, 국가존립 목적 등등의 가치에 따라, 미국인가, 중국인가, 한국인가, 미국 내 중산층 이상의 기득권층인가, 아니면 지금까지 백인중심 사회의 그늘에서 사회적 약자로 살아온 저층인가와 같이 누구를 중심으로 보느냐에 따라 미국이 정상국가이냐 트럼프가 비정상적 지도자인가 하는 것들이 정해질 것이다.

 

또한 트럼프나 바이든 중 누가 당선돼도 미국의 세계최강국 지위의 유지 및 미국국익을 우선시 하는 대외전략의 본질도 크게 달라질 게 없다. 다만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하부 차원의 전략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비근한 예로, 대중국 정책에서 트럼프는 중국공산당을 도태시키고 새로운 민주주의 정치세력이 국가권력에 나서도록 하려고 하는 반면, 바이든은 중국공산당의 존재는 유지시키면서 일면 견제, 일변 대화를 해나가기로 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이 다르다. 물론, 지구기후, 생태계복원 문제도 예산과 개입의 폭이 다른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두 사람 중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게 바람직할까? 여기에는 미국인의 입장, 중국인의 입장 등 각국이 처해 있는 조건과 어느 나라인가에 따라 제각기 달라 질 것이다. 우리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전세계 범인류적 입장, 한국의 입장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판단해볼 수 있을 것이다. 양자는 이익이 일치되는 부분도 있지만 다분히 모순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전세계 범인류적 입장을 중시하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지구문제를 무시하고 자국이익만 고려한 고립주의의 트럼프가 떨어지고 지구환경과 생태계를 중시하면서 글로벌 이슈에 대한 개입을 주장한 바이든이 당선되는 게 좋아 보인다. 한국의 입장을 중시하면 남북간의 종전선언과 한반도 통일에 도움이 될 트럼프가 재선되는 게 좋다.

 

사실 전지구적 인류미래의 차원에서도 딱 부러지게 가를 수 없는 것도 있다. 중국에 공산주의와 공산당 대신 민주주의 정당이 들어서는 것이 인류의 역사발전에 이로울 수 있어 트럼프가 당선되는 게 좋고 바이든이 당선되면 중국의 민주화는 수년간 뒤로 늦춰질 것이다. 14억이 넘는 중국인의 행복과 운명도 인류의 행복과 운명에 밀접하게 연계돼 있으니 간과해선 안 될 과제다.

 

트럼프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내세우며 미국만 잘되면 다른 나라나 지구는 망하든 말든 상관없다는 천박한 속물근성으로 인류의 삶과 지구를 파괴해오는 미국을 그대로 방치한 오류를 범했다는 평가가 있다. 그에 따르면 세계평화와 지구공동체 건설을 위한 차원에서는 이 문제를 중시하는 지도자로서는 바이든이 당선되는 게 트럼프가 당선 되는 것 보다 더 낫다. 트럼프는 경비를 내기 싫어서 기후협약에서 탈퇴했지만, 바이든은 자본주의가 가져온 한계에 도달한 지구차원의 극심한 불평등을 해결하고, 자본주의가 파괴한 지구생태계와 기후문제를 복원하기 위한 지구공동체 차원의 노력을 해 나가겠다는 공약을 실천하겠다고 했으니까.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트럼프가 재선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왜냐하면 트럼프가 재선되면 며칠 전 임명된 국방장관 대행 더글러스 맥그리거(예비역 육군 대령, 67세)를 앞세워 해외주둔 미군의 조기철수 공약을 밀어붙이면서 동시에 그와 연동시켜 한반도 종전선언과 전시작전통제권 이양문제도 매듭을 지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맥그리거는 주한미군 문제와 관련해서 종전선언과 전작권 이양, 미군철수로 이어지는 단계적 해결법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인물이다.

 

 

 

http://v.media.daum.net/v/20201112204026982?f=m&x_trkm=t

 

맥그리거는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시작해야 한다시진핑 중국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모두 모여 종전선언에 서명해야 한다. 그런 다음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전작권을 문 대통령과 한국인들에게 넘겨 한국이 진정한 주권국가가 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되면 미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이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핵무기 해체 문제를 미군 철수와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도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북핵문제의 해결과 한반도 평화의 정착, 나아가 남북통일을 열망하는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이 보다 반가운 소리가 더 있겠는가?

 

두 후보자의 상호 우열 문제는 결정적인 게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따라서 절대적인 가치의 우열로 결론을 내릴 문제는 아니지만 글을 매듭지을 필요는 있다. 한 마디로 21세기의 지구문제는 어느 한나라나, 어느 한 지역이나, 어느 한 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전체의 인류적 문제인 시대에 직면해 있어서 버니 샌더스가 말한 평등주의가 가미된 민주사회주의를 실천할 인물로는 트럼프 보다는 바이든이 더 적합하다.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생태공동체 민주주의 문명의 건설이라면 파행으로 치닫는 지구환경과 생태계교란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기 위해서는 바이든이 돼야 한다.

 

반면, 한민족의 미래나 운명을 위해선 바이든 보다는 트럼프가 재선되는 게 이로울 것이다. 범지구적 인류문제도 중요하지만 북핵문제 해소, 한반도의 종선선언과 평화체제 정착도 미룰 수 없는 중차대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전자와 후자는 二價的(ambivalence)인 가치다. 이처럼 상충되는 두 가지 가치와 이익 중 어느 것을 우선시할 것인가에 따라 선호가 달라진다. ? 나는 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길 바라냐고? 나는 누가 당선돼도 좋다. 누가 당선되는 건 나의 희망과 별개이고 나의 능력 밖의 일이니까 의미가 없는 질문이다. 그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건 누가 당선되든 당선자의 대외전략 및 정책을 정확히 파악해서 능동적으로 지혜롭게 대응하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다. 나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좋겠다느니, 바이든이 당선되면 좋겠다느니 하는 별 의미가 없는 논쟁의 틀 자체를 해체시키고 싶다.

 

2020. 11. 14

북한산 清勝齋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