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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행 시 미리 알고가면 좋을 틈새 여행정보들

雲靜, 仰天 2020. 11. 14. 16:26

미국여행 시 미리 알고가면 좋을 틈새 여행정보들

 

지난 1023일 아침에 출국해서 무사히 미국여행을 마치고 지난 주 116일 귀국했다. 두 번째로 가게 된 15일 간의 짧은 미국여행이었다. 광활한 미국을 부분이라도 보는 데 15일이란 주마간산 격의 찰나에 지나지 않는 시간이다.

 

그 동안 항공사에 누적된 마일리지를 올해 안으로 쓰지 않으면 다 사라진다고 해서 지난 2월초에 가려다가 코로나 때문에 미뤄오던 걸 더 이상 미뤘다간 12월 성수기가 되면 갈 수가 없다고 해서 부득불 가지 않으면 안 되게 된 미국여행이었다. 물론 가는 김에 미국 내 여러 곳의 친구들도 보고 두서너 가지 중요한 볼 일을 만들어 갔으니 단순한 관광여행만은 아니었다. 마침 운 좋게도 뉴욕과 LA에서 생각지도 않은 두 거물을 만났으니 의외의 성과도 있었다.

 

미국의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길 기다리다가 더는 늦출 수 없다 싶어서 갑자기 부랴부랴 준비도 없이 결정해서 가다보니까 미리 알고 갔었더라면 좋았을 몇 가지 요긴한 정보들도 챙기지 못하고 갔다. 미리 알고 가지 못한 바람에 미국현지에서 곤란을 겪거나 경제적으로 불필요한 지출을 한 게 있어서 미국여행 계획 중에 있는 이가 있다면 이 글을 보고 동일한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몇 가지 틈새 정보들을 소개한다. 어쩌면 이미 남들은 다 아는 데 나만 모르고 하는 헛소리 일지도 모르지만······.

 

첫째가 미국이 경유지가 아니라면 미국 입국심사에서 반드시 왕복 항공권을 보여주라고 요구하는데, 돌아갈 비행기 표가 없거나 혹은 항공표가 있어도 예약이 되어 있지 않으면 입국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뉴욕으로 들어가기 전 가는 비행기표만 끊었을 뿐 돌아오는 비행기표는 갖고 있었지만 귀국 항공편은 예약을 하지 않고 오픈시켜 놓은 상태에서 갔었다.

 

그런데 뉴욕 공항의 입국심사에서 출입국 직원이 나더러 귀국 항공편은 왜 예약하지 않았냐며 이것저것을 집요하게 따지고 들었다. 그러고선 하는 말이 돌아가는 항공편 예약이 안 돼 있으면 입국이 거절 될 수도 있다는 걸 몰랐느냐며 은근히 겁까지 주는 게 아닌가? 물론 나는 성실한 태도로 왜 예약을 하지 않았는지 납득할 수 있게끔 대답을 했다. 그랬더니 다음부터는 반드시 예약을 하고 오라는 주의를 주면서 겨우 통과를 시켜줬다. 이 때문에 약 20~30분 정도 시간이 지체됐다.

 

둘째, 입국 심사 시 출입국 직원은 나에게 미국에 몇 번째 왔고, 처음 온 게 언제였으며, 이번엔 왜 왔는지 목적 등에 대해서 꼬치꼬치 캐물었다. 이 물음에는 뉴욕에 사는 후배가 미리 알려준 대로 답을 했더니 이 문제는 쉽게 넘어갔다. 비즈니스가 아닌 경우 미국 동부지역의 초기 역사지역들을 견학하고자 하는 여행 및 관광이라고 하면 무난하게 입국을 승인해준다고 한다. 미리 동부지역의 어떤 역사지역을 가보고자 하는지 알고 있어야 됨은 물론이다.

 

셋째,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격리 여부다. 이에 대해서는 나도 출발 전에 뉴욕은 무조건 2주간 격리된다는 뉴스를 듣고선 뉴욕으로 들어갈지 아니면 뉴욕 이외 보스턴이나, 시카고 혹은 워싱턴 등지로 들어갈지를 결정하기 위해 10일 이상 상황변화를 지켜보면서 국내 외교통상부와 미국의 친구, 후배들에게까지 백방으로 물어봤다. 국내 언론보도와 항공사 예약시 안내로는 뉴욕으로 들어갈 경우 무조건 2주간은 격리 된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미국 뉴욕 주재 한국 총영사관, 보스턴, 시카고, 워싱턴, 플로리다 등지의 한국 영사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안내문이 있는지 확인했지만 미국으로 갈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이 문제에 대해선 자세하게 안내돼 있는 걸 찾을 수 없었다. 예를 들어 격리가 된다면 호텔에서 격리가 되는지 아니면 정부가 정한 특정 장소에서 하는 것인지, 또 그 경비는 얼마나 되며, 누가 부담하는 건지, 친구 집에 머물면 격리가 되지 않는지, 격리 시에는 일체 바깥으로 못 나가는지 등등 각종 의문에 대해선 한 마디도 안내가 돼 있지 않았다. 정말 대한민국 외교관들은 무얼 하고 있는지, 도대체 그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었다.

 

결국 나는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 뉴욕 현지의 후배 집에 머무는 걸로 하고 뉴욕으로 들어가기로 모험을 했다. 나중에 뉴욕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 수속 시 내게 머룰 장소가 어디냐고 묻기에 후배 집 주소를 적어서 제출했더니 이를 본 출입국 직원이 주소를 꼼꼼하게 확인하더니 이곳에서 2주간 이동하지 말고 격리하라고 했다.

 

만약 입국 심사시 출입국 관리에게 적어낸 주소가 가짜였다면 분명 입국이 거부됐을 것이다. 또 만약 연고지가 없고 호텔에 머물 것이라고 했더라면 어쩌면 호텔에서 꼼짝없이 2주간 격리 당했을지도 모른다. 이 점은 사전에 분명히 알아보고 가는 게 좋을 것이다. 그런데 연고지에서의 자가격리는 반드시 꼭 지켜야 할 필수적인 의무가 아니고 권장사항이어서 식당, 백화점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만 가지 않으면 묵인되는 것이었다.

 

넷째, 미국의 물가가 비싸고, 특히 교통비가 굉장히 비싸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개인이 혼자 여행하려면 여행사의 단체관광단에 참여해서 가는 것보다 훨씬 더 경비가 많이 먹힌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에 보니 항공료와 기차나 버스의 운임이 거의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고 조금 놀랐다.

 

예컨대 뉴욕에서 워싱턴DC로 가는 버스비와 기차비가 항공료와 거의 같았다. 또 워싱턴에서 플로리다까지 가는 열차 삯은 항공료와 거의 같았고, 버스비만 조금 샀다. 물론 소요되는 시간은 비행기 편이 기차와 버스보다 훨씬 적다는 점은 상식이다. 사전에 문의해보니 워싱턴에서 플로리다주의 탬파까지 비행기로는 2시간 반 정도 걸렸지만 열차로는 거의 20시간 가까이 걸린다고 해서 결국 나는 참고삼아 미국열차를 타보려던 꿈(?)을 접고 비행기를 택했다.

 

다섯째, 하지만 버스비가 굉장히 비싸다고 해서 무턱대고 항공편만 이용할 게 아니라는 점이다. 장거리 코스인 경우에는 반드시 비행기를 이용하는 게 좋지만 비교적 약 10시간 이내의 짧은 구간은 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권할만하다. 물론, 버스비가 저렴해야 함이 전제돼야 한다. 그렇다면 문제는 운임이 조금 저렴한 버스가 있을까 하는 점이다.

 

여기저기 인터넷을 뒤져보니 아니나 다를까 저렴한 버스가 있었다. “메가 버스”(megabus)라는 것이었는데 뉴욕에만 있는 게 아니고 전국 주요 대도시에는 다 운영되고 있었다. 뉴욕의 경우, 허드슨 강변 쪽에 터미널이 아니라 조금 한적한 도로가에 버스들이 쭉 대기해서 출발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노선은 동북쪽의 보스턴 노선, 남쪽 워싱턴으로 가는 노선 서쪽 시카고 등 세 방향의 주요 도시는 대부분 다 연결돼 있었다.

 

나는 이 버스를 타고 값도 싸게, 또 승객이 많지 않아서 두 발 쭉 펴고 편하게 워싱턴까지 갈 수 있었다. 운임은 비싼 버스보다 거의 3분의 1에서 반값에 불과한 50달러가 안 되는 금액이었다. 아래 사진 속 버스가 내가 워싱턴까지 타고 간 메가버스인데, 노선을 알아보거나 예약을 하려면 이 회사는 인터넷에서 megabus.com을 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한국에서도 못하던 결례를 미국에서 하게 됐는데, 두 다리를 쭉 펴고 편하게 갔다.

 

여섯 째, 미국 국내선으로 국내 도시로 이동할 경우에는 반드시 가지고 다니는 가방 수를 최소화 하는 게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국내 도시들 간을 연결하는 모든 항공사는 승객이 짐을 부칠 때 가방 하나에 적게는 25달러 많게는 40달러 50달러까지 운임비로 받는다. 이건 항공사마다 달라서 일률적으로 말할 순 없다. 어떤 항공사는 가방 하나는 무료로 비행기에 들고 탈 수 있도록 하지만, 어떤 항공사는 간단한 작은 가방 외의 조금 큰 짐은 일체 비행기에 핸드캐리할 수 없고 모두 운임을 지불하고 수하물로 부치도록 하고 있다. 어느 항공사든 등에 메는 백은 항공기 내로 들고 들어갈 수 있어 무료였다.

 

이번 나의 경우는 배낭 외에 나머지 가방 두 개는 모두 구간 마다 운임을 물었다. 워싱턴에서 플로리다주의 탬파까지, 탬파에서 텍사스주의 휴스턴까지, 휴스턴에서 네바다주의 라스베이거스까지 이동하는데 매번 가방의 수하물 운임비로 적게는 50달러, 많게는 80달러까지 내고 다녔다. 결론은 미국 여행시 륙색 하나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곱째, 미국 내 한국음식점의 음식비가 굉장히 비싸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주요 도시에는 한국 음식점이 없는 곳이 없다. 물론 중국식당과 일본식당도 없는 곳이 없다. 한인의 이민역사 보다 훨씬 오래된 중국인과 일본인의 식당은 미국의 일반적 음식점보다 비싸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한류 바람의 영향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국 음식점도 최근에는 중국식당이나 일본식당의 가격에 버금가거나 혹은 그 이상으로 값이 비싸졌다.

 

이번에 내가 왔다고 내 후배가 뉴욕 외곽의 퀸즈(Queens)에 소재한 코리아타운의 한국식당에 데리고 가서 4인분짜리 모듬회를 시켰는데 값이 무려 200달러였다. 물론 인구가 밀집돼 있는 뉴욕 최고의 번화가인 맨하탄의 한국식당에서는 이보다 더 비쌀 수 있다. 따라 나온 곁 반찬들과 여타 해산물은 한국 보다 더 좋았지만...원래 가격에다 최소 10% 정도의 팁을 더하면 220달러가 된다.

 

팁은 적게 주면 10%도 가능하지만 요즘은 15%, 20%, 25% 정도가 대세인데, 반드시 지불해야 한다고 법률로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 그런데 어떤 음식점에서는 아예 계산서에 이 세 종류의 숫자를 명기해서 손님이 하나를 선택해서 지불하도록 해놓은 데도 있었다. 팁을 내지 않으면 그 순간 야만인이 되고 만다. 미국 내에서는 오래도록 팁이라는 관행에 대해 찬반양론이 있어왔지만 하층에는 정기적인 월급은 없고 팁으로만 생활하는 비정규직 사람들의 층이 두텁다. 따라서 이 팁 관행을 유지시키는 것은 오히려 사회 전체적으로 부자들에게 더 좋은 것이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될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일반시민들이 먹는 점심이나 저녁도 음식비가 결코 사지는 않았다. 워싱턴의 경우, 내가 이동 중에 햄버거만 먹다가 동네시장을 찾아가서 닭고기덮밥을 시켰는데 한국으로 치면 맛이나 양으로 봤을 때 대충 8천 원~만 원 정도면 족할 것을 무려 18달러를 받아서 2만 원이 넘었으니 말이다. 이런 출혈을 감당하지 못하면 매일 매끼 때마다 햄버거와 코카콜라 같은 정크푸드를 속이 쓰릴 정도로 먹고 다닐 수밖에 없다. 한국 음식점의 음식 가격은 오히려 LA의 한인타운이 내가 머문 뉴욕, 워싱턴, 탬파, 휴스턴, 라스베이거스 같은 도시들 보다 더 싼 편이었다. 대체로 이곳에서는 설렁탕 한 그릇에 12~16달러 사이였다. 미리 알고 가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듯해서 소개한다.

 

 

위 음식들은 LA근교의 골프장에서 그곳 멤버십을 갖고 있는 친구가 사준 것이어서 패스트 푸드라고는 할 수 없지만 값은 대략 각 접시당 12~16달러 정도였다. 그렇지 않고 길거리 음식점에서라면 이 보다 훨씬 못한 햄거그나 샌드위치도 보통 6~8달러 정도 한다.

 

여덟째, 라스베이거스에서 출발해 미국의 최고 절경 중에 하나인 그랜드 캐니언을 갈 때는 일반 관광차는 모두 운행이 중단돼 있으니 이곳을 보러 가려는 이들은 미리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코로나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가 닥치기 전에는 라스베이거스를 출발해 후버댐을 지나 그랜드 캐니언까지 가는 국도가 관광버스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는데 이번에 내가 갔을 때는 관광버스가 단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랜드 캐니언에는 관광객들이 많지 않았고, 덕분에 대자연도 휴식을 취하고 있어 좋았다.

 

 

 

또 한 가지,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니고선 쉽게 알 수 없는 팁이 있다. 무엇이겠는가? 그랜드 캐니언은 대부분 단체 관광으로 가거나 혹은 승용차로 가서 고원으로 형성돼 있는 넓디넓은 광활한 산정에서 그랜드 캐니언 전체를 보고 오는 것이 전부다. 그런데 이번에 내가 가서 현장에서 듣고 확인한 바로는 그랜드 캐니언 협곡 아래로 내려가서 직접 카약으로 급류를 타거나, 낚시를 즐기거나, 산을 타는 관광코스가 있고, 이를 안내하는 전문 관광가이드도 있다는 점이다.

 

 

사진 속 협곡 사이를 흐르는 이 푸른 강물이 콜로라도 강 상류의 물줄기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 상황 때문에 이 코스는 폐쇄돼 있고 관광가이드들도 휴직 혹은 휴무상태에 있다고 한다. 나를 승용차로 손수 그랜드 캐니언까지 안내해준 내 친구 부부의 말에 의하면, 자기 지인 중에 한국인 출신 전문 안내가이드가 있다고 하는데 그녀는 미국인 남편과 함께 이 일을 했었지만 지금은 쉬고 있다고 한다.

 

이상, 미리 알고 가면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작은 틈새 여행정보들을 소개했다. 이 글을 읽는 이들 중에 미국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사전 여행계획을 잡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2020. 11. 14. 16:29

북한산 清勝齋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