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삶/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최숙현 선수의 자살을 계기로 이제는 정말 스포츠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雲靜, 仰天 2020. 7. 18. 11:35

최숙현 선수의 자살을 계기로 이제는 정말 스포츠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요 며칠 사이 계속 보도되고 있는 고(故) 최숙현 선수의 자살사건은 한국스포츠계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여전히 뿌리 뽑히지 않고 있음을 말해주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 문제의 해결과 대책을 세우라는 지시가 있지만, 스포츠에 대한 국민전체의 전반적인 인식과 정부의 근본적인 정책전환을 이루기 전에는 요원해 보인다.

 

따라서 스포츠계 내에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어 있는 “악의 세력”은 이번에도 여론의 소나기만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면서 요리조리 담합하고 피해가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소나기가 지나면 그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비웃으며 여전히 해오던 짓을 계속 할 것이다.

 

한 동안 논란이 있었던 소위 “적폐세력”이란 게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바로 이들처럼 체육계뿐만 아니라 여타 학계 문화예술계, 군대 등등 사회 전반에 걸쳐 이런 류의 추악한 악행을 일삼는 자들과 그 비호자들이 바로 적폐세력인 것이다.

 

 

고 최숙현 선수들이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과 함께 피해실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나도 중고등 시절 운동선수 생활을 해봐서 그쪽 분위기를 약간 맛을 봤는데, 40여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음에도 그러한 폐악과 악행들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단적인 예가 바로 지금 드러난 고 최숙현 선수처럼 선수둘이 폭행을 당하면서 선수생활을 하는 것이다. 즉 코치가 성적을 못 내면 자신의 일자리를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선수들을 때려가면서 지도하는 것이 그쪽 바닥엔 다 묵인되는 악습으로 지금도 뿌리 깊이 남아 있다.

 

또 옛날이나 지금이나 스포츠계엔 코치와 선배들의 구타 그리고 이성 선수에 대한 성추행과 성폭행도 끊임없이 벌어진다. 단지 세상에 드러나지 않고 음지에 있을 뿐이다. 요컨대 인간의 기본권이 크게 침해당하는 일이 어쩌다가 발생하는 한 두 건의 사건이 아니라 수십 년간 고착화, 일상화 되고 있다는 것은 아직도 한국사회는 사회안전망도 제대로 구축이 돼 있지 않다는 소리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부모가 정부를 믿고 자식을 운동선수로 키우려고 할 것이며, 군대에 보내려고 하겠는가?

 

어떻게 해야 좋을까? 우선, 이번만큼은 이 사건을 전체 스포츠정책의 혁신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로 본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문제를 일으킨 자들은 물론, 비호세력들에 대해서까지 법을 추상 같이 엄정하게 집행해야 한다. 지금까지 이런 류의 사건들이 누습과 묵인과 함께 난마처럼 얽혀 있어도 한 번도 제대로 고리가 끊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뿌리가 뽑히지 않은 것은 한 마디로 국가의 법이 너무 물러 터져서 그렇다.

 

그래서 이번에 정말로 정부가 강력한 발본색원 의지가 있다면 법을 제대로 엄정하게 재정비하거나 혹은 필요하면 엄격하게 제정하고 범법자에 대한 법집행도 엄격하게 적용해야 된다. 각종 행위가 범죄로 밝혀지면 한 여름에도 서릿발이 서도록, 적어도 스포츠계에선 평생 발붙이거나 재기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또 다른 요인으로서 스포츠에 대한 정책과 사회적 성숙도를 되짚어보고 그에 걸 맞는 인식과 정책의 전환을 정부 주도로 강력하게 주도해 나가야 한다. 스포츠정책의 전환은 한 마디로 지난 세기 ‘헝그리정신’을 이용하고 여기에다 각종 불합리한 사회적 문제에서 기인된 서민들의 불만, 울분 및 스트레스를 국가대표들이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으로 풀거나 사회적 문제들을 은폐 또는 희석시켜보려는 위정자들의 심리가 내재적으로 결합돼 기존의 성역은 건재해왔다.

 

사실, 1등이나 우승이 아니면 쳐주지도 않는 지나친 성과중시의 스포츠문화를 바꿀 때가 지나도 한참 지났다. 못 살고 힘들었을 때는 선수들의 국제대회 우승이 국민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국민들도 그만큼 열광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가 지나간 지 오래다.

 

그런데 세기가 바뀌었음에도 아직도 여전히 이 사회에는 “엘리트체육”이 전근대적 양태로 고착화, 구조화 돼 있는 데 이것이 문제의 근원이다. 구타나 성적 피해자는 운동을 포기하지 못해 신고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혼자서 끙끙 앓다가 선수로도 꽃을 피우지 못하고 그런 수치와 모멸감이 火印이 되어 평생 상처를 안고 마음고생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게다가 이런 일로 자질 있는 청소년, 청년들이 도중에 운동을 그만두게 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만큼 인재 손실도 큰 것이다.

 

이 글에서는 아쉽게도 한국의 스포츠 정책과 문화까지 종합해서 논할 만큼 길게 쓸 수가 없다. 오늘은 그 대신 수년 전 우리사회의 “엘리트 체육” 정책 혹은 그 문화를 지속시키는 토양이 되는 현실의 한 단면을 짚어본 졸문을 올리니 참고가 되길 바란다. 8년 전에 쓴 글이지만 지금도 유효해 보인다.

 

http://www.kyongbuk.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591081

 

대통령까지 나선 차제에 크게 국민적 여론이 형성돼서 이번엔 스포츠계부터 오랜 적폐세력과 비호세력이 척결되길 바란다. 그래서 그것을 시발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주조해내는 하나의 거부할 수 없는 혁신적인 시대정신이 돼서 스포츠계뿐만 아니라 학계 문화예술계, 군대 등으로까지 혁신의 바람이 확산되기를 希願한다.

 

2020. 7. 8. 12:09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