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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가 우리에게 경제전쟁을 도발한 저의

雲靜, 仰天 2019. 8. 14. 11:30

아베 총리가 우리에게 경제전쟁을 도발한 저의

 

어제 보낸 졸문에서 일본의 아베와 극우파들이 한국에 경제전쟁을 도발한 이유는 전쟁을 못하도록 족쇄를 채워놓은 일본의 평화헌법을 바꿔 언제 어디서든 전쟁을 칠 수 있는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 “정상국가로 만들고자 한국을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아베와 극우파는 일본을 왜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만들려고 할까? 그 이면에는 중국과 북한이 있다. 19세기 후반 청일전쟁에서 일본이 중국을 제압하고 동아시아에서 패자가 된 이래 2000년대초까지 그 지위는 바뀌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 이은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서 자존심을 유지하면서 영광을 누려왔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와 일본의 상황과 지위가 완전히 바뀌었다. 1세기 이상 긴 기간 동안 누려온 아시아의 패자자리가 중국에게 넘어간 것이다. 중국은 개혁개방 정책을 펴기 시작한 이래 두 자리에 가까운 경제성장을 20년 이상 지속해온 결과, 2015년에 이르러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은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문제는 현 시진핑이 과거 덩샤오핑이 유촉한 기존 국가전략인 도광양회를 버리고 화평굴기라는 명분하에 경제력을 바탕으로 아시아지역 뿐만 아니라 세계문제에 개입하면서 미국과 일본에게 자연스레 미국의 패권에 대항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여진 데에 있다.

 

중국은 중국 나름대로 미일 양국이 인도, 베트남 및 대만과 한국을 손에 넣고 글로벌 차원에서 중국을 포위하는 포위망을 뚫고자 군사대국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중국의 국력이 더 크기 전에 중국을 제압하려고 하고 있고, 일본도 여기에 편승해 중국에게 빼앗긴 패권적 지위와 자존심을 되찾아 오려는 절치부심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중국과 미국, 일본 등의 국가전략상 이익이 충돌하는 곳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국도 물론이거니와 중국과 일본의 사활까지도 다 같이 걸려 있는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이 최대의 잠재적인 충돌지역이지만, 이외에도 대만, 북한, 베트남, 인도-파키스탄, 티베트까지도 얽혀 있다. 여기에 일본으로선 북방4도 문제가 남아 있는 러시아가 중국과 안보적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http://blog.daum.net/suhbeing/402

 

현재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은 미국 해군에게 장악되고 있지만,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있는 중국이 어느 날 이 현상유지 국면에 도전을 하게 되면 일본으로서는 생각하기 조차 싫은 미래상이어서 그런 상황이 도래할 것에 대비하고자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언제 어디서든지 독자적으로 전쟁을 치를 수 있는 국가로 만들어 놓아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중국만큼은 비중이 크진 않지만 중국에 버금가는 위협이 되는 것으로 보는 북한도 아베가 신경을 쓰는 적이다. 아베와 아소타로 등이 얼굴마담인 일본 극우세력은 지금까지 북한의 미사일, 핵무기 실험을 통한 일본에 대한 위협에 대해서 분을 삼키면서 어쩔 수 없이 참고 살아왔다고 여기고 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인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국뿐만 아니라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도 일본 극우파가 선제공격 등 군사적으로 응분의 대응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개헌을 해서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본 국내에서 물론 개헌은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이에 대해선 아래 글을 참고할 것)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토대를 다져온 것처럼 계속적으로 일본사회를 그런 분위기로 몰아가면 머지않아 그들은 을 이룰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기적 목표로는 극우파의 장기집권과 연동돼 있는 중의원선거에서의 압승 등을 노리는 다중적 동기가 숨어 있다. 이를 위해선 기존의 강도를 더 높여서 중국, 북한, 한국 등 외부의 위협이 빈발하고 일본에 대한 반감을 확대시킬수록 자신들이 구상하고 있는 이런 분위기와 조건을 만들어 가는 데는 유리할 것이라는 속셈이다.

 

http://blog.daum.net/suhbeing/476

 

그런데 지금까지 역대 일본정부는 한국에 대해선 우방으로 대해왔지만, 이번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 북한과의 대화가 진전되고, 북중간 관계회복 차원을 넘어서 양당의 전략적 결속을 다지는 식으로 변화한데다 심지어 트럼프마저도 김정은과의 급속한 관계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아베 정권이 뒤쳐지게 되면서 내부적으로 상당히 초조감과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일본의 국가전략을 따져 보면 現下 아베 정권이 발동시킨 대한국 경제전쟁은 사실상 일본극우세력이 상정한 국가전략의 하부 수준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역시 경제도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그래서 경제적으로 손실을 입더라도 이보다 더 관건적인 국가사활의 국가전략적 측면에서 대일 문제에 대응해야 된다고 본다.

 

또한 경제인들이 크게 우려하는 경제문제로만 국한해서 봐도 일본에게 제대로만 대응을 한다면 이번 기회를 취약한 기술의 개발과 연구에 대한 투자확대의 계기, 중국에 대한 흑자, 일본에 대한 적자, 대기업 위주의 생산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경제체질 개선, 수출선 다변화, 일본에 대한 국민적 존엄 및 자신감 제고, 국가적 위상제고 등등 얻을 수 있는 것도 적지 않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 일본을 이길 수 없으니 우리가 싸움을 걸어선 안 되고,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사과를 해서 싸움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지금까지의 상황과 구조에 만족하는 기득권을 지닌 사람들이 대부분인 걸로 보이는데, 그러면 일본을 이길 수 없다고 해서 아베와 극우파들이 저토록 우리를 무시하고 함부로 버릇을 고쳐놓겠다는 심보로 무역전쟁을 일으키고 있는데도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어야 한다는 말인가?

 

주변에 군사강국, 경제대국들이 득실대는 상황에서는 한 나라를 정상적으로 작동시켜 제대로 굴러가게 하는 것은 경제만이 고려의 전부가 아니지 않는가? 여기까지 와놓고 국내여론에 밀려 발을 빼면 일본은 앞으로 더욱 더 우리를 무시할 것이다.

 

일본에게도 약점이 없지 않다. 일본 국내에서도 아베의 이 도발이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끝까지 결연하게 대응하다가 최소한 어느 시점에 가서 쌍방이 타협을 하게 되는 선까지는 가야 한다. 그래야 일본은 물론, 중국도 우리를 더 이상 함부로 과거처럼 얕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어제 글에서 국운이 흥하는 길이라고 강조한 대목은 바로 이걸 두고 하는 말이었다.

 

역사가 증명하듯이 정의는 결코 패도자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 정당한 요구를 하는 것 외에 우리는 잘못한 게 없다. 정의의 실현을 위한 행보였을 뿐이지 않는가?

 

2019. 8. 14. 10:21

臺北 中央硏究院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