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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방심해선 안 되는 이유

雲靜, 仰天 2018. 7. 28. 13:15

군이 방심해선 안 되는 이유

 

김정은이 트럼프와 이 땅의 비핵화를 이야기했지만 북한 핵무기는 아직 그대로 있다. 비핵화 문제가 완전히 검증되는 형태로 해결되려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만큼 쉽지도 않기 때문에 관련 당사국들 간의 대화들이 순조롭다고 하더라도 북핵제거와 검증에 소요될 최소한의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한 만큼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야 할 것이다. 그 동안 대화는 하겠지만 북핵에 대한 방심은 금물이다. 

 

 

북한이 보유한 핵을 내려놓지 않는 상태에서 재래식 무기 감축은 섣부른 조치다. 평화란 꼭 전쟁이 없다고 해서 이뤄지는 건 아니다. 핵무기나 재래식 무기로 위협을 하고 있는 상태라면 평화가 위협 받는 것이다.

 

한국군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핵무기를 어떻게 방어하려고 하는 걸까? 북한핵에 대해 한국군은 군사작전상 세 가지 대응 방법을 마련해 운영해오고 있다.

 

첫째는 북한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명백한 징후가 있을 경우 이른바 킬체인(Kill Chain)으로 선제 타격을 가하는 것이다. 둘째는 선제 타격이 실패하여 북한이 보복으로 핵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KAMD(Korea Air and Missile Defense)로 공중에서 요격해서 파괴시키는 것이다. 셋째는 실제로 북한이 핵 공격을 해오면 가용한 모든 전력을 동원하여 대규모 응징보복(KMPR, Korea Missive Punishment and Retaliation)을 하는 것이다. 이를 군사 전문용어로 ‘3축체계’라고 부른다.

 

 

자료 출처 : 연합뉴스

 

그런데 이 3축체계는 북한 핵무기 개발의 성공이 인지되기 전에 수립된 방어개념이다. 현재는 그때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 북한은 기존 핵에다 수소폭탄까지 개발해 수십 개의 핵폭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만약에 북한이 전쟁 수단으로 이러한 핵무기를 우리국민에게 사용할 경우엔 기존 3축체계로는 그야말로 족탈불급(足脫不及)이다.

 

북한 핵무기가 우리 국민들의 무작위 거주지에 떨어질 최악의 경우까지 상정해서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 이것은 북한 핵무기가 머잖아 완전히 폐기될 것이라는 일반 국민이나 정치권의 기대와 별개로 실제 완전히 폐기될 때까지는 우리 군이 반드시 유념하고 고수해야 할 개념이다. 어느 나라든 군대란 원래 국가방어를 위해 준비한 노력과 무기가 비록 낭비가 되는 상황이 올지라도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여 만전을 기해야 함을 군의 일차적 사명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북핵 위협과 관련하여 육, 해, 공, 해병대는 물론, 각 단위 부대별로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대응작전 측면에서 작전계획을 마련해야 하고, 민간 차원에서는 민방위 훈련을 통하여 피해를 최소화 하고자 하는 다각도의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해상과 공중에서 별도의 작전을 수행하는 해군, 공군과는 달리 지상에서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육군과 해병대는 그 부대들이 직접 핵무기 공격에 노출되기 때문에 북한 핵무기가 완전히 폐기될 때까지 방어작전은 물론,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방어에서 반격으로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강력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군이 일반인과 다른 조직이자 임무다.

 

일반인들 중에는 북핵이 하루 빨리 폐기되기를 기대하는 이들도 많아서 안보와 관련해 심리적 긴장상태가 이완될 수도 있지만, 군대만은 그럴 수 없고,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군대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그 한 가지 사명과 임무 때문에 해마다 수십조 원이라는 국민의 혈세를 투입한다.

 

통일문제와 군의 운용은 정부나 정치지도자가 정권의 지속여부 차원이 아니라 민족적 차원과 국가안보적 차원에서 봐야 한다. 정치 지도자나 정부가 군을 멀리 내다보지 않고 국가전략이라는 차원의 면밀한 계획성 없이 운용해선 안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대지가 타들어가는 듯한 삼복의 염천이지만 그럼에도 군이 훈련과 방어와 대응준비임무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2018. 7. 28. 12:59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