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삶/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6월의 분노!

雲靜, 仰天 2018. 6. 28. 13:30

6월의 분노!

 
억울한 자들이여! 그대의 죄는 단지 이 땅에 힘없고 빽없는 서민 집안에서 태어난 것뿐이라네. 없어서 못 배우고, 못 배워서 없으니 평생 죽을 때까지 인간취급 못 받고 사는 걸세. 그렇다고 신세를 탓하거나 정의나 불공평, 불평등을 들먹이지 말고 억울하면 출세하라!
 

한국사회는 정상적인 상식으로 살아가려면 머리가 아파서 공중분해될 지경이다. 너무나 비정상적인 사회다, 비정상이 정상을, 비상식이 상실을 구축한 사회, 그것이 대한민국사회다. 비

 
사기를 치든, 강도짓을 하든, 남의 등을 쳐 먹든, 마약을 팔든, 아니면 몸뚱이를 팔든, 무슨 수를 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돈을 벌거나 권력을 거머쥐어라. 돈이 최고인 세상에 돈만이 힘이고, 돈만이 사람 구실을 하게 하잖는가? 돈만 있으면 안 되는 게 없는 나라잖느냐. 이 나라에선 돈을 벌면 권력도 부릴 수 있고, 권력을 쥐면 돈은 그냥 따라붙는다. 금권일치, 금권 한 통속, 금권 협력의 나라가 이 나라가 아니더냐?
 

힘이 최고여! 이것저것 눈치 보지 말고 힘을 길러! 그래서 힘이 있으면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어!

 
충절과 매국의 주체가 서로 뒤바뀌어 역사가 무너지고, 법과 원칙이 사라진지 오래된 이 사회는 돈 있고 힘 있는 사람에겐 그렇게도 살기 좋을 수 없는 천국이지만, 돈 없고 힘없는 사람에겐 억울하고 한이 맺히는 지옥 같은 갑질 사회라네.
 

 
정의? 공정? 정직? 성실? 우라질 그 딴건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것이니 아예 생각들 하질 마라. 그건 병신 쪼다들만 하는 짓거리야! “을”들의 삽질이야! 그 시간에 남 등을 치거나 힘 있는 자에게 빌붙을 궁리나 해라.
 
한쪽에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윤봉길 의사의 애국심과 애국애족 정신, 희생정신을 배우라고 가르치고, 입으론 정의와 도덕을 외치면서도 실제 하는 짓은 총들고 나와 국가권력을 뺏은 군사쿠데타의 주역을 찬양하고 빌붙는 것이다. 법관들도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며 권력 앞에 빌붙어 발광을 떨었지 않나? 그게 이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국일세. 그게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법일세.
 
과거 무력을 배경으로 정권을 장악한 전두환에 대한 치죄의 필요성이 대두됐을 때 “법적으로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발언이 공공연하게 법조계(검찰)에서 나온 바 있다는 걸 기억할 테지. 쿠데타에서 인명이 살상 되도 성공만 하면 죄가 되지 않는다는 이 주장, 정말 우습지 않는가?
 
이게 같은 논리로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살인죄도 성공만 하면 죄가 되지 않는다는 말과 뭐가 다르다는 말인가? 그런 인식이 법조인들에게 있었다고 하니 만일 누구라도 정말 쿠데타를 도모하면 그들을 치죄할 수 있겠는가? 그런 법조인들에게는 쿠데타가 죄가 되지 않고 성공을 못시키는 게 죄가 되겠지.
 
그러니 선남선녀들이 세상이 지랄 같아서 쿠데타를 벌이면, 기왕에 목숨 걸고 하는 거사 치밀하게 계획해서 행해서 반드시 성공시킬 필요가 있겠지. 성공만 하면 죄가 되기는커녕 권력과 일확천금을 거머쥘 수 있으니 말일세. 이것이 소설 같은 얘기가 아니라 실제로 성공한 군사쿠데타에 대해서 단죄를 하지 못했다네. 성공한 군사쿠데타의 주역인 김종필 전 총리는 평생을 권력을 손에 쥐고 있어 처벌되지 않았다네.
 

봐라 맞잖혀. 힘이 있으면 아무도 건드릴 수 없다니깐! 그들의 법 위에 존재하는 자들이지! 그러니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정의와 공정성이라는 것이 있을 턱이 있겠나?

 
박정희의 군사쿠데타 세력에 대한 역사적 평가도 유야무야 돼버렸지. 심지어 김종필이 사망하자 정부가 나서 최고급인 국민훈장 무궁화장까지 수여했더구나. 문 대통령도 김종필에게 한국정치 발전에 공이 컸다고 평가했다네. 군사쿠데타를 일으키고 유신체제를 강요한 것도 정치발전에 공이 있다는 소린가?
 
정신 바로 박힌 국민들이 어렵사리 촛불 들고 권력을 되찾아서 다시 맡겨놨더니 집권당 정치인들이 하는 소리가 보수진영도 보며 정치를 해야 한다는 괴변을 늘어놓는구나. 보수진영이든, 진보진영이든 사리에 맞지 않는 잘못된 주장도 인정해야 한다는 말인가?
 
정치권이 여야 가릴 거 없이 대부분 찬사 일색인 걸 보니 그놈이 그놈이고, 여야가 다 국민의 고혈을 빼먹기 위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공생관계의 한 통속이란 걸 이제 알겠다고? 내가 가끔씩 말해온, 계급적 관점에서 세상을 보라고 한 말이 이제사 이해가 된다고? 그래도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알게 됐으니 다행으로 알게나. 국민들 중 겨우 일부 지각 있는 사람들만이 서훈을 반대하고 취소하라는 소릴 지를 뿐이다. 
 

권력으로 뭐든지 다할 수 있었던 사회였어! 힘이 있으면 최고였어!
정의? 공정성? 그런 건 대한민국엔 없어!

 
그래 지금 한창 매스컴에서 시끄러운 김종필의 공과는 충분히 논란거리가 되겠지. 많이 양보하면 그의 공도 전혀 없지는 않아. 1990년 ‘구국의 결단’이라는 ‘3당 합당’을 통해 보수대연합을 만들었고, 1997년에는 내각제 개헌을 고리로 한 ‘DJP 연합’으로 정권 교체에 일조하기도 했다고 게거품을 무는 자들도 있잖아.
 

보수와 진보가 합리적으로 공존의 하는 정치 구도 정착의 길을 막은 보수대연합의 주역들. 진보의 입지가 최소 30년이나 후퇴되는 계기가 됐다. 물론, 지금은 참진보는 없고 가짜 진보만 있지만!

 
3당 합당 때문에 이 나라 매국노 친일세력이 민주세력으로 신분 세탁하게 돼 그들에 대한 역사의 단죄가 멀어진 건 어찌 모를까?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아전인수격 견강부회에 지나지 않지만, 그려 조금 양보해서 그것도 공으로 쳐줄게.
 
과는 태산 같아서 다 풀어놓을 수가 없구랴. 한 가지만 예를 들어보자고. 이승만 대통령이 일본정부와 합의했던 식민지 피해 배상액이 73억불이었어. “이승만 정부는 1949년 9월, 일본에 73억 달러를 요구하는 대일전쟁배상 청구서를 작성하여 맥아더 사령부에 제출했다. (중략) 1949년 이승만 정부가 작성한 대일전쟁배상 청구서는 일본정부가 갖고 있는 강제징용자들에 대한 각종 미지급 임금 자료에 근거해서 (일본정부가) 이승만 정부에 제시했던 금액과 일치한다.” (2016년 8월 26일 국회 세미나 중에서)
 
그런데 어느 날 느닷없이 총 들고 무력으로 정권을 잡은 쿠데타세력의 수괴인 박정희가 1963년에 이 대일청구권을 단돈 3억불에 팔아먹었어. 박정희와 김종필이 대일청구권 협상에서 한국인들이 36년간 온갖 핍박과 착취를 당했는데도 애오라지 3억불에 매국했는데, 같은 시기 일본에게 3년간 지배를 받은 필리핀은 5억 5,000만 달러를 배상 받았다네.
 
어디 그뿐인가? 일본이 약탈해간 문화재 청구권도 빠트렸을 뿐만 아니라 독도밀약까지 해준 게 그들이었다. 그래 이것도 크게 양보해서 당시 돈도 없고, 힘도 없던 정부였으니 그렇게라도 했으니 다행이라고 해주마.
 
하지만 다른 건 다 차치하더라도 국가를 뒤엎은 반란죄만은 용서해선 안 된다. 총칼 들고 나와서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 근간 자체를 파괴한 자들에게 국립묘지 안장해주고 훈장을 수여하는 나라가 어디 정상적인 국가라고 할 수 있나? 도대체 이 나라의 정체성은 뭔가? 자유민주주의가 아닌가?
 

진보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에서 김종필에게 훈장을 추서하기로 의결했는데, 공적조서는 비공개하겠단다.

 
그런데 왜 자유민주주의를 뒤엎은 쿠데타의 주역에게 국민이 주는 훈장을 주는가? 독립운동 한 지사들은 잡아 족치고 그 후손들을 숨어서 숨죽이고 살도록 하는 반면에 쿠데타를 금지한 실정법을 어긴 자에겐 최고의 예를 갖춰 포상하는데 나라가 공정해지기를 바라는가? 여야나 보수와 진보, 그들은 다 한 통속이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말 꿈 깨라!
 

독리운동을 하느라 가족, 안정된 삶, 정당한 평가가 결여된 비명예 혹은 불명예, 건강, 심지어 목숨까지 잃었을만큼 거의 모든 것을 다 잃고도 국립묘지에 묻히지 못하고 도처에 흩어져 있는 독립유공자들의 묘소가 수도 없이 많다. 아직도 국가 반석에 서게 만들 이런 기본적적인 걸 방치하고 있다니 한국사회가 어떤 사회였는지, 지금도 어떤 사회인지 증명해주고 있는 게 아닌가?

 
2018. 6. 28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