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짧은 글, 긴 생각

직장을 떠나면서 지인들에게 남기는 말

雲靜, 仰天 2016. 12. 10. 08:30
직장을 떠나면서 지인들에게 남기는 말 

 

꼬끼오! 박근혜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날, 雲靜도 다니던 직장에서 완전히 물러났습니다. 박근혜는 노도 같은 국민의 준엄한 명령에 밀려 뒷방으로 나앉으면서 결과가 어찌 될진 알 수 없네요. 하지만, 그에게는 희망이라도 걸어볼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고, 박정희의 모든 것을 무조건 찬양하고 추종하는 극우파에 기댈 수 있어 믿는 구석도 있습니다. 

 

반면, 雲靜은 자진해서 스스로 물러나 믿을 곳이 한 군데도 없는 허허로운 광야로 나왔습니다. 물론 신분은 국가공무원에서 대학의 연구교수(고려대학)로 바뀌지만 하는 일은 공기관의 연구원 역할과 동일하게 연구하고 가르치는 것이니 환경이 바뀐다고 해서 큰 변화가 있는 건 아니겠죠. 

 

기댈 곳도, 나를 떠받쳐주는 배경도 없지만, 나는 지금까지 빈손으로 부딪치며 홀로 삶의 역적을 개척하면서 살아온 자신의 금강석 같은 신념과 의지를 믿습니다. 무엇보다 내게는 오늘부터 완전한 私人으로서 얻게 된 자유가 주는 진취성과 그로부터 나오는 창발성이 있습니다.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창공을 마음껏 나는 제비처럼 활수롭게 살 것입니다.

 

 

때로는 강물처럼 느리고 유유자적하게!
때로는 세찬 파도처럼!
때로는 하늘을 찌르듯이!

 

공무원으로 봉직한 13년 가까운 세월 동안, 국방부 소속 연구소에 다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를 잘 모르는 진보계열의 인사들로부터 "수구꼴통"이라거나 정보기관의 프락치가 아닐까 하는 의심의 눈길을 받은 일이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그 때마다 참으로 애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어찌 사람들은 저리도 판에 박힌 듯이 사람을 보고 평가할까 하는 야속한 심정이 많이 들었었죠.

 

나는 보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닙니다. 좌에도 쏠려 있지 않고, 우에도 쏠려 있지 않습니다. 사안에 따라 어떨 때는 보수의 입장에 설 때도 있고, 어떨 때는 진보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지 정의와 양심에 따라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상식적으로 판단하는 지극히 평범한 보통 시민에 불과한데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그런 마음 고생을 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그렇게 괘념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닙니다. 그 동안 음으로 양으로 성원해주신데 대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부터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면서 국가와 사회의 개선과 사회적 약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헌신하는 삶을 살기로 했습니다. 변함 없이 배전의 격려와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건강하시고 運福하세요~

 
2016. 12. 10. 08:00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