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자작시

손톱 무좀과 재벌

雲靜, 仰天 2016. 10. 20. 10:17

손톱 무좀과 재벌

 

미물인 손톱무좀도 분수를 안다
손톱 뿌리까지 다 갉아 먹으면
손톱도 빠져서 죽고, 자신도 죽는 걸 안다
같이 살기 위해 조금은 남겨놓을 줄 안다
우리 재벌은 돈 되는 거라면 뭐든 가리지 않는다
서민 주머니까지 탈탈 털어 간다
저인망 훑듯이 막장까지 긁어간다

 

2016. 1. 19
雲靜
몇년 째 같이 살고 있는 검지 손가락의 손톱무좀을 보니 문득 한국의 재벌이 떠올라 쓰다.

 

 

내 손톱을 뿌리 속까지 다 갉아 먹지 않으니 나도 굳이 이 녀석들을 죽여서까지 없애고 싶은 마음은 없다. 아프지 않으니 그냥 잊고 살 뿐이다.
이런 촘촘한 저인망을 도구로 쌍끌이로 조업하면 이 그물에 걸리지 않고 살 수 있는 건 아주 어린 치어들뿐이다. 한국사회에는 작게는 선주들이 쌍끌이 저인망으로 해도, 크게는 기업들이 같은 쌍끌이를 해도 견제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법을 운용하는 이들이 전부 가진 자들의 편에 서서 행사하니까!
이 사진을 올리는 2020년 현재 재벌기업들의 사내 보유금이 1천 조가 된다. 그런데도 코로나 위기가 닥쳐도 돈 한 푼 내지 않고 있는 게 한국의 재벌기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