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春情
서상문
한 번은 가야 할 저승길
무엇이 바빠 그리도 걸음을 재촉했더냐
극락천당 저승이 좋다한들 一場春夢 현생 보다 달겠는가
그토록 휑하니 서둘러 갈 거라면 後嗣나 남기지 말지
어엿한 동자가 된 아들이 그대마냥 웃을 때 내 가슴은 아려오지만
그대는 핏줄을 보듬는 손길 한 번 내밀지 않는구나
그렇게 도도하게 청산에 누워 말없이 있으려거들랑
내 마음에 도려 낼 수 없는 기억까지 거둬가시게
끊기 어려운 곰삭은 정 마저 모두 가져가시게
그대와 맺은 도타운 이승 인연이 엊그제 같거늘
어느덧 속절없이 강산이 한 번 바뀌었구려
生者必滅이 자연사 이치라지만
강산이 돌고 돌아도 꿈결엔들 잊겠는가
春四月 아지랑이로 피어오르는 그대 幻影
붙들래야 붙들 수 없고 불러도 回響이 없는데
또 다시 꽃 피고 새 우는 春情이 야속하기만 하구나
2011. 4. 30
雲靜
후배 서기봉 타계 10주기를 맞이해
찾은 망자의 묘소에서 참배 온 그의 아들을 보고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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