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삶/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한글날에 또 다시 국어학계의 분발을 촉구한다!

雲靜, 仰天 2024. 12. 27. 03:24

한글날에 또 다시 국어학계의 분발을 촉구한다!


다시 한글날이다. 새삼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의 위대함을 느낀다. 한글날을 맞아 한글학자들에게 사라진 한글음의 자모들을 되살리고 자신들이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한글외래어 표기체계를 바로 잡기를 촉구한다.

나는 지금까지 세계의 여러 언어들 중에 한글을 제외하고 7개 국어(영어, 독일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몽골어)를 공부해본 바 있다. 물론 다 잘 하는 건 아니고 조금씩 맛을 봤을 뿐이다. 이러한 경험이 있는 나도 그렇지만 세계 유수의 언어학자들도 공통적으로 세계의 수많은 언어들 중에 한글이 가장 우수한 과학적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문자의 심미적 측면과 표기의 간이성뿐만 아니라 음성적인 측면에서도 대단히 뛰어난 언어다.

한글과 언어계통 및 체계에서 완전히 다른 인도-유럽어의 주요 언어들은 당연하고, 같은 우랄-알타이어(이 두 언어계통의 특징은 각기 조금씩 다르고, 한글은 S+V+O의 어순, 동사 및 형용사의 어미변화, 조사사용 등등 이 두 언어의 특징들을 모두 갖고 있어 통상 “우랄알타이어”라고 불린다) 계통의 언어들 중에서도 한글은 여타 언어들과 단연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언어체계를 갖추고 있다.

예컨대 몽골어와 일본어는 각각 단점이 너무 많다. 우선 몽골어는 발음하기가 너무 어렵고(독일어와 러시아어음이 많아 발음이 쉽지 않음), 또 표기도 과거 티베트의 승려로서 몽골제국의 국사역할을 한 파스파가 만들어준 구몽골어는 폐기 됐듯이 가로세로 쓰기가 불가능하고, 신몽골어는 러시아의 끼릴 문자를 차용해서 쓰고 있는데 자기 나라 문자가 아니다.

일본어는 우리나라 말과 가장 유사한 언어체계를 가지고 있지만, 이 말은 음절(syllable)의 조합으로 발음할 수 있는 것이 기껏해야 총 120개 정도밖에 되지 않아 2500가지가 넘는 한글에 비교하면 이도 나지 않고, 더군다나 한자를 빼고나면 일상 언어생활이 아주 불편하거나 아예 불가능한 언어체계를 가지고 있다.

만약 우리가 한글 창제 후로 한동안 썼던 발음과 표기들 예컨대 ㅸ, ㆄ, ㅸ, ㅱ( 이 네 자음 중 실제로 사용된 것은 순경음 비읍이고 나머지는 훈민정음 해례본에만 나와 있다)의 순경음 중 ㅸ과 세모꼴의 순치음 △ 등등 그리고 한글학계에서 1933년에 없애버린 '아래 아' 등을 지금 다시 부활해서 쓴다면 우리의 발음과 표기 가능한 폭이 훨씬 더 넓어질 것이다.

대략 16세기까지 없어지지 않고 사용된 순치음 △과 표기를 그대로 다시 쓴다면 아라비아어에선 가능한 바람소리까지도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표기도 가능하고 그 시절엔 실제로 가능했던 게 우리 한글이다. 이 음들을 다시 되살리면 지금 우리가 발음은 되지만 표기가 불가능한 소리(예컨대 영어의 F, V사운드, 중국어 권설음의 chi, zhe, zhi 소리 같은 순치음과 설치음, 쌍순음, 설첨음과 설근음, 설면음 따위)도 가능하고, 심지어 독일어 움라우트(ä, ö, ü, äu)의 일부, 러시아어의 з와 ж음도 표기가 가능해진다. 따라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한글학계에서는 사라진 문자들을 국가적 차원에서 복원시키는 과제에 착수해야 한다.

또한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한글의 외래어 표기법(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외래어 표기법' 고시-현재 1986년 1월 7일의 문교부 고시 제85-11호, 개정 포함, 출처 http://www.korea.go.kr)을 너무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은 것은 바로 한글 학자들이 아닌가!

예컨대 외래어 표기의 기본 원칙으로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24자모만으로 적도록 하고(제1장 제1항)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을 쓰게 만들어놨다.(제1장 제3항) 또한 “파열음 표기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못박아놨다. (제1장 제5항) 이것은 한글의 장점을 살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협소하게 사용하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말이 나온 김에 현행 우리 한글의 외래어표기법에 문제가 많다는 걸 구체적으로 지적하고자 한다. 특히 한글 외래어표기의 현행 표기법은 특히 사용 빈도가 영어 다음으로 많은 일본어와 중국어 표기가 엉망이다. 과거 한글 학자들이 한글의 외래어 표기 원칙을 제정할 때 인근 국가의 일본어나 중국어 그리고 영어, 러시아어 등의 여타 외국어를 전혀 모르고 자기들이 알고 있는 외국어 지식만으로 제정한 듯하다. 즉 외국어에 대해 몰랐거나 아니면 자신들이 알던 외국어 지식이 기준이 된 것이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아래처럼 몇 가지 간단한 예들을 들어보면 누구나가 바로 알 수 있는 문제다.

예컨대 일본어의 경우를 보자. 외래어 표기법엔 '죠'로 발음되는 じょ를 '조'로 표기해야 한다고 규정해놓았는데 이렇게 되면 じょ와 조로 발음되는 ぞ와 구별할 수가 없다. 또 장음이나 단음을 모두 단음으로 표기하도록 해놨다.

예를 들어 보자. 일본이 자랑하는 대문호 夏目漱石라는 소설가를 일본어로 읽으면 분명 なつめ そうせき이고, 이 히라가나를 한글음으로 표시하면 “나쯔메 소우세끼”다. 이걸 한국에선 “나쓰메 소세키”라고 표기한다. 한글의 외래어표기 규칙에서 이렇게 적도록 정해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인들 중에 일어를 모르는 사람은 누구나가 그의 이름이 나쓰메 소세끼로 알고 그렇게 읽고 쓴다. 그의 성 나쯔메 중의 '쯔'는 '쓰'와 발음이 완전 다른데도 '나쓰메'로 표기한다. 이름 또한 '소세끼'가 아니고 '소우세끼'이다. '소세끼'와 '소우세끼'는 엄연히 다르다. 일본인들에게 “소우세끼”로 읽어야 할 걸 “소세끼”라고 발음하면 음은 들리지만 뜻은 제대로 못 알아듣는다. 단어 중에 '소'와 '소우'를 모두 '소'로 표기해버리면 '소'와 '소우'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또 위에서 거론했듯이 じょ와 죠우로 발음되는 じょう도 모두 조 한 가지 음가로 표기하게 해서 양자를 구분할 수가 없다. 한글의 외래어표기를 현행 표기법으로 정한 한글학자들이 일본어 장음을 표시하는 것을 무시하고 모두 단음으로 표시하도록 규칙을 정해놓았기 때문이다. 과거 한 때 일본어의 장음을 뜻하는 부호로 음가 위에다 -를 표기하던 적도 있었던 것 같지만 지금은 다 자취를 감추고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일본어의 단음과 장음을 구분할 수 없게 만들어놓은 것이다.

일본어뿐만 아니라 중국어도 마찬가지로 엉터리로 표기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이유는 중국인들이 중국어 자체의 표기법에 '위앤'의 음가를 영어알파벳으로 표기하다 보니 yuán으로 밖에 표기할 수밖에 없어 그렇게 표기한 것을 영어의 yuán이 '위안'으로 발음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다. 즉 한글학자들이 외래어표기법을 만들 때 중국 정부에서 '위앤' 음을 영어로는 yuán으로 밖에 표기할 수밖에 없는 고충 혹은 한계를 알지 못하고 위안으로 읽는 것이라고 오인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중국어 자체에서 영어의 n을 발음할 수 없기 때문에 '언'이라고 표기하는 것과 유사한 성격의 문제인 것이다.

이렇다 보니 중국어엔 '안'과 '앤'의 발음이 나는 한자들이 수두룩한데도 한글학자들이 '앤' 발음이 나는 한자까지도 모두 '안'으로 표기하도록 규정해 놓았다. 중국의 화폐 단위인 '위앤(圓)'을 '위안'으로 표기하라고 한 게 대표적인 예다. 

중국 신해혁명 이후 초대 총통을 지낸 원세개(袁世凱)는 중국어로 읽으면 “위앤스카이”가 원래 음가에 근접하는 발음인데 한국에서는 한글 학자들이 잘못 만든 외래어 표기 “원칙”에 근거해서 모두 “위안스카이”로 표기한다. 袁은 위안이 아니라 위앤이 맞는 발음이다.

시진핑(习近平)의 부인 팽려원(彭丽媛)도 그의 이름 중 媛을 위안으로 표기해야 한다는 잘못된 규칙에 따라 “펑리위안”으로 표기한다. 한국에선 신문이나 책에 전부 “위앤”을 “위안”으로 표기한다.

또 한글의 외래어 표기법에는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다”는 원칙(제1장 표기의 기본원칙, 제4항)을 정해놓은 것 때문에 외국어 발음의 실제 소리를 표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의 사례들을 보면 문제가 작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파열음(破裂音)은 폐에서 나오는 공기를 일단 막았다가 그 막은 자리를 터뜨리면서 내는 소리를 말하는데 ‘ㅂ’, ‘ㅃ’, ‘ㅍ’, ‘ㄷ’, ‘ㄸ’, ‘ㅌ’, ‘ㄱ’, ‘ㄲ’, ‘ㅋ’ 등이 있다. 된소리란 한자음으로는 경음(硬音)이라고도 하는데 후두 근육을 긴장하면서 기식이 거의 없이 내는 자음을 말하고, 여기에 속하는 음으로는 ‘ㄲ’, ‘ㄸ’, ‘ㅃ’, ‘ㅆ’, ‘ㅉ’ 따위가 있다. 요컨대 소리와 표기의 폭이 대단히 넓은 한글의 장점을 오히려 축소시켜 놓은 것이다.

이 원칙에 따라 된소리가 많은 베트남어, 미얀마어 등등의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언어와 중국어의 된소리를 전부 ‘ㄱ’, ‘ㄷ’, ‘ㅂ’, ‘ㅈ’ 등의 예사소리로 표기하게 돼 있다. 예컨대 이 규칙에 따라 베트남어의 “고맙다”는 뜻의 인사말인 '깜옹'(cảm ơn)을 '감온'으로 표기해야 하고, 중국어에서도 '마오쩌뚱'(毛澤東)을 '마오쩌둥'으로, '쪼우언라이'(周恩來)를 '저우언라이'로 표기해야 한다. 이 표기법 대로라면 '마오저둥'으로 표기해야 하는데 이름 중의 '저'(澤)는 '쩌'로 표기하면서도 '뚱'(東)은 '둥'으로 표기하라고 강제하는 셈이다.

이러한 것들은 소수의 한 예들에 불과하다. 이밖에도 잘못 표기하게 만들어놓은 게 상당히 많다. '지에'로 발음되는 한자(예컨대 蔣介石의 介)를 지에로 표기해야 하거나 혹은 지에의 축약음인 졔도 아니고 제로 표기하라고 규정해놓다 보니 여기서 오는 혼란도 적지 않는 것도 그 예다.

한글을 아는 일본인이나 중국인들이 봤을 때 그렇게 발음의 폭이 세계 최고이며, 표기 능력도 뛰어나다는 한글이 이렇게 사소한 발음도 표기를 못한다고 비아냥대는 걸 보면 참으로 화가 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 일이다. 수십 년간 이렇게 해도 아무도 문제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 이것을 정상적으로 바꾸려면 전국에 그 많은 오기들을 바꾸는데 얼마나 많은 예산과 사회적 비용을 들여야 할까? 이 점이 염려스러워서 내가 과거 한글 학계에 몇 번 문제 제기를 했는데 그래도 듣는 둥 마는 둥하고 있다. 한글학자들이 왜 그렇게 해놨으며, 왜 정당한 문제 제기를 외면하고 묵살하는지 나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 한 가지! 서울이나 전국 어디든지 간에 중국인들을 위해서 안내판이나 이정표에는 중국의 간체자로 써놓았다. 굳이 간체자로 표시할 필요가 있을까? 우리가 갖고 있는 한자가 있지 않는가? 이를 중국어문학계에선 번체자(繁體字)라고 일컫는데 이 번체자를 써면 중국내 중국인들뿐만 아니라 중국 바깥의 중국계 사람들도 거의 모두 이해한다.

우선, 어릴 때부터 번체자로 교육을 받고 번체자를 쓰고 있는 약 2,300만 명의 대만인들, 약 760만 명의 홍콩인들, 약 70만 명의 마카오인들, 약 590만 명의 싱가포르인들, 여타 동남아 뿐만 아니라 전세계 도처에 산거하는 최소 5,000만 명이 넘는 중국계 사람(華僑와 華人 모두 포함)들 중에 한국을 찾는 이가 있다면 그들이 쉽게 알 수가 있어 고마워할 것이다. 이들 인구수만 해도 전 세계 전체 인구의 약 3.5~4%에 해당한다.(2023~2025년 기준)

다음으로 중국에서 오는 중국인들도 번체자는 상당수가 알고 있고 번체자를 학습하지 못한 신세대일지라도 그들 역시 전혀 모르는 건 아니고 상용한자 2,238자 중 30~40가지의 복잡한 번체자만 모를 뿐 나머지는 잘 알고 있다. 예컨대 个자의 個, 扑자의 撲, 丽자의 麗, 灭자의 滅, 总자의 總, 丰자의 豊, 艺자의 藝, 栏자의 欄, 丑자의 醜, 双자의 雙, 灵의 靈자, 龙자의 龍, 龟자의 龜 등등이다.

중국 전래의 한자인 번체자는 글자가 복잡해서 쓰기가 늦고 불편하다고 해서, 특히 1950년대 마오쩌뚱(毛澤東) 시대에 들어와서 당시 약 80~90%나 된 문맹률을 낮추고 국민 교육을 신속하게 확산시키기 위해 한자 획수를 줄이고 자형을 간략화해서 간체자로 만들었다. (中國文字改革委員會의 주도로 1956년의 '한자 간화방안汉字简化方案'이 발표되고, 1964년 2,238자의 간체자 목록简化字总表이 공표된 이래 교육, 행정, 출판 등 전영역에 사용되고 있다.)

중국에는 중국어법을 정리함과 동시에 간체자 사용이 공론화 되기 시작한 1920년대부터 논란이 있었고, 문자개혁을 지시한 마오쩌뚱 집권 당시에도 간체자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 반대와 논란이 많았으며, 또 지금도 번체자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언어학자들이 있다.

한자가 최초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중국만의 것은 아니다. 우리 한국의 것이기도 하고 일본의 것이기도 하다. 유학과 유교가 중국에서 태동되었지만 나중에 중국이 공산화 된 후엔 다 사라지고 없어서 김영삼 정권 시기 중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그것을 다시 배워 간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유교와 유학도 중국 유학 및 유교가 있고 한국 유학 및 유교도 있다.

다도도 마찬 가지로 중국인들은 자기들이 최초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면서도 1990년대 들어 한국에 몰려와서 다도를 배워 갔다. 한자, 유학 및 유교, 다도는 모두 한중일 간의 공통분모가 있지만 다르기도 하다. (한자의 기원에 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을 위해서 관련 졸고를 같이 올린다.) https://suhbeing.tistory.com/m/652

한자도 마찬가지다. 중국인들이 아쉬우면 우리의 한자(즉 그들이 말하는 번체자)를 배우면 된다. 번체자로 표기해도 중국인들은 대부분 알아보고 또 우리 한국인들도 이참에 한자를 접하게 되는 기회가 되지 않는가? 그런데 우리가 굳이 간체자로 바꿔주면서까지 그들에게 서비스해 줄 필요가 있을까?

한글날을 맞이하여 한글학자들뿐만 아니라 한글 학계 전체에게 반성을 기대하면서 또 다시 복원과 재정비를 촉구한다. 동시에 일반인들도 어원을 잘 모르는 외래어를 습관적으로 잘못 쓸 게 아니라 바른 한글사용에 노력할 일이다. 이에 관한 많을 사례들 중 아래에 간단한 예를 두 가지 들어놓았다.

2022. 10. 9. 06:17.
고향에서
雲静

https://suhbeing.tistory.com/m/797


https://suhbeing.tistory.com/m/785

‘18번’이라는 말의 유래

‘18번’이라는 말의 유래 “너가 잘 부르는 18번은 뭔가? 雲靜은 ‘낙화유수’다만......” “나? 내 십팔번은 ‘My way’일세!” “18번”이라는 단어는 한국인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고 수년 전까

suhbeing.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