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을 보고 1
북한 전쟁고아들
선한 사람들 사이엔 말이 필요 없다.
수천 명의 6·25전쟁 북한 고아들이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도
동구권 아이들과 손에 손을 잡고,
웃으며 푸른 눈 교사들 품에 안겼다.
그때는 신이 분명히 살아 있었다.
부모자식 같이, 형제처럼 지내다
어느 해, 먹구름이 고아원을 덮쳤다.
김일성이 아이들, 교사들을 전원 불러들였다.
세계의 눈이 두려워서,
자유의 물결이 북한 땅에 스며드는 걸 경계해서.
온통 울음바다가 된 교정,
가슴 저미는 영원한 생이별.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날아든 또 다른 편지.—
“파파 마마, 국경 넘다 추위에 되돌아왔어요.”
북한으로 돌아간 아이들 편지가
동유럽 교사들에게 전해졌다.
고아들은 미해결된 채,
그 놈이 비명횡사 않고 천수를 누린 걸 보면
신은 그때 이미 죽어 있었다!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을 보고 2
미르초유의 사랑
루마니아 교실에서 만나
아이처럼 사랑해 준 북한 남자,
파란 눈의 여인 미르초유의 첫사랑.
고아들과 함께 웃고 울던 그날들,
동거로 맺은 짧은 인연.
먹구름이 덮친 그해,
남자가 아이들을 데리고 평양으로 돌아갔다.
울음소리가 가득한 문턱에서
그녀는 평생의 생이별을 당했다.
수년 후 첫사랑을 잊지 못해
평양을 찾아간 미르초유,
그녀에게 날아든 발신처 불명의 편지 한 통—
북한 남편은 탄광으로 갔다고.
그게 마지막 소식이었다.
이때 신은 뭣 하고 있었는가?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을 보고 3
탄광의 편지
발신처 없는 편지 한 장,
탄광으로 갔다고만 적힌
미르초유의 손에 쥐어진 비보.
어둠을 가르는 날카로운 기계 소리,
북한 남편의 손등에 새겨진
초롱한 고아들 눈망울과 푸른 눈의 사랑.
평양에서 고국으로 되돌아간 그녀,
탄광 속 남편의 얼굴이 아른거려
매일 밤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그놈의 천수와 탄광의 어둠,
어느 쪽이 신의 침묵인가.
미르초유는 여전히 기다린다.
2024. 6. 26. 05:07.
북한산 淸勝齋에서
그 전날 친구들과 함께 본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 장면이 떠올라서
雲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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