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
평시엔 그저 오동통한 것이
위협을 느끼면 배를 풍선처럼 부풀리고
화나면 가시도 핏발 세우듯 곧추 세운다
무시무시한 독은 비수처럼 늘 품고 산다.
위험에 처하거나 홧기를 내뿜을 때
비로소 복어는 복어가 되지만
제 명을 생각하면
복어 아니란 소릴 듣더라도
터질 듯한 풍선 배는 싫다 싫어
가시도 뾰쪽 뾰쪽 치뻗고 싶지가 않아
그게 아녀 제 몸 지키려 용쓸 때
배가 뽀르록 뽈록
포동포동 ‘즈~엉말’ 귀엽잖아!?
본능인 걸 어떡해!
그게 복어인걸
2021. 5. 1. 19:19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草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