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앓이
해마다 봄이면 봄앓이를 한다
흐드러지게 핀 꽃들이 천지에 흩날리면
눈물도 후두둑 떨어진다
지는 꽃잎이 서럽게 아프듯
가슴이 따가워 펑펑 운다.
아름다운 이 별을 떠날 걸 생각하니
가는 세월 못내 아쉬워서
혼자여도 혼자가 아니어서
알아주는 이 없는 세상이 야속해서
꽃이 지니 내가 지고 만다
미련 없는 無化에 미련이 남아
달구똥 같은 눈물을 떨군다.
더러운 세상이 날 찾지 않는 게 아니다
시드럭시드럭 꽃이 져버리듯이
순정한 내가 더러운 세상을 버리는 거다
꽃으로 폈다가 눈물로 버리는 것이다.
2021. 4. 21. 10:56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