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
산중턱 높은 나무 위 둥근 집 한 채
쌔근쌔근 아기가 잠들어 있는 해먹마냥
실바람에도 드레드레 너울대는
전매 없고 전세도 없는 단독주택이다.
아파트 한 채가 싼 것도 수억 넘는 ‘셔플’땅
분양권 딱지 한 장 없이도
혼자서 한입 두입 꿈으로 쌓아올린 집
온 나라가 땅으로 돈 놓고 돈 먹는 야바위판에서
땡전 한 닢 안 들여 지은 보금자리
구파발 57-37번지 텃새네 둥지
내 오랜 이웃에는
친환경 목조 가옥 한 채가
감바리들 보란 듯 나볏이 서 있다
닮고 싶어도 이승엔 안 보이는 스승의 자태
의연히 살라는 말 없는 웅변이다.
2021. 2. 15. 16:32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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