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자작시

한시 本心何在(본심은 어디에 있는가?)

雲靜, 仰天 2019. 1. 28. 10:25

本心何在

 

醉登峰聞義

醒下山捐

騙天且騙地

孰知何鬼胎

 

口口聲聲正

字字句句義

賤餌誘魚蝦

本心唯於錢

 

본심은 어디에 있는가?

 

술 취해 산에 올라 를 듣고

술 깨고 내려와 돈을 내니

하늘도 속고 땅도 속는데

그 흉심을 누가 알 수 있겠는가?

 

입만 벙긋하면 바름을 외치고

쓰는 글마다 를 얘기하지만

천박한 자들이 쳐놓은 통발이라

본심은 오로지 돈에 있었구나

 

2019. 1. 28. 09:27

臺北에서

雲靜

 

한국사회의 명망 있는 모 시민단체가 집행부의 극소수 몇 명이 회원을 속이고 이중적으로 조직을 운영한 전횡소식을 듣고 나도 십수년간 그 단체에 회비를 낸 바 있어 속았다고 허탈해 하고 있던 차에 어느 분이 이 단체와 관련된 단톡방에 아래 茶山의 시 한수를 올리기에 그에 호응해서 쓰다.

 

醉登北山哭

哭聲於蒼穹

傍人不解意

謂我悲身窮

 

취하여 산에 올라 목메어 우니

울음소리 푸른 하늘 울려 퍼지네

옆 사람 내 뜻을 알지 못하고

내 한 몸 구차해서 운다고 하네

 

 

겉과 속이 다른 자들이 의외로 많다. 일반인들이야 누가 그런 자인지 알 수 없다. 그런데 사회지도층에 속하는 유명인사들 가운데는 겉으론 전혀 드러나지 않지만 뒤로는 온갖 추잡한 짓을 다 하는 자들이 수두룩하다. 사회가 혼탁해지는 데는 이들도 크게 한 몫한다. 모두 경계해야 하고 그런 악행을 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미리 제도로나, 여타 합법적인 수단으로 제어해야 한다. 일이 불거졌을 때도 지도층 인사라고 해서 그냥 어물쩡 넘어가는 온정주의는 금물이다.
차라리 나 구린 놈이고 나쁜 놈이라고 겉으로 드러내놓고 사는 자는 오히려 이중인격자들보다 낫다. 믿었다가 나중에 속고선 속았다고 분개할 일은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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