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짧은 글, 긴 생각

개인이 늘 깨어있어야 하는 이유

雲靜, 仰天 2018. 11. 5. 16:02

개인이 늘 깨어 있어야 하는 이유


헛소리 하는 이는 한 사람인데, 이를 믿고 따르는 이는 수백 명이나 수천 명이라면, 한 사람의 헛소리로 인해 우리 모두가 입게 되는 사회적 피해에 대해 누가 더 책임이 클까?
 
헛소리 하는 자도 개인이고, 그 말을 믿는 데에 그치지 않고 호응하고 널리 퍼트리거나 힘을 실어주는 자도 개인이다. 이들이 정치권력을 손에 넣게 되고 시민들이 합법적으로 그 힘을 제어할 수 없게 되면 기형적인 사회, 나아가 파시즘 국가로 가게 된다. 개개인이 언제 어디서나 늘 깨어 있어야 되고 현명해야 할 당위론적 이유다.
 
수행자도 바로 자신이 깨어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수행을 하는 것이다. 특히 마음의 통어에 주력하는 불교나 요가 계통의 수행은 몸의 깨어있음과 함께 마음과 정신이 깨어있는 것을 지향하는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깨달음이 사회 전체의 깨달음으로 가는 시작이라는 것이 전제돼 있다고 본다.
 

사찰에서 물고기 모양의 목어를 걸어놓는 데는 두 가지 유래가 있다. 그 중『百丈淸規)』가 설한 바에 의하면, 물고기는 언제나 눈을 뜨고 깨어 있기 때문에 절에서 나무로 조각한 물고기를 걸어두고 그것을 침으로써 수행자의 잠을 쫓고 혼미를 경책했다는 것이다
위 글의 주제에서 벗어나는 것이긴 하지만 요즘 사찰에 걸려 있는 목어가 전통적인 모양과 달리 요란스러워져 가는 경향이 눈에 띄어 한 마디 한다. 바로 위 목어는 마치 물고기가 아니라 용의 입을 하고 있는 형상이다. 입가에 뿔도 나 있고, 여의주 같은 큰 구슬도 물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의 첫 번째 목어와 너무 이질적이다. 사실, 중국이나 대만 등의 중화권과 일본의 사찰에서는 이런 목어들은 찾아볼 수도 없는데 한국 사찰의 그것은 날이 갈수록 이상해져 간다. 세상이 이상해져 가니 절까지도 이상해져 가는 것일까? 세상이 흉폭해져가니까 사찰의 목어까지도 무서운 모습으로 변해가는, 시대상황의 반영일까?

2018. 11. 5. 10:28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추기 :
우리 사회에는 전광훈, 이만희, 허경영, 천공 같은 자들이 사회 지도층 인사로 군림하고 있다. 이런 자들이 한 둘이 아니다. 이런 자들에게 지배를 받거나 영향을 받아야 되는가? 이 나라에는 이런 깜도 안 되는 자를 훌륭한 "지도자"라고 존경하고 추종까지 하는 골빈당들이 적지 않다. 스스로를 돌아 볼 줄도 모르고 부끄러움도 사라지고 없는 사회가 됐다. 파편화 된 개인들이 깨어나기는커녕 가면 갈수록 더 많이 집체적 혼미의 그물에 걸려 허우적 대고 있다. 참으로 암담하고 갈 길이 멀다.

좌파척결한답시고 이런 자를 따르고 지지하는 이들은 설령 그가 좌파를 척결했다손 치더라도 그 뒤 그로 인해 더 많은 문제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다.